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삼옹의 나주이야기

  • 입력 2011.12.16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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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급제를 예언한 닭소리



이 이야기는 "나진사 과거행장에 닭이 올라 울다"는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하며 들려준 것이다.

그런께 그가 누군고니는 왕곡면 저 방아다리라고 있어라우. 방아다리. 방아다리 나진사라고 하믄 그 부근에서 다 알고 그래요. 그게 오래 된 일이 아니요. 이조 말껜데. 그 분 손자가 저 영산포, 버스정류소 앞에 가서 한일당 나약방이라고, 나진사 손잔가 증손인가는 모르겄어요.

그런 분이 계셨는디, 이 분이, 이 양반이 글을, 과거를 보러 갈라고 인자 서울을 갈라고 행장을 딱 싸서 새벅에 인나가꼬는 이렇게 퇴루에 나뒀어라우. 나둔께 닭이, 닭이 어째 일찍 내나뒀든가 닭이 올라가서, 고기 올라가서 울드라우. 장닭이 울어. 근께 장닭 울음소리가, '고기오', '고교위' 라고 안 해요? 고귀위. 높을 고(高)자, 귀할 귀(貴)자, 위. 위할 위(爲)짜, 고귀, 귀할 귀짜 그렇게 울드라요. 닭이. 근께,

"길조다." 해가꼬 가선 인제 과거에 장원했어라우. 그런 일이 있어요.

근께 그 인제 짐승도 그렇게 아는 모양이요. 근디, 짐승이 사람보다 더 잘 아는 것이 있어라우. 아 이런 데서두 여름엘란 말이요. 비가 올라 안 허요? 그럼 구름만 찌믄 비가 오는 것이 아니여. 구름만 쪘다 거둬버리고 그냥 인제 기상청, 기상예보 들어 보고 인자, 오늘 올지 내일 올지 장마 들지 늘 듣는디, 그 전엔 구름만 찌믄 비올 것 같어두 비가 안 올 때가, 안 올 때가 더 많이 있어라우. 있어. 꽉 찼어.

근디 구름찌고 어쩌고 헌디 아, 뚜께비나, 바다에 사는 게 안 있소? 게. 고런 것이 여길 올라 와요. 논 있는 디로. 올라오믄 틀림없이 큰 비가 와요. 그게 아주 백발백중이야. 틀림없이 큰 비가 와. 그렇게 알아요. 그 비가 오믄 떠나갈까 무서운께. 아 그 미물 짐승도 그렇게 안단 말이오. 사람보다 나서요. 사람은 비가 올지 안 올지 확실히 모른디, 그것들만 올라오믄, 높은디 올라오믄 틀림없이 큰 비 오제. 그게 아주 백발백중이야.

(이수자 : 두꺼비나 참게요?)

네. 게. 그런 것이 있어라우. 그런께 사람보다 더 잘 알어라우.



닭 꿈으로 신랑이 고자임을 안 처녀

앞의 이야기에 이어 "정혼한 처녀 꿈에 장닭이 배 위에 서서 운다"는 이야기를 하겠다며 시작한 것이다.

그런께 어느 처녀가 인자 정혼을 딱 해서 날짜를 받었는디, 처녀가 밤에 꿈을 뀐게, 장닭이 배위에 올라서서 울그든. 그런게 처녀가 가만히, 생각해본께, 아 장닭은 말하자믄 성기가 읎는 짐승이 아니요? 성기가 없어. 닭이.

(이수자 : 아, 그래요?)

그러 안 해요? 거시기 저, 오리는 성기가 있어도 장닭은 성기가 없어라우. 그 장닭하고 암탉하구 말하자믄 그, 여기서는 불 붙는다 그러제. 그러니께 인자 교미를 허믄, 그 항문만 맞춰라우. 항문만 딱 맞춰. 그러고 뭐 아무런 거시기가 없어. 근디 그 때 말하자믄 그 정액이 나와요. 나와서 들어가요. 암탉한테루. 그런걸 떼노믄 정액이 미쳐 못들어가가꼬 땅에 떨어져라우. 그 닭이. 읎어. 성기가 읎어. 근께 그 오리는 있어라우. 오리는. 오리는 성기 있어.

그 처녀가 가만히 생각해본께는

'장닭이 내 배위에 올라 운다. 아, 이 도령이 고자로구나.'

이렇게 알아 버렸소. 고자를. 그러 안 하겠소? 그렇게 해석이 안 되겠소?

(이수자 : 그러겠네요. 알면 그러겠어요.)

근께 아부지, 어머니 아부지 앞에 가서 "이런 꿈을 끳는디 정혼한 도령이 아무래도 병신인 것 같다고. 그러니 우리 결혼 안 한다고 파혼시키라."고 그런단 말이야. 즈 그 어머니 아부지가 들어본께 대개 그렇거든이라우. 꿈이 맞는다허믄.

근디 대개 그 옛날엔 어른한테 들어 보믄, 혼인 전에는 꼭 꿈 뀌여가지고 꿈이 안 좋으믄 절대 그 혼인은 못 한다요. 아주 안 되어요. 그래서, 혼인을 파혼쳤어요.

파혼치고 다른 데루 인자 처녀는 시집을 갔는디, 시집가서 잘 됐어요. 잘 살았어.

그런께 인자 그 처녀가 그런 병신한테 갈 운명두 아니구 팔자가 인자 운이 좋은 운인디, 그리 정해논께 선몽을 됐제. 꿈을 꿨제. 꿈을 꿨제. 그런 일이 나올라고.

(이수자 : 그런데 아까 여기에서는 교미하는 것을 뭐라 그래요? 불 붙는다고….)

불 붙는다 그래라우. 불 붙었다고, 불 붙는다고.

(이수자 : 남자하고 여자하는 것도 불 붙었다 그래요?)

근디 남자하고 그런 관계는 또, 그 거시기보고 욕할라믄, 나쁜 말 할라믄 "그것들, 그 둘이 불 붙었다네" 짐승에 비교해서. 짐승겉다고. 그래가꼬는 고렇게 욕설을 할라믄 남들, 사람들한테도 그렇게 말하지라우. 근디, 근게 네발 달린 저런, 돼지나 소, 그것은 수 붙인다 허구, 닭은 불 붙는다 그래라우. 여기서는 그래. 여기서는 그렇게 말을 해요.

(이수자 : 그런데요, 제가 왜 여쭈워 봤냐 하면은요, 불 붙는다는 말이 참 이상한 말인 것 같아요. 왜 교미하는 걸 불 붙는다 그럴까요?)

몰라요. 그 뜻은 모르겄소. 왜 불 붙는다 그러는지. 뭔 뜻이 있을 거요. 좌우간. 근께 불자가 그 한문 글자로 교미란 뜻이 들은 글짠가 어쩐가 좌우간 ….

(이수자 : 그런데 옛날에 우리말예요, 우리민족이 옛날에 남녀 성관계 된 거기에 불을 많이 쓰거든요. 남자 성, 그 불알, 거기두 불알이잖아요. 그러니까 옛날에 성관계하는 걸 불이라고 얘기한 적이 있어요.)

응 그런 뜻이여.

(이수자 : 그래서 이게 불 붙는다는 말이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여기선 뭐 암탉들두 교미하면 불 붙는다 그래요. 돼지나 소 같은 건 수 붙인다 허구요.

그것도 사람덜이, 사람 인력으로 시겨서 한디, 인자 안 시켜도 지들끼리 만나면 되긴 되지만은 대개 그거는 자유로 안 나도 인자 사람덜이 수 나믄, 돼지고 소고 수가 나믄, 그런께 수 난다 그래요. 수 붙인다. 수 붙인다 그러제. 그런디, 닭은 그렇지 안 해. 돼지도 수 붙인다 허고, 닭만 불 붙는다고 해. 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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