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삼옹의 나주이야기

  • 입력 2011.12.16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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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금성산에, 나주 읍 근처에 금성당, 금성산이라는 금성허고, 집 당(堂)짜, 금성당. 이것이 말허자면, 할미당 이애기요. 할미당.

그런디 나주의 거시기 서문 쪽에 가서, 근처에 가서 질가에 가서 그, 할미당이 있어라우. 할미당 알지라잉? 응, 독댕이 이렇게 모타놓고 지내가먼서, 뭔 춤도 받고 가고, 독댕이 갖다가 띵겨놓고 가고. 거그 절도 허고 가고. 인자 그런 할미당이 있어.

그런디 그 할미당이, 신기헌 점이 있어요. 신기헌, 뭣이 신기허냐? 누구던지 거그를 지내갈라먼, 말 타고 가는 사람도 누구던지, 목사고 누구고 누구던지, 말을 타고 가는 사람이 거그서 하마(下馬)허고, 기냥 내려가꼬 그 할미당 지내가서 말을 타고 가야제. 하마 않고 기냥 지내가먼, 할미당 막 지내먼서 말의 앞다리가 부러져서 죽었당아, 못가도록 맨들아부러요. 그 할미당이, 할미당 신이. 그런 디가 있어요.

그란디, 한 번은, 여, 구봉서가 그랬어, 구봉서 목사가. 아, 어디를 갔다 오다가 거그를 지낸디. 할미당 온께, 마부란 놈이,

"사또님, 여그서 하마허시오." 그러거던.

"왜 그러냐?" 헌께, "이 할미당 앞에서는 하마 해야제, 하마 않고 기냥 지내가먼 말 앞다리가 부러져서 못가요."

"이놈아, 무슨 놈의 할미당 앞이서 하마를 해야? 이놈아. 응. 어서 가라. 어서 가자." 고. 그런께 이놈이 애원을 해.

"하마 해사야 쓴다."고.

"그리 안 허먼 못간다."고.

"말, 말 앞다리가 뿌러져서, 말 죽이고 못간다."고.

"요 놈이 무슨 놈의 소리를 이리 헌다?"고.

"누가 할미당 앞에서 하마를 해야? 이놈아. 내가 누구냐? 이놈아."

아, 그저 그러헌께, 아, 어쩔 것이요? 인자 목사 명에 이자 마부가 그래버리고.

대저 지내갈라고 헌께, 말 앞다리가 탁 뿌러져가꼬 말이 꺼꾸러져부러.

그런께는, 목사가, 목사가 다치지는 않았어. 말만, 말 앞다리가 뿌러져서 인자 꿍그러져버렸어. 거그 있는 사람들 보고, "말가죽을 벗겨라."

말을 거그서 가죽을 벳기라고 해. 말가죽을. 싹 벳겨버려.

그런 디이, 거그 할미당에 있는 돌, 독을, 말가죽 위에 쌓을 만치 딱 넣고는, 말가죽을 딱 싸서 딱 꼬매가꼬는 영산강에 갖다가 띵겨 버리라고 했어. 그 목사가, "영산강에다 띵겨 버려라."

목사가 대담헌 사람 아니요? 그런 영검 있는디, 그런 짓꺼정 허니. 응, 보통 사람이 아니지라잉.

그러게 그것이 뭣이 될라고 허먼 묘허게 되는 것이란 말이요. 그래 부렀어. 띵겨 부렀어. 그서 아무 일 없어. 아무 일 없어요. 두고 후환이 괘 안 해.

인자 그, 사령놈들 보고 같이, 그 목사허고 같이 가서, 그런 일 헌 놈들은,

"하이구, 이거. 이 목사가 괜찮을란가? 어쩔란가?"

그거이 두렵지라이. 뭣이 생길란고 헜드니, 아무스럽도 안 해.

'앗다, 이 목사가 정말로 예미, 옌장질 것. 그 말이, 앞다리가 뿌러져 꺼꾸러진 것 보고도 그, 그 놈 말가죽 벳겨서, 독을 다 싸서 거긋다, 강에다 띵겨 버리라고 허니, 이놈의 사또가, 통이 크먼 얼마나 크고, 배짱이 크먼 얼마나 크다냐?'

허고는, 인자 그렇게 놀랬단 말이요.

그런디, 그냥 영검시럽게, 영검, 할미당, 그 신이 영검시럽던가 봅디다. 요것이 어드러 헌고이는, 요 놈이 강걸이를 해서, 영산강으로 해서, 목포로 해서, 저리 돌아가가꼬는 서해 바다로 해가꼬는, 한강으로 올라갔어.

이애기요이, 참말 이애기여, 이것이. 할미, 말가죽에 쌔인 독댕이 할미가, 그놈이, 목포로 해서, 서해안으로 해서, 한강으로 올라가. 한강 긋, 서울 가까이 딱 가가꼬는, 왕한테 선몽을 됐어.

"내가 나주고을, 이런 할미당 신인디. 나주목사 구봉서란 놈이, 여그 나를, 말가죽 벳겨서?"

그 사실 이애기를 했제이.

"해서, 이렇게 나를 딱 말가죽에 싸서, 이렇게 영산강에 띵겨 버러서 내가 여그까정 올라왔는디, 나를 고리, 제 자리로 보내주시오."허고, 왕헌테 선몽을 했어.

'하이구.'

왕이 가만히 깨어본께 꿈인디, 영산강 어느 대목이라고, 그런 말을 허거든. 그런께는 군사를 시켜가꼬, 응, 거그 거시기 한강 어느 대목, 그 장소까정 말을 헌께, "그, 거그 가 보라."고 했어.

"말가죽으로, 독 싸진 말가죽, 독 싸진 뭉텡이 있는가 가 봐라. 이러이러헌 디 가 봐라." 헌께, 찾아본께 있어. 말가죽 속이 가 독이 싸여져가꼬는 딱 이렇게 그, 그 쨈매져가꼬 있는 게, 꾀매져가꼬 있는디, 있거든이여. 그래 가서, "그, 있다." 헌께는, "그래야?"고.

"그러먼, 그것을 건져다가 나주로 보내라." 보내먼서 왕이 뭐라헌고이는, "이 할미바우를, 할미당 신을, 그 자리에다 갖다 모시고, 할미당 집을 짓어라."

응, 그래가꼬, "그래서, 당 이름을 금성당이라고 해라. 금성산, 금성당 뒤에 가서 금성산이 있은께, 금성당이라고 해라."

그렇게 해서, 거그 가 금성당 할, 할미당이 있었어라우. 지금도 있는가 모르겄어요.

(조사자 : 진기한 얘기 해주셨는데, 이거 혹시, 언제 어디서 들으셨는지 기억나세요?)

뭐, 어디서 들었는 것까정, 그런 것을 뭐?

삼십 년 되았는가? 내가 그 모시고, 풍수 저그 명당 잡으러 댕일 때. 그 택일 허고 그런 분이 또 한나 계셨어라. 박 선생이여, 박은상씨라고. 그런께 그 분, 한나 풍수고 한나는 택일 허는, 허신 분. 글이 문장이었어. 나하고 서이 댕였어라우. 그런디 그 택일 허는 박 선생이, 그 냥반이 그런 이애기 했드란 말이여. [중략]

나주에 금성당이 있다고 허드라우. 그런께 한 번, 그 나주 가서 물어보시오. 그런 이애기, 금성당이라는, 금성당이라는 집이 있었냐고. 요것은 거짓이 아니여. 그, 금성당 집이, 현재 없더라도, 이거는 거짓이 아니란 말이요. 당 이름까정 다 안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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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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