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특성을 활용한 새로운 지역사회 만들기

  • 입력 2011.12.15 16:47
  • 기자명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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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주도의 '올레길'이 도보여행 코스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건강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최고 인기를 끌고 있는 '올레길'이 커뮤니티 비즈니스(Community Business)에 의해 탄생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올레'걷기는 지난 2007년 9월부터 시작됐다. '올레'길은 도보 여행자를 위한 작은 길로 제주의 남쪽 해안가를 따라 이어지고 있다. 제주 사투리로 '올레'는 차가 다니지 않는 길이다. 특히 큰 도로에서 집 앞 대문까지 이어지는 작은 골목길을 말한다. '올레' 걷기는 언론인 서명숙씨를 중심으로 구성된 사단법인 '제주올레'에서 개발한 것이다. (사)제주올레에서는 이 길을 '평화의 길, 자연의 길, 공존의 길, 행복의 길, 배려의 길'이라고 표현한다. 온전히 걷기 위해 이 길을 만들었다는 '올레지기'들은 자부심이 대단하다.

계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올레는 2010년 8월 말 21코스까지 완성됐다. 총 길이는 약 350km에 달한다. 각 코스는 일반적으로 길이가 15km 이내이며 평균 소요시간이 5~6시간 정도이다. 제주를 둘러싸는 수많은 길은 정부의 도움 없이 완성됐다. 걷기를 즐기는 개인들이 힘을 모아 만들었다. (사)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이 사재를 털어 길을 다듬었고 뜻을 같이한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노력했다. 올레에 매력을 느낀 해병대도 길을 다듬는데 참여해 일명 '해병대길'도 올레코스에 들어있다. 지금도 올레는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로 운영되며 대부분의 운영자금은 '개미군단'이란 후원회의 후원금으로 이뤄지고 있다.

계획적인 코스개발과 홍보를 통해서 도보여행지로 성공한 '올레'는 제주관광 사업에 크게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도보여행 열풍을 가져왔다. 전국에서 유명한 도보여행지는 지리산 둘레길, 남해 지겟길, 무등산 옛길, 충남연가, 남한산성길 등이 대표적이다.

(사)제주올레는 소통과 체험을 취지로 올레를 개발하여 지역자원을 새롭게 인식하고 부가가치를 제고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또한 (사)제주올레는 시민이 주체가 되어 지역이 안고 있는 과제를 비즈니스 수법으로 해결하고 커뮤니티의 재생을 통해 그의 활동 이익을 지역에 환원하는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실현한 것이다. 바로 커뮤니티 비즈니스가 가지고 있는 '지역성ㆍ사회성+사업성ㆍ자립성'을 수반한 지역사업의 성공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지역의 특성을 활용한 새로운 지역사회 만들기 ▲상점가, 마을의 활성화▲지역사회의 재생 ▲지역의 고용창출 ▲삶의 보람 만들기 등이다.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체인점이나 대형점포가 줄지어 있는 획일화된 지역사회가 아닌 지역이나 마을 그리고 시민에게 바람직한 마을 만들기의 추진을 도모하고 시민이 주체가 되어 개성 있는 지역사회를 창조하는 것이다.

결국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새로운 발상이 아니고 지역중심의 마을 만들기를 진행시킨다고 하는 점에서 지역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커뮤니티 비즈니스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지역이 가지고 있는 자원 즉 특성, 문화, 역사, 풍토, 관습 등을 존중하고 각 지역의 특성을 살린 '사회 만들기'이며 '마을 만들기'인 것이다.

저 출산 고령화가 진행되는 속에서 지역에서 생활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은 어쩌면 우리사회가 추구하는 목표일 것이다.

그렇다면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무엇인가.



지역 커뮤니티를 활용한

순환형 모델이 이상적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구조 만들기(비즈니스 모델)가 주요 포인트이다.

일반 기업은 사업으로 얼마만큼 수익을 올리고 확대해 갈 것인가에 역점을 두고 있다. 자원봉사자와 같은 시민활동은 지역공헌과 같은 사회성에 치중하고 있다.

커뮤니티 비즈니스에서의 구조 만들기는 바로 이 사업의 수익성과 시민활동의 공익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데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시민의 관점에서 본 유연한 발상에 의한 사업의 검토가 필요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과제의 해결이라고 하는 사명을 구심력으로 기업이 할 수 없는 지역과 밀착한 사업이 주류를 이룬다.

이처럼 지역커뮤니티를 활용한 순환 형 비즈니스모델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전문가 들은 말한다.

일본에서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지역순환형의 모델은 환경교육의 실시(서비스) ⇒ 지역의 환경 리사이클로 생활쓰레기 처리(서비스) ⇒ 리사이클된 퇴비를 판매 또는 농가에서 이용(물건판매) ⇒ 농가에서 생산한 지역의 야채판매(물건판매) ⇒ 농가에서 생산한 농작물을 이용한 식당운영(매장판매) ⇒ 고령자를 위한 택배 도시락 실시(서비스ㆍ물건판매)로 이어지는 환류이다. 이러한 순환은 바로 다양한 분야에 걸쳐 사람들의 참가와 협력으로 이뤄지며 그러한 활동은 보다 나은 효과를 나타낸다.



커뮤니티 비즈니스 지원센터를

육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커뮤니티 비즈니스(CB)의 성공요인은 무엇일까.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특징인 사업성과 지역성을 기준으로 볼 때 사업성은 공익성과 수익성, 지역성은 도시와 농촌의 축을 바탕으로 한 유형을 도출할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유형을 6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첫째 유형은 공동화된 구도심이나 재래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지역복원형 CB'이다. 침체되어 있는 지역의 활기를 되살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유형이다. 둘째는 특산품 등 지역자원을 활용하는 '지역자원활용형 CB'이다. 지역에 숨어 있는 매력적인 유휴자원을 발굴해서 상품화하는 사업유형을 말한다. 셋째는 개인의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는 '개인자립형 CB'이다. 취업 교육, 창업 교육 등 지역 주민의 경제활동 참여를 지원하는 서비스형 CB로서 주로 도시권의 주부나 퇴직자, 고령자 등을 대상으로 취업 또는 창업과 관련된 교육, 세미나 및 박람회 등을 개최하게 된다. 넷째는 도시ㆍ생활ㆍ자연환경을 개선하는 '환경개선형 CB'이다. 도시와 지역의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수익원을 발굴하여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CB 유형을 말한다.

다섯째, 지역 삶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주민생활복지 분야의 '생활지원형 CB'이다. 공공부문이 담당하던 보건, 의료, 육아 등 주민복지 서비스의 일부를 CB를 통해 제공하는 유형이다. 마지막으로 CB의 창업과 운영을 지원하는 '중간지원형 CB'이다. 예비사업자를 위한 창업 지원과 운영자를 위한 경영 지원과 관련된 컨설팅 서비스가 핵심 기능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커뮤니티 비즈니스와 지역경제활성화'에 따르면 NPO(일반사회의 공익 등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비영리사업을 영위하는 모든 조직)를 포함해서 지역주민과 행정, 기업의 3각 이해주체의 접점에서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기회가 발생하게 되므로 이들 간의 삼각 파트너십 구축이 CB 활성화를 위한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삼성경제연구소가 밝힌 커뮤니티 활성화에 대한 성공조건으로는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먼저 지역주민(NPO 등)은 CB를 직접 수행하거나 문화, 복지, 환경 활동을 CB와 연계하여 함께 수행하는 협력자 역할이 바람직하다는 것. 또한 주민들은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해 자체적으로 펼쳐 온 기존의 활동과 CB와의 접목 가능성을 검토하여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한다. NPO는 적정수준의 수익확보를 통한 자립기반 강화를 위해 CB에 진출할 필요가 있으며 NPO 입장에서 볼 때 CB는 공공부문의 지원 축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NPO의 비즈니스화(사업형 NPO)를 촉진하기 위한 유효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기한다.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성공을 위해서 행정은 어떤 일을 하여야 하는가. 행정섹터에서는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지역 활성화' 정책의 핵심의제로 채택할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사업공모를 통해 '커뮤니티 비즈니스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채택된 사업에 대해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자체에서는 CB의 조기 정착을 위해 사회복지 등 지역 공공서비스 가운데 적합한 분야를 CB에 위탁함으로써 행정효율을 제고하고 제품의 우선구매, 규제완화 등을 통해 CB시장을 창출해야 한다. 특히 지자체는 CB지원을 담당할 원스톱 지원기구로서 CB활성화에 필수적인 중간지원조직인 '커뮤니티 비즈니스 지원센터'를 육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기업은 사회적 책임활동(CSR)의 강화와 지역 후원사업의 질적 전환 차원에서 CB를 지원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이에 대해 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기존의 '1사(社) 1촌(村)'중심의 지역사회 공헌활동에서 '1사(社) 1CB'로 업그레이드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는 농촌 일손돕기, 농산물 구매, 체험학습 등 전통적인 지역사회 공헌활동(1단계)을 뛰어넘어 커뮤니티 비즈니스 지원(2단계)을 새롭게 시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은 지역 CB에 경영노하우를 제공하고 자립화를 지원할 수 있으며 CB로 해결 가능한 과제나 CB화할 수 있는 사업아이템을 발굴하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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