선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 입력 2010.06.14 10:25
  • 기자명 이영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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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선거보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6ㆍ2 지방선거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모두가 가슴 조이는 마음으로 새벽까지 개표방송을 보며 한국의 미래, 지역의 미래를 걱정했다.

사전 여론조사에서는 여당의 승리가 예상됐지만 개표결과는 오히려 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이것은 이변이다. 언론은 다음날 아침 거대 여당에 대한 견제를 유권자가 선택했다며 야당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엄격히 말하면 6ㆍ2 지방선거는 야당의 손을 들어줄 것이 아니다. 그것은 유권자의 승리이며 우리들의 쾌거다.

이번 선거는 유권자들의 선택이 얼마나 정확한가를 보여준 선거였다. 정말 필요한 후보가 누구인지, 지역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정당과 정책이 무엇인지 고민한 흔적들이 보인다.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4대강 사업과 세종시 원안 수정을 강행했던 이명박 정부와 거대여당의 독주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들의 분노가 정치적 균형추 역할을 해낸 것이다. 또한 지난 50년간 선거판을 맴돌며 진보진영의 발목을 잡아왔던 안보이데올로기의 악령에 더 이상 휘둘릴 수 없다는 국민들의 집단지성이 힘을 발휘했다.

투표참여에 소극적이었던 젊은 층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목소리를 높이며 새로운 투표층으로 등장하였고 결국 이들의 참여가 선거결과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쳤다.

학부모와 부모 사이를 오가며 교육문제를 갈등하던 국민들은 6개 지역에서 진보교육감을 선택함으로서 교육개혁에 힘을 실었다.

'백성이 깨어야 나라가 산다'는 함석헌 선생의 이야기처럼 깨어난 백성이 무너져가는 나라의 미래를 살린 것이다. 그러나 깨어난 백성의 역할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지금부터 우리가 할 일은 당선된 정치인들이 시민들에게 약속한 공약을 성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촉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시책, 실시 기한, 수치 목표를 정확히 하고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공약의 추진과정과 정도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다음번 선거에서 국민의 선택으로 나타나야 한다.

시민사회 또한 당선된 정치인들의 공약에 대한 분석과 함께 공약이 성실히 추진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의견을 모으고 사회적 대안과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일에 자신의 역할을 다하여야 한다. 시민사회의 중요한 기능이 비판의 기능과 더불어 대안제시의 기능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매일, 매 사람이 13일간 보여줬던 열정과 지역에 대한 사랑으로 살아간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 국가가 얼마나 행복해 질 수 있을까 상상해본다. 당선자들은 시민들에게 약속한 지역발전과 시민의 행복권 실현을 위한 공약을 성실히 이행하며 선거기간 동안 분열되었던 민심을 위로하여야 한다. 또한 경쟁 후보라 하더라도 균형잡힌 시각으로 상대공약을 재평가하고 지역발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의미있는 공약은 적극 수용함으로서 지역 비전을 향한 통큰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낙선된 후보들 또한 결과와 상관없이 지역과 시민을 위한 첫마음을 되색이며 아스팔트 거리위에서 시민들을 향해 읊조리던 열정과 의지로 지역 발전을 위해 열심히 참여하며 더욱 노력해야 한다. 시민에 대한 사랑과 지역발전에 대한 열망은 당선과 무관한 진심이 아닌가. 적어도 그것이 진심이라면 낙선되었다고 해서 방관자로서 남은 시간을 조망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지역민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것, 그것이 당선되기 위한 가장 유력한 선거운동이 아닐까 싶다. 6ㆍ2 지방선거가 끝났을 뿐 선거가 끝난 것은 아니다.

이제 역사의 수레바퀴는 또 하나의 고비를 넘어 새로운 길목을 향해 접어들고 있다. 우리가 향하는 이 길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됨을 잊지 말고 매 걸음마다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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