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차이

  • 입력 2011.12.16 10:30
  • 기자명 나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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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상담 교수님의 가족 이야기입니다. 부부가 모임에 참석해 분위기가 무르익을 만하면 아내는 남편에게 다가와 슬며시 말을 합니다.

"여보, 집에 가요."

"벌써? 조금만 더 있다 가면 어떨까?"

"지금 가요."

"알았어요. 갑시다."

한두 번도 아니고 부부 모임에 참석할 때마다 늘 그러했습니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모임에서는 한 시를 못 참고 졸라대던 아내가 집에만 오면 확 바뀌는 것입니다. 생기가 돌고, 신이 나기 시작합니다.

교수님은 그런 아내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화가 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이유가 몹시도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그 궁금증이 상담공부를 하고서야 풀렸습니다. 그것은 성격 차이 때문이었습니다. 남편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에너지를 얻는 외향적인 성격인데 반해, 아내는 혼자서 책을 읽는다거나 음악을 들음으로써 에너지를 얻는 내향적인 성격이었던 것입니다.

그 교수 부부는 그 차이를 안 이후부터는 서로의 다른 성격을 이해해주고, 배려해줌으로써 서로 갈등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우리 부부 역시 성격 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으나 다른 점도 많습니다. 근래에 벌어진 일입니다. 사이버 강의로 공부할 게 있어서 강의신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기관에서 일처리를 제대로 못해서 원하는 과목을 듣지 못했을 뿐 아니라 자칫 수강 자체를 못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나는 관련기관에 전화해서 "벌써 수업이 시작됐는데 왜 일이 이렇게 되었느냐?"고 자초지종을 물으며 빠른 시일 내에 일을 해결해 달라고 했습니다.

남편은 나의 그런 모습을 보고 무척 답답했던지 한 마디 했습니다. "일을 왜 그렇게 처리했느냐고 분명하게 말을 해야지."

그러다 결국 남편과 마음이 크게 상하고 말았습니다.

왜 그 일로 마음이 상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바로 성격차이였습니다.

내 성격은 조금 유한 편입니다. 일이 잘못되었어도 웬만한 것은 양보하고 손해를 보더라도 그냥 넘어갑니다. 그러나 남편 성격은 나와는 달리 분명하게 표현을 합니다.

간혹 소소한 성격차이로 인해 마음 상할 일이 있긴 하지만 이제 결혼 30년이 다 되어가니 대체로는 서로의 성격에 대해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보충할 것은 조금씩 보충해가며 조화롭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황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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