匹夫之勇 필부지용

  • 입력 2010.07.27 11:14
  • 기자명 이영창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匹 짝필, 夫 지아비 부, 之 어조사 지, 勇 날랠 용



하찮은 남자의 용기라는 뜻으로, 소인이 깊은 생각 없이 혈기만 믿고 함부로 부리는 용기를 말함.



[유래]

진(秦)이 망하고 항우(項羽)와 유방(劉邦)이 천하를 다툰 결과 유방이 이겨 한(漢)나라를 세운다. 항우의 패인은 용병술(用兵術)에 있었다. 너무 자신의 힘을 과신(過信)한 나머지 남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천자(天子)가 된 유방은 낙양(洛陽)의 궁(宮)에서 대신들을 모아 놓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天下를 차지할 수 있었던 까닭은 知人(지인)과 用人(용인)에 뛰어났기 때문이다. 작전에는 張子房(장자방-張良), 보급에는 蕭何(소하), 전투에는 韓信(한신)이라는 걸출한 인물이 셋이나 있다. 나는 그들을 모두 쓸 수 있었지만 項羽(항우)는 단 하나의 걸출한 范增(범증) 조차 쓰지 못했다."

그러자 한신(韓信)이 유방에게 항우의 위인에 대해 말했다.

"그는 노기를 띠고 호령을 하면 천명이나 기절할 정도지만 용인(用人)에는 서툴러 어진 장군에게 믿고 말하지를 못합니다. 이것은 필부지용(匹夫之勇)에 지나지 않습니다. 또 인정이 있어 병사가 병에 걸리면 흐느껴 울거나 자기가 먹을 음식까지도 나눠 주지만 막상 공을 세운 부하에게 벼슬을 내릴 때면 그것이 아까워 직인(職印)이 다 닳아 없어질 때까지 매만지는 사람입니다. 이것은 부인지용(婦人之仁)에 불과합니다."

또한 맹자는 어느 날 '과인에겐 나쁜 점이 있소. 과인은 너무 용기를 좋아 하오'라며 용기를 자랑삼아 이야기하는 제(齊)나라 선왕에게 다음과 같이 유세하였다.

"부디 작은 용기를 삼가십시오. 두 눈을 부릅뜬 채 날이 시퍼렇게 선 칼날을 손바닥으로 쥐고 '나처럼 할 수 있는 사람 있으면 어디 한 번 해봐!' 하고 외치는 것은 필부의 용기에 지나지 않으며, 고작 한 사람을 상대할 만한 용기입니다. 용기를 지니실 바에야, 부디 큰 용기를 갖도록 하십시오."

이러한 작은 용기, 요컨대 '필부지용'은 리더에게는 유해무익할 뿐이다.

공자도 이러한 용기를 '포호빙하(暴虎憑河)' , 즉 맨손으로 호랑이를 때려잡고 걸어서 황하를 건너려는 것과 같은 무모한 짓이라면 경멸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장수의 자격에 관해 논할 경우, 용기만을 중시한다. 그런데 용기는 장수가 갖추어야 할 여러 조건 가운데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용기를 과시하는 자는 앞뒤를 가리지도 않고 싸움을 벌인다. 이런 싸움은 어떤 일이 있어도 피해야 한다.
저작권자 © 나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