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힘 주는 한마디 "고마워요'

  • 입력 2010.07.19 16:23
  • 기자명 이영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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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실신 환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구급출동을 나갔다.

현장에는 한 중년의 남자가 만취상태로 누워있었다. 정신을 조금씩 차리더니 댁에 모셔다드린다는 구급대원에게 폭언을 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 구급대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정말 난감하다. 구급대원의 입장에선 상대방이 폭언이나 폭행을 한다고 해서 똑같이 맞서 싸울 순 없기 때문이다.

요즘 119 구급대가 활성화 되면서 그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국민들은 갈수록 좀 더 나은 서비스를 바란다. 그에 따라 쓰디쓴 불만과 충고를 듣기도 하고 구급대원들은 더 전문화된 서비스를 위해 정기적인 교육 및 훈련 등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상황에 맞게 적정한 충고와 질타는 구급대원들에게 좀 더 노력하기위한 자극이 될 수 있지만 이유 없는 폭언과 폭행은 어느 누구도 용납할 수 없다.

물론 구급대원이 국민에게 봉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고마워요. 수고 했어요"라는 한 마디가 구급대원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 그럴 때면 더 열심히 국민들에게 봉사해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하지만 요즘은 가끔 구급 활동을 하면서 '그냥 폭행이나 폭언만 하지 말아줬으면 정말 감사 하겠다'는 생각도 든다. 구급대원이라면 한번쯤은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며칠 전 새벽 3시경 구급출동 후 요구급자를 광주의 한 병원으로 이송했다.

며칠 후 그 환자의 보호자라며 연세가 지긋해 보이는 할아버지께서 이창119안전센터에 방문하셨다. 당시 출동했던 구급대원을 찾으며 너무 고마웠다고 감사의 표시를 하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다. 할아버지의 두 손에 들린 것은 피로가 회복된다는 음료 한 박스와 국민 간식 초코파이.

소방대원들에게 초코파이를 건네며 하시는 말씀이 본인은 항상 감사의 표시를 하고자 할 땐 초코파이를 전한다고 하신다. 초코파이에 적혀있는 '情'이란 단어를 뜻 그대로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싶다는 것이다.

소방대원들이 고생하는 것을 본인은 잘 알고 있다며 따뜻한 마음을 주신 것이다. 말 그대로 할아버지의 마음이 센터 내 대원들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되었다.

앞선 이야기와는 상반되는 훈훈한 이야기이다.

국민들의 큰 관심으로 구급대원들이 폭언이나 폭행으로 인해 두려움에 떠는 일이 사라지길 바랄뿐이다. 119대원들이 정말 가슴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으로 시민곁에 다가설 수 있도록 할아버지의 초코파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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