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산품의 브랜드화로 지역발전 이끈다

  • 입력 2011.12.15 14:33
  • 기자명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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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실시 이후 최대 화두는 지방경영이다. 지방행정에 기업경영을 도입한 것이다. 그 경영의 최대 화두로 등장한 것이 '지역특산품 브랜드'다. 전국의 각 지자체들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발전을 위해 지역의 특산품을 비롯해 축제 및 문화제, 향토산업 등에 브랜드 개념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지역 고유의 특산품을 브랜드화 시켜 상품의 차별화를 두고 축제 및 문화행사를 통해 행사를 관광산업을 육성시키면서 향토산업을 선정하여 전문산업화로 지역경제 발전에 힘쓰고 있다.

이제 영광의 굴비를 서울 어디에서나 구입할 수 있으며 영산포홍어도 전국어디에서든 맛 볼 수 있다. 굳이 특산품이 생산되는 지역을 찾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다. 인터넷이나 홈쇼핑 또는 전화 한통화면 어디서든지 구입할 수 있는 세상이 온 것이다. IT의 강국답게 인터넷으로 다양한 특산품의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가까운 백화점과 대형마켓 등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그 상품이 가지는 브랜드는 마케팅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생산기술 및 시설재배의 발달로 인해 농산물 같은 경우 전국에서 동일품목의 재배가 가능해져 옛 판매방식으로는 경쟁력을 갖기 힘들게 됐다. 동일품목 특산물의 생산은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혔으나 주산지 개념이 퇴색되어 판매에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바로 특산품의 브랜드화이다.

농림수산식품부의 '농산물 브랜드 사용현황'에 따르면 현재 5,000개가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렇게 많은 브랜드는 동일상품의 난립으로 품질의 차별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상품의 질 또한 천차만별로 소비자의 신뢰성을 떨어뜨린다.

농림부 관계자는 "많은 개별브랜드의 경우 규모가 작고 마케팅도 전문적이지 못해 좋은 품질이라도 꾸준한 상품을 공급하는데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현재 공동마케팅조직망 육성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생산자 조직, 대학, 연구소 등과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대형 공동마케팅을 육성하고 중장기적으로 품목별 전국 대표조직을 만들어 대표 브랜드화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특산품의 브랜드화를 위한 생산, 판매, 홍보는 어떻게 추진해야하는가.

이 문제는 단순하지가 않다. 유통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기업이나 대형유통업체를 이겨내기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준비도 철저하니 진행해야 시장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가 있는 것이다.

영산포홍어육성사업단을 이끌고 있는 고구려대 이재창 교수는 "소비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상품개발방향 설정에 필요한 시장정보의 수집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상품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생산측면에서는 고품질 상품의 안정적 공급체계를 확립하기 위해서 기술혁신대책, 인력확보, 품질향상 및 비용절감, 관련업계와의 협력체제 구축도 필요하다는 것.

홍보에 있어서는 무엇보다도 인지도 향상과 이미지 향상을 위해 소비자의 인상에 남는 브랜드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다양한 시장조건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판매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사항 중의 하나이다.

영산포홍어의 브랜드 전략 가운데 가장 절실한 부분은 판매확대 및 촉진을 위한 계획 및 대안을 수립하는 일이다.

먼저 각 사업장별로 다른 상품의 규격을 통일하고 공판체제를 구축하는 일이 시급하다. 개별적 판매에서 공동판매로 힘을 모아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안정적인 공급체제와 품질관리, 판로경로관리, 포장강화 등의 사업을 통해 고급 브랜드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

현재 '영산포홍어'는 하나의 브랜드화 되어있지만 홍보에 있어서는 대부분 개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인터넷이나 소형전단지, 스티커, 전화번호부 홍보 등 가내 수공업적이며 저급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영세업체이기 때문에 이미지 광고나 대형 언론매체를 활용할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가장 확실한 홍보효과를 보았던 것은 '홍어축제' 하나였다.

영산포 홍어의 거리를 찾아보면 눈에 띄는 간판이 하나있다. '김지순 홍어' 판매점이다. 심플한 디자인으로 현대적 감각을 살린 멋을 더하고 있다. 대부분의 홍어판매점 간판이 스텐레스나 아크릴 등을 사용하고 있으나 '김지순 홍어'는 나무재질을 이용해 친근감을 더해주고 있다.

그 뿐만 아니다. 포장 또한 새로운 형식을 도입했다. 보통 스티로풀을 사용한 박스를 이용하여 홍어를 담아 보자기를 싸서 판매를 하는데 '김지순 홍어'는 종이 디자인 박스를 사용하고 있다.

1954년 금성수산으로 출발한 김지순 홍어는 현대적 감각을 살린 포장으로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김지순씨는 "아들이 함께 사업에 참여하면서 옛날 방식보다는 새로운 판매방식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며 "인터넷 쇼핑몰이나 홈쇼핑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여 판매를 하다 보니 디자인까지 변화를 주게 된 것 같다"고 말한다. 현재 김지순씨의 아들인 정광수씨는 목포종합수산시장에서도 홍어판매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의 명함도 다른 홍어판매점과는 다른 디자인으로 외국인을 위한 영어로도 표기가 되어있다. 남다른 감각으로 영산포홍어를 홍보하면서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야말로 바로 홍보에 있어서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하나의 방법이다.



공동상표ㆍ캐릭터ㆍ포장ㆍ디자인 등 개발 필요



앞으로 '영산포홍어'를 고급 브랜드로 홍보하기 위해서는 대책으로는 홍어 이력제를 도입하여 공신력을 높이면서 특산품 브랜드 관련 정보발신체제를 강화하여 소비자욕구를 반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입체태그를 상품에 부착시켜 소비자의 신뢰를 이끌어내는 것도 다른 제품과의 차별화를 이끌어내 고급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키면서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면 그만큼 그 상품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영산포 홍어도 공동상표는 물론 캐릭터 개발과 포장 그리고 제품용기의 고급화를 통한 명품브랜드화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영산포의 홍어 판매점에서 사용하고 현재의 상품 포장은 일반적인 수준으로 고급 상품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영산포홍어의 고급화를 위해서는 캐릭터 개발로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포장디자인과 제품용기의 고급화를 통해 상품의 가치를 높일 필요성이 있다.

또한 홍어 제품의 포장 규격을 다양화 하여 소비자의 기회 및 취향에 따른 선택의 폭을 확대시켜야 한다. 현재 홍어를 포장판매하는 상품가운데 횟감으로 판매하고 있는 포장규격은 대부분 판매점마다 다르고 발효의 정도도 다양화되어 있지 않아 소비자의 선택이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소비자의 기호에 맞추는 규격의 다양화가 이루어지면서도 판매점 모두가 동일하다는 인식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쌓는 것도 중요하다. 포장규격의 다양화, 발효의 다양화를 통해 소비자의 선택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이밖에도 전통숙성 '영산포 홍어'의 프랜차이즈 사업화를 추진하는 일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홍어의 대중화를 꾀할 수 있으며 영산포홍어의 매력을 발산시킬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 프랜차이즈를 통하여 전국 체인점을 개설한다면 홍어의 가내 수공업적인 단순판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고 사업의 다각화를 통하여 매출이 증대되어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효자가 될 것이다.

전통방식으로 숙성된 '영산포 홍어'를 재료로 하여 만든 요리'인 홍어탕, 홍어회, 홍어무침, 홍어찜, 홍어 삼합 등과 차세대 소비자층인 신세대가 선호할 수 있는 퓨전스타일의 홍어음식의 개발도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신세대가 선호하는 제품을 통한 홍보처럼 강력한 브랜드는 없기 때문이다.

영산포홍어를 홍보하기 위해서는 나주라는 지역브랜드의 홍보 전략에 기초하여 홍보와 광고부분에서 다양하고 구체적인 방법들을 활용해야 한다. 나주시의 홍보 전략에 맞춰 함께하는 방향도 고려해야 한다. 이미 나주라는 지역브랜드는 '영산포홍어' 브랜드보다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영산포홍어의 브랜드화에서 중요한 요소중 하나느 나주시의 적극적인 지원과 후원이다. 특히 지역브랜드 개발의 초창기에는 행정의 개입과 역할은 필연적이다. 제품에 대한 유통망을 개척한다든가 홍보 전략을 수립하는 지원에서부터 지속적인 관리가 있어야 한다. 여기에 홍어상인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가 이루어졌을 때 더욱 빛을 발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브랜드는 상품의 연상을 교묘하게 브랜드로 만들어 내지만 역으로 브랜드가 상품자체의 연상과 이미지를 풍부하게 하고 바람직한 파급효과를 낼 수 있어야만 한다. '영산포홍어'가 꺼져버린 '영산포 등대'의 불을 환하게 밝히고 지역경제라는 거대한 나주호를 이끌어가기를 바란다.

김진혁 이현영

이번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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