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딸이 무슨 일을 하도록 할까?

  • 입력 2010.08.09 10:09
  • 기자명 이영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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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청년이 그가 다니는 성당의 신부님을 찾아왔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 시험에서 3번이나 낙방한 청년이다. 그는 대단히 어려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에게 어려운 일은 시험에 낙방한 일 자체가 아니라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다. 간부직 공무원인 아버지는 시험이 끝나자마자 합격자 발표도 하기 전에 자기 아들이 합격한 것처럼 자랑을 하고 다녔다. 아버지의 체면은 말이 아니었다. 교사인 어머니는 "내가 시킨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떨어졌다"고 야단을 하였다. 이 청년은 공부를 해도 자신이 없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아들의 입장에서 내면을 보지 못했다. 청년 자신도 자기의 내면을 보지 못했다. 먼저 생각해야 할 일은 시험에 낙방한 청년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일이다.

지난 5월 장흥의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면담한 일이 있다. 이 학생의 희망은 이 지방 국립대학교의 자동차 공학부에 진학하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경찰공무원이고 어머니는 학교 행정실 사무직원이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무엇입니까?"

"부모님, 친구, 선생님입니다"

"더 중요한 존재는 무엇입니까?"

"자기 자신입니다"

"그렇습니다. 자기 자신입니다. 훌륭한 생각이에요. 그런데 어떤 동기에서 자동차 공학부에 진학하려고 생각했나요?"

"자동차 디자인을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선생님, 저는 참으로 막연하고 캄캄합니다."

"1∼2학년 때 진로 희망이 공무원으로 되어 있는데……"

"가장 안정적인 공무원이 되면 좋겠다는 부모님의 희망입니다. 그러나 시험에 합격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꼭 하고 싶은 일, 잘 할 수 있는 일, 재미있는 일은 무엇입니까?"

"무엇을 만드는 일, 설계하는 일, 디자인하는 일입니다."

"학생의 희망은 자동차 공학부에 진학하는 것입니까. 혹은 디자인을 전공하는 것입니까?"

"디자인을 전공하는 것, 디자인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담임선생님과 부모님이 이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담임선생님과는 상의한 적이 있지만 부모님은 전혀 모르고 계십니다."

"담임선생님 및 부모님과 이 사실을 이야기하고 진로에 관하여 다시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선생님. 이제 길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존재하는 모든 것은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목적은 행복이다.'라고 하였다. 어떻게 하면 인간이 행복하고 성공할 수 있을까? 인간은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야 할 것인가?

20세기 전반기 세계 심리학계의 요람이던 비엔나 학파는 인간이 추구하는 목적을 규명하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제1대인 지그문트 프로이트(S. Freud)는 인간을 '쾌락을 추구하는 존재'로 보았다.

제2대인 알프레드 아들러(A. Adler)는 스승인 프로이트의 주장을 인정하면서 인간의 심층에 '권력에의 의지가 있다고 보았다.

제3대인 빅터 플랭클(Victor Frankel)은 '쾌락에의 의지'와 '권력에의 의지'들이 모두 일리가 있지만 인간은 '의미에의 의지'가 원초적이고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인간은 하는 일에서 보람과 의미를 느낄 때 더 행복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행복과 가장 관련이 있는 것은 적성(適性)에 맞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 재미있는 일을 함으로써 보람을 얻는 것이다.

부모는 자녀의 적성을 찾도록 하고 잠재가능성이 최대로 계발되도록 도아 주는 역할을 주로 해야 한다. 내 인생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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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강 장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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