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심 활성화를 위한 전주의 도심재생 프로젝트

한국 최고의 '관광의 별' 전주한옥마을

  • 입력 2010.08.30 10:28
  • 기자명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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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옥촌 전경
▲ 한옥촌 전경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밤 전주 한옥마을에는 전주시민을 비롯한 많은 관광객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외국인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그리고 동료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면서 무더위를 식히는 모습에 전주시의 구도심 활성화는 성공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우연히 마주친 민주당의 정동영 국회의원은 나주에서 왔다는 말에 반갑게 악수를 청했다. "전라도는 전주와 나주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냐"며 "형제도시에서 온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주에 대해 특히 한옥마을에 대해 많은 설명을 하면서 자랑스러워했다.

한옥마을 거리에서 시원한 막걸리와 파전을 앞에 두고 대화를 나누던 부부는 오목대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 태조 이성계가 나라를 건국하겠다는 의지를 다진 곳이라며 꼭 한번 올라가 보란다. 모두가 스토리텔러가 된 전주시민들. 그들은 결국 전주의 정체성을 찾고 도시가꾸기에 직접 참여했다는 자긍심을 갖고 이었다.

한옥마을은 이제 전주가 자랑하는 대명사가 되었다. 한해 보통 280만 명이 다녀간다. 여기까지 오기에는 전주시와 전주시민의 각별한 노력이 있었다.

지난 2008년 전주의 여론은 구도심 활성화를 위한 도심재생 프로젝트가 시급하다고 결론을 내린다.

구도심의 침체가 IMF 이후 10여 년 동안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상권이 갈수록 피폐해진 전주.

여기저기서 '장사가 안 된다'는 서민들의 아우성이 메아리치고 영세 음식점과 의류, 잡화점 등 모든 업종에서 가게 월세조차 내기 힘들 정도로 지역경제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전주시는 2008년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팔달로 명품거리조성, 구도심 미니행정타운, 전통문화벨트 조성 등 굵직한 사업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현실적인 대응방안'을 요구했다.

당시 국토해양부에서는 도시재생사업단을 통해 R&D(연구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서울, 부산, 인천 등 다른 시ㆍ도들은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서울시는 지역균형발전본부에 도심활성화담당관을 신설하고 인천시는 도심재생국, 부산시는 건축정책관실에 도심재생과를 두는 등 적극적으로 정부시책에 부응하는 구도심 활성화 대책마련에 나선 것이다.

도시재생 R&D 사업은 도시재생 방식과 제도, 법적수단까지 마련하는 대규모 연구개발 프로젝트로 도시재생특별법이나 정부차원의 특별위원회 설치, 도시재생특별구역 지정 등 다양한 지원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에 전주시도 영화의 거리, 걷고 싶은 거리, 웨딩거리 등 테마거리 조성과 한옥마을 조성 등 구도심 활성화 계획을 추진했다. 그러나 여론은 전주시의 이러한 시책에 대해 '국소개발에 그쳐 구도심 전체를 벨트화하는 재생정책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미니 행정타운은 지역 곳곳에 분포한 시 산하기관을 구도심으로 단계적으로 이전시킴으로써 이에 따른 파급효과를 노리기 위한 것이지만 2∼3차례의 태스크포스(TF)팀 실무회의를 통한 골자를 만드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

전주시는 이에 대해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한 전통문화벨트 조성 방안을 내놓고 풍남동과 교동 일대의 문화산업진흥지구 지정에 적극 나섰다.

전주시는 또 시내 중심가로인 팔달로를 명품거리로 정비하고 도심 주차장을 확충하며 재래시장과 특화거리를 활성화하는 등 사업을 적극 추진했다. 거기에 도심재생 사업계획을 구체화 시키면서 중장기적 도시개발 및 활성화를 위한 실행 계획도 수립했다.

전주한옥마을이 2010년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됐다.

전주시에 따르면 한국 관광을 빛낸 최고의 별을 뽑는 '2010 한국관광의 별' 최종 심사에서 전주한옥마을이 관광시설 부문 한국관광의 별을 차지해 지난 8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았다.

전주한옥마을이 최종 후보 5배수 후보군으로 뽑힌 춘천 남이섬과 안동하회마을, 순천만, 통영케이블카 등 쟁쟁한 경쟁후보를 제치고 당당히 1위로 선정되었다.

전주한옥마을이 가장 한국적인 전통문화를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관광시설임을 정부가 인증한 것이다. 오는 10월에는 세계음식관광축제와 11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 등 세계인의 이목을 끄는 굵직한 축제와 국제행사도 앞두고 있다. 전주가 국제적 관광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증거다.
송하진 전주시장은 "전주도심 재생에는 전주시민의 참여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옥마을이 올해 처음 시상하는 한국 관광의 별 원년 수상자로 결정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전주가 가장 한국적인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도시로 자리매김 될 수 있도록 전주한옥마을을 한국 최고의 관광명소로 만드는데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만이 가지는 특색을 잘 살린 한옥마을은 우수한 전통문화시설을 기반으로 전통문화 체험프로그램이 잘 어울려 만들어낸 작품이다. 지역자원의 활용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전주한옥마을 명소화를 위해 추진되고 있는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지역자원 마케팅 등이 성공을 거둔 것이다.

태조로와 은행로를 중심으로 잘 가꿔진 관광경관과 장애인을 위한 장애인 편익시설, 관광객 편익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맞춤형 해설 투어 등 안내프로그램도 전주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한옥ㆍ한지ㆍ한식ㆍ한소리ㆍ한방 등 전주시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한스타일 콘텐츠가 집대성 된 곳이 전주한옥마을이다. 한옥숙박체험, 한지공예체험, 비빔밥체험, 소리체험, 한방체험 등 한스타일 콘텐츠 체험이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관광의 1번지임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전동성당과 경기전 등은 영화와 드라마의 단골 촬영지로 영화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KBS에서 방영예정인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촬영장소는 전주향교이다. 취재를 하면서 찾은 전주향교 관계자는 오늘 오후에 촬영이 있다고 귀뜸을 해준다.

역사문화 등 지역자원을 활용해 이룬 도심재생

전주한옥마을에는 지난해 285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다녀갔다. 지난 2008년 130만 명보다 155만 명이 증가했다. 놀랄만한 증가세이다.

지난해 예원예술대 산학협력단이 한옥마을 방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한옥마을 재방문 의사에 대해 86.6%의 높은 재방문 의사를 나타냈다.

전주시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300만 관광객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최근 관광추세가 대규모 패키지관광에서 새로운 관광형태로 자리를 잡고 있는 개별여행의 증가세가 뚜렷해지면서 여행객의 방문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주한옥마을이 짧은 기간 도심재생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바로 지역의 역사문화자원의 활용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전주시는 전통문화의 창조적 변신을 통해 신한류의 코드를 이끄는 관광콘텐츠로 한국적 전통문화와 친환경적 생태관광을 선택했다.

전주는 한옥마을과 더불어 한식과 한지, 한소리, 한방 등 정부가 국가 브랜드로 육성하고 있는 한스타일 콘텐츠가 가장 풍부한 곳이다. 한국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한스타일임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한스타일 콘텐츠를 통한 전주관광활성화가 더 기대되고 있는 점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전주의 한옥마을은 1930년대부터 1960년대에 이르는 근대 한옥의 변천사와 우리 민족의 생활사를 읽어낼 수 있는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인구 4,000명, 세대수 995, 건축물 779동(한옥 658, 비한옥 121동)의 주민정주 공간을 자연스럽게 살리는 동시에 한옥의 특색과 미를 보존하면서 연 280만 명이 찾는 도심 내 생활관광지를 만들어냈다. 지역예술가와 주민, 공예장인 등 민간이 참여하는 체험프로그램도 활성화되어있다. 전주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관광도시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주민 참여를 통한 지역자원의 활용과 마케팅 때문이다.

이번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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