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

萬事休矣 만사휴의

  • 입력 2010.08.16 11:05
  • 기자명 이영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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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 일만 만, 事 일 사, 休 쉴 휴, 矣 어조사 의

모든 일이 끝났다는 말로 어찌 손을 써볼 도리가 없음을 가리키는 말.



[유래]

원나라 때 황제의 명으로 편찬된 송사(宋史) 형남고씨세가(荊南高氏世家)에서 비롯된 말이다.

당(唐)나라가 멸망한 후 중국에는 5대10국(五代十國)의 혼란이 계속되었다. 5대란 중원에서 흥망한 후량(後梁)ㆍ후당(後唐)ㆍ후진(後晉)ㆍ후한(後漢)ㆍ후주(後周)의 다섯 왕조를 말하고 10국이란 지방에서 흥망을 거듭한 전촉(前蜀)·오(吳)ㆍ남한(南漢)ㆍ형남(荊南)ㆍ오월(吳越)ㆍ초(楚)ㆍ민(종족이름민)ㆍ남당(南唐)ㆍ후촉(後蜀)ㆍ북한(北漢) 등 열 나라를 말한다.

형남은 10국 중 하나로 당말에 형남 절도사로 파견되었던 고계흥(高季興)이 세운 나라이다. 고계흥 이후 4대 57년간 형남을 지배하다가 송조에 귀순하였다. 고계흥에게는 아들 종회(從誨)와 손자 보욱(保勖)이 있었다. 종회는 보욱을 남달리 귀여워했다. 특히 보욱이 어려서부터 병약하였기 때문에 그에 대한 종회의 사랑은 도가 지나칠 정도였다.

종회의 맹목적인 사랑을 받으며 자란 보욱은 안하무인일 수밖에 없었고 게다가 허약하였으며 음란하기까지 하였다. 그가 아직 어렸을 때 안하무인에 버릇 없는 보욱을 보고 주위 사람이 그를 꾸짖으며 쏘아본 적이 있는데 보욱은 그저 실실 웃기만 하는 것이었다. 이 소리를 전해 들은 형남 사람들은 '이제 모든 것이 끝났구나(爲萬事休矣)'하며 탄식했다고 한다. 보욱은 자기 형에 이어 보위에 올라야 하는데 이렇게 자부심도 줏대도 없고 게다가 가치관마저 무너진 사람을 가지고는 나라의 운명을 어찌 해볼 도리가 없다는 의미였다.

형남 사람들의 예견은 틀리지 않아 보욱은 즉위하면서 바로 궁궐 증축의 대공사를 일으켜 백성을 괴롭히더니 음란함이 극에 달해 기생들과 군사들을 풀어 혼음을 시키면서 그것을 보고 즐겼다 한다.

오늘날도 만사휴의는 방법이 없을 정도로 일이 틀어졌을 때 체념조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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