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꾸리지바가 생각날까

  • 입력 2010.08.16 11:05
  • 기자명 나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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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자연과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 행복하게 사는 도시. 인간이 꿈꾸는 도시다. 이 꿈의 도시가 브라질의 꾸리지바다.

지구에서 환경적으로 가장 올바르게 사는 도시라는 찬사를 받고 세계 12개 모범도시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뿐 아니다. 환경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유엔환경계획의 '우수환경과 재생상' 수상을 비롯해 개발도상국의 환경관리 모범국,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도시, 세계에서 가장 현명한 도시 등의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꾸리지바는 '생태환경 도시의 모델'로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민들도 자신들의 도시에 대한 자랑이 넘치고 시정에 대한 믿음이 대단하다.

꾸리지바는 지속가능한 개발에서는 자연환경을 경제적 자원으로서 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미래 후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과 여건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꾸리지바가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도시로 태어나기까지는 1971년 자이메 레르메르가 시장이 되면서 관료와 시민이 힘을 합쳐 '꿈의 도시'를 건설했기 때문이다. 파괴적 개발에 치열하게 저항했던 소위 운동권 출신의 건축가 시장이 꾸리지바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사람중심의 확고한 신념과 철학을 갖고 시정을 이끌면서 다양하고 창조적인 실험을 통해 꾸리지바를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꿈의 도시'로 바꿨다.

레르메르 시장은 사람을 모든 개발의 중심에 놓았다. 모든 정책이 시민을 위하거나 시민이 원하는 관점에서 결정되고 추진된다. 언제나 시민의 의견이 1순위이고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이 날을 새는 토론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처럼 장황하게 꾸리지바를 얘기하는 것은 다름 아닌 급변하게 변하는 나주시정 때문이다. 민선5기 출범이후 불과 두 달이 채 가시기전에 현 시장은 전임 시장이 추진해온 주요 현안사업들에 대해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부 시의원들이 성명서를 내는 등 마찰을 빚고 있다.

이는 대화와 소통의 부재이며 주요시책에 대한 명쾌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진중인 시책을 중단할 때는 타당한 구체적인 사유가 있어야 한다. 추상적 내용으로는 시민들의 이해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동안 시책을 추진하면서 많은 관계 공무원들이 행정을 펼쳤고 시장은 그에 대해 결정했을 것이다. 그런데 다른 시장이 옳지 않다고 하니 하루아침에 시책을 바꾸는 것은 행정의 일관성을 잃을뿐더러 공무원에 대한 시민의 신뢰를 받기 힘들다. 아무리 시장이 밀어붙인다 해도 시민에 불이익을 주고 시 재정을 축내는 일이였다면 관계공무원은 그를 막았어야 했다. 그런데 추진하다보니 구체적 내용도 없이 과거가 잘못됐다며 중단을 하는 것은 신뢰행정이라 할 수 없다.

여기서 꾸리지바의 시정이 새삼 부러운 것은 무슨 연유일까. 사람중심의 시정은 과연 어떤 것일까. 많은 생각을 안겨주는 변두리 도시 꾸리지바가 어떻게 세계적인 명성과 찬사를 얻을 수가 있었을까. 그 이유가 무엇일까.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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