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힘으로 문화유산을 보존한다

  • 입력 2011.12.15 19:04
  • 기자명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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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내셔널 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은 시민문화유산 2호로 '도래마을 옛집'을 선정했다.

지난 2006년 시민들의 기부와 후원금으로 다도면 도래마을의 전통가옥을 매입해서 2년여 동안에 걸쳐 안채와 문간채는 원형을 최대한 살려 복원하였다. 별당 채는 도래마을 옛집 복원과정에서 시민과 주민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신축했다. 원래의 모습으로 잘 복원된 안채와 툇마루, 넓은 뜰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이 기획되고 있다.

도래마을 옛집은 도래마을 가장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홍기응 가옥 등 지정문화재들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19세기 후반의 근대가옥으로서의 특징들을 잘 살리고 있는 가옥이라 그 보전가치가 크다는 것이 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가옥의 내부 구조를 살펴보면 안채의 부엌측면으로 붙박이 찬장을 달아 식기수납을 할 수 있도록 하였고 공간이용에 따라 칸살이가 자유롭게 배치되어 있다. 사랑방을 건넌방 옆으로 문을 달아내어 문을 닫으면 안방, 대청, 건넌방과는 구성이 다르게 사랑채가 형성이 되어 있다. 이는 주인이 거처하면서 손님을 맞이할 수 있도록 안채에 사랑채가 흡수되어 복합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점들이 이 가옥의 특징이다.

가딱했으면 사라질 뻔 했던 우리의 전통가옥이 바로 시민들의 힘으로 다시 살아나 후손들과 함께 긴 호흡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다서 생소한 (재)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은 이처럼 시민모금과 문화유산 보전활동을 펼치면서 우리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에게 전통의 숨결을 느끼게 해주고 지역자원이 소중하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는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이란 무엇인가.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이나 기부ㆍ기증을 통해 보존가치가 있는 자연자원과 문화자산을 확보하여 시민주도로 영구히 보전ㆍ관리하는 시민운동이다.

1800년대 후반 영국에서 시작되었고 우리나라는 2000년에 사단법인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정식으로 설립되어 활동을 하고 있다. 그동안의 성과로는 일반시민들의 후원으로 강화 매화마름 군락지, 최순우 옛집, 동강 제장마을을 '시민유산'으로 선포하는 결실을 맺었다.

지난 2004년 4월 (사)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서울의 최순우 옛집을 출연하여 재단법인으로 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이 발족되었다. 현재 시민문화유산 1호인 최순우 옛집, 시민문화유산 2호 나주도래마을 옛집, 시민문화유산 3호 권진규 아뜰리에가 시민문화유산으로 보호되고 있다.

최순우 옛집은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나는 내 것이 아름답다'의 저자로 유명한 혜곡 최순우 선생이 1976년부터 세상을 떠난 1984년까지 거처했던 곳이다. 최순우 선생이 생각하는 한국미의 아름다움이 그 집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또한 그곳에서 그러한 아름다움을 표현한 여러 저서들이 쓰였다는 점에서 보존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서울 성신여대 뒤편 동선동에 위치한 시민문화유산 3호 권진규 아뜰리에는 현대 조각가로 유명한 권진규 선생이 직접 설계하고 작업하였던 공간이라는 산실적 의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재)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이 도래마을에 들어서면서 많은 것이 달라지고 있다.

국도비와 시비를 투자하여 마을가꾸기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옛 나주를 표현하는 전통한옥마을로 만들어 새로운 명소를 만들겠다는 사업도 도래마을 옛 집이 시민문화유산으로 보전되면서 시작된 것이다. 아직 모든 것이 미흡하지만 연간 방문객이 3,000명을 넘어 전통한옥마을로 점차 유명세를 타고 있다.

오래된 전통 한옥에서의 하루를 보내며 일상ㆍ문화ㆍ놀이를 체험하고 전통한옥마을 내 문화유산 답사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전통문화 교육프로그램으로 음식ㆍ풍습ㆍ다례 등 다양한 강좌도 운영한다. 지역의 토속음식인 짚장, 취장아찌, 솔잎막걸리, 동아정과 등 마을의 특색이 묻어나는 음식강좌와 초가 이엉얹기, 동지 팥죽쑤기 등의 세시 풍속을 통해 사라져가는 우리문화를 알리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활동으로 도래마을은 점점 변모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펼치는 데 필요한 물적자원과 인적자원은 어떻게 마련하고 있는가.

(재)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 도래마을옛집은 다양한 방법으로 시민들의 후원을 받고 있다.

정기후원과 일시후원의 기금과 재능후원, 자원활동이 있다. 2006년 시민들의 기금으로 옛집이 마련된 것이 그 대표적 사례이다. 2010년 7월 31일 '옛집으로 마실가자'는 재능후원으로 마련된 '작은 음악회'로 지역의 문화공간으로써 도래마을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자원활동은 기업이나 학교에서 도래마을 내 지정ㆍ비지정 문화재를 가꾸고 지키는 봉사활동으로 현재는 남양유업의 하얀우유 봉사단과 인근 학교 학생들이 '문화재 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시민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 그리고 적극적인 후원으로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에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에 오시면 그 모든 것을 함께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도래마을 옛집 http://cafe.daum.net/ntdorae)

현재 도래마을은 마을에 한옥전통마을 조성사업으로 22억을 투자해 2011년도까지 1차적으로 연못 재 조성과 주변경관 조성, 마을길 황토포장공사, 전봇대 지중화 작업, 도랑 석축 쌓기, 무너진 토담 쌓기, 계은정 오르는 길 재조성과 마을 산책로 조성, 내촌 빨래터 복원등등 많은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김준 기자

najuk2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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