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참여형으로 복원된 제주시의 산지천

잃어버린 자연을 되찾아

구도심 활성화에 한 몫

  • 입력 2010.09.06 10:13
  • 기자명 김준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재 세계 선진국은 '개발논리'보다는 '자연보존'과 환경정책을 우선시 하고 있다. 인간이 창조한 도시의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하면서 도시개발방식도 과거의 양적인 공급위주의 방식에서 지속 가능한 도시를 구축하기 위한 도시개발 패러다임의 전환기를 맞은 것이다.

대부분 선진국의 도시개발은 생태, 녹지, 친수, 자연과 어우러진 친환경도시, 보행자 중심의 도로와 편리한 대중교통 그리고 자전거 이용이 용이한 녹색교통 도시, 주민생활 및 활동에 필요한 정주기반이 확보된 자족도시 등 과거의 무분별한 도시형태와는 다른 개념이 도입되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변화하고 있는 부분이 수변을 이용한 도시이다.

서울의 청계천 복원도 그 가운데 하나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청계천의 모델이 제주 산지천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 최초로 복원된 제주의 산지천. 그곳엔 예술과 낭만 그리고 추억이 담겨져 있다.

은어, 숭어, 밀어, 붕어, 숭어, 꾹저구, 검정망둑이 유유히 헤엄치고 연인과 함께 추억을 만들어가면서 제주사랑을 펼칠 수 있도록 새롭게 태어난 산지천은 어떤 곳인가.

산지천은 우리 나주의 중심가를 흐르는 나주천과 많이 닮아있다.

제주중심가를 흐르는 점이 그렇고 폐수와 오염으로 얼룩졌던 과거가 그렇고 주민들의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수자원을 공급했던 점이 너무 흡사하다.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제주 산지천은 복개되어 제 모습을 잃어버렸으나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 제주사람 뿐만 아니라 많은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나주천은 아직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산지천은 나주천과 마찬가지로 제주시내 번화가를 통과한다. 산업화가 한창이던 1960년대 주택이 밀집되면서 생활하수와 쓰레기로 오염되는 문제가 생기자 1966년 복개를 하였다. 청계천처럼 변한 것이다.

그러나 복개된 후 오염문제가 계속 발생하면서 하천복원 문제가 대두되었다. 1995년 복원사업을 시작하여 2002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되었다. 하천을 따라 산책할 수 있는 길이는 500~600m에 이르고 아치형 다리가 하천의 중간 중간에 놓여 있다. 산책로공원도 자리 잡고 있다. 하천이 끝나는 곳 근처에는 중국피난선을 복원하여 전시하고 있다. 하천의 끝은 부두근처 바다로 바로 연결된다.

산지천은 제주시민의 젖줄이었다. 15년 만에 복원된 산지천에는 은어, 숭어 등 물고기들이 다시 모여들고 사람들도 모여들게 하고 있었다. 제주사람들은 산지천을 보고 "제주의 상징이 되살아나고 어린 시절 물장구치며 고기잡던 추억이 살아있는 마음의 고향"이라고 말한다.

당시 제주 산지천은 복개로 인한 문제를 인식하고 다시 옛 모습을 찾는 하천복원 사업이 진행된다. 사업추진 과정에서 주민들과의 마찰이 발생한다. 개발은 주민들과 대화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결국 대화로 풀어가는 정책추진은 제주사람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냈다.





'신은 자연을 만들고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 는 영국의 시인 윌리엄 쿠버의 말이 있다. 도시는 사람이 있어야 존재한다. 서로 대화와 협력을 통해서 둘 다 발전해 갈 수 있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

결국 산지천의 복원은 도심 속의 수변공원, 용천수를 통해 항상 수량을 학보하고 자연적 공법을 이용하여 수질과 생태까지 좋게 하는 역할을 하였다.

또한 나무로 만든 산지교는 홈과 쐐기로만 결합되어 개보수가 가능한 전통적 한옥개념을 도입했다. 홍예교는 선조들의 자연과 어울려 지내온 정신을 이어갔다. 콘크리트는 가급적 사용을 자제했다. 각종 시설물은 하나하나의 특징을 가져 다양한 모습을 연출했다.

서울에서 왔다는 관광객은 "산지천은 산업화로 생명을 잃어가는 도시의 하천들에게 대안을 제시해 준다"고 생각한다며 "오염된 환경을 정화시키고 친수환경을 통해 새로운 경관을 창조한 모범사례를 산지천이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산업발전을 우선시 하면서 자연을 잃어버리고 환경을 파괴하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잘못된 길을 걸어왔다. 이제라도 자연과의 관계를 다시 맺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우리의 삶은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 산지천은 문화적 다양성을 추구하는 문화시대를 재현했다. 지역 고유의 문화ㆍ역사ㆍ전통자원이나 환경ㆍ생태ㆍ경관자원 등의 유ㆍ무형 지역자원을 적극적으로 개발ㆍ보전ㆍ계승ㆍ활용한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의 고유한 정체성의 강화와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많은 역할을 했다.

2006년 문화관광부 상설문화관광프로그램으로 지정돼 지원을 받고 있는 '산지천 예술마당'이 바로 문화의 도시를 만드는 기초가 되고 있다. 산지천 음악분수대 광장에서 펼쳐지는 예술공연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행사는 지역문화를 대외적으로 알리고 문화경쟁력을 키우는 동시에 구도심지 상권을 살리기 위해 제주선인들의 삶이 깃들어 있는 산지천을 무대로 펼쳐진다.

'산지천 예술마당'은 지역문화의 독창성과 전통성을 대외에 널리 알리고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한 문화도시 제주의 이미지를 높이고 구도심상권을 활성화시키는데 도움이 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행사기간 동안 설문조사한 만족도 분석 결과에 따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관광프로그램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자연과 문화를 접목하여

지역상권 활성화 시켜



지난 5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음악분수도 볼거리 중 하나다.

음악분수는 다이아몬드형 분수로 물을 뿜어 올리는 노즐과 음악에 맞춰 여러 가지 색의 물줄기를 내뿜는 조명 340개로 갖춰져 있다. 여름철 무더위에 지친 시민과 청소년들이 무더위를 식히는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매주 주말에는 이곳에서 청소년을 위한 라이브 콘서트 등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되고 있다.

산지천 음악분수는 동문공설시장, 목관아지, 칠성로 새즈믄해 거리, 탑동광장과 산지천 생태하천을 찾는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야간 볼거리와 주변 먹거리 장터로 연계되는 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음악분수가 관광자원으로서의 기능과 주변상권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음악분수 활성화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고 밝혔다.

또한 제주시 관덕로 북측 지역인 병문천~산지천 일대 구도심 권역을 재개발하는 도시재생사업이 지구별 사업방식으로 추진되고 관광루트도 개발될 계획이라는 것.

그는 또 "예술마당은 특히 동문시장, 중앙지하상가, 칠성로 상가 등 쇼핑관광을 연계, 구도심 상권을 살리는데 기여하고 야간 도심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운영하게 된다"며 산지천 복원을 자랑스럽게 말했다.

행사기간에는 초청공연뿐만 아니라 그림, 사진 등의 야외전시장이 마련되어 관람객에게 또 다른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제주시는 공항ㆍ항만 등의 관광안내소를 통해 홍보활동을 펼치면서 관광객 다중집합장소에 홍보포스터 부착, 행사관람과 재래시장의 쇼핑 등 관광의 효율성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들은 대부분 환경과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여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세계의 경쟁력 있는 도시는 친환경적이고 시민이 아끼는 명소 공간, 공원, 테마 등을 가지고 있다. 뉴욕의 센트럴 파크, 워싱턴DC의 워싱턴 광장, 일본 구마모토의 아트폴리스, 후쿠오카의 넥서스월드, 고베의 로코 아일랜드 리버몰, 프랑스 라 데팡스 등이 그 예다. 제주의 산지천도 그 한 예이다.

나주도 이제 문화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한다.

나주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모습을 갖춰야 한다. 나주가 갖고 있는 역사ㆍ문화ㆍ예술적 특성들을 면밀히 검토해 나주의 특성에 맞는 어메니티 플랜을 수립해야 한다. 이는 도시 하부시설의 기능만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시설물 하나에도 각각의 특성과 문화적 수준을 담아 주민과 관광객에게 쾌적함을 주어야 한다.

나주천은 지역자원 가운데 하나이다. 그냥 흐르는 작은 천이 아니라 나주인의 숨결이 살아있고 그 옛날 우리 선조들의 정신이 담겨있고 우리의 일상이 넘치는 곳이다. 서울의 중심에 청계천이 있어 오늘의 발전을 이루었고 제주의 산지천은 다시 제주시의 중심으로 떠올라 시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고 있다. 직강화 공사로 옛 모습을 잃어버린 나주천을 자연생태형 하천으로 복원하는 일도 구도심 활성화를 위한 하나의 축이다. 김준

이번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저작권자 © 나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