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 사업은 변화해야 한다

노인일자리 맞춤형 창업으로 전환해야

전문성 강화, 틈새시장 공략 '성공 열쇠'

■ 일과 보람을 느끼는 문화재 발굴

■ 겨울철 최고 인기 산타클로스

  • 입력 2011.12.20 11:31
  • 기자명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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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발굴 현장에 어르신들의 경험과 경륜을 살려 발굴효과를 거두는 동신대문화박물관과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이 두 기관은 일자리를 찾는 어르신에게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연인원 6∼70여 명의고용효과를 내고 있으며 어르신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루 일당이 보통 5∼6만원 선이기 때문이다. 보통 3개월에서 6개월 정도의 발굴 기간을 감안한다면 약 4∼5백만 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어 어르신들이 매우 선호하고 있다. 일도 그리 힘들지 않다. 호미나 삽으로 가만히 땅을 파거나 흙을 나르는 일을 하는 단순노동이다.

어르신들은 문화재 발굴 현장에서 각종 보조 업무를 진행하게 된다. 발굴지역의 흙을 삽이나 호미를 사용해 거둬 내거나 붓이나 솔로 흙을 털어내는 일 등 다양하다. 작업의 난이도가 높지 않아 어르신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어르신들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푸근한 산타클로스로 분장하여 어린이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일자리가 있다.

전국적으로 다양한 기관이 산타클로스 파견사업을 일자리 또는 자원봉사의 형태로 마련하고 있다. 특히 서울 동대문고령자취업알선센터는 지난 2006년부터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보육시설에 산타 어르신들을 파견하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1~2주 동안 활동하게 된다. 따라서 기존 노인일자리와 차별화돼 단기 아르바이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산타가 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동안 크리스마스 캐롤을 비롯해 마술, 율동, 퍼포먼스 등을 배우게 된다.

교육을 받은 어르신들은 2인 1조로 팀을 꾸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보육시설을 방문해 마술을 비롯해 덕담과 선물 등 행복을 선물한다. 산타 파견 사업은 생계유지 목적보다는 여가나 봉사의 일환으로 참여하는 어르신들이 많다.

한 팀당 하루 평균 1~2곳에서 공연한다. 일주일 일하고 얻는 수익은 10여만 원 정도.



▲고학력 어르신 채용하는 리서치 전문기업



서울시가 운영하는 고령자기업 '탑리서치'는 100여개의 사회조사 전문 회사와 제휴하고 있는 리서치 전문기업이다. 어르신들의 노하우와 경륜을 장점으로 부각시킨 탑리서치는 그동안 대기업의 각종 통계조사를 비롯해 산림청, 조달청, 산업자원부 등 주요 정부부처의 실태조사 및 수요조사에 참여하면서 업계에서도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탑리서치에는 현재 서울 거주 60세 이상 28명의 어르신들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07년 2월 서울 종로구 서울노인복지센터 내 작은 사무실에서 10여명의 조사원 어르신들이 모여 시작한 사업이 이제는 어엿한 사무실까지 갖추고 올해 상반기까지 1억2000만원의 매출을 낼 만큼 성장했다.



▲바리스타 교육 후 실버카페 운영



'실버카페'는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개설할 수 있는데다 어르신들도 큰 힘 들이지 않고 일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주로 노인복지관, 시니어클럽 등 관련 기관이 노인일자리 창출 사업으로 '실버카페'를 운영한다. 우리 나주지역에서도 노인복지관이 실버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아직은 초보단계라 성공을 논할 순 없지만 어르신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실버가페 가운데 가장 유명한 곳은 경기도 고양시의 덕양노인종합복지관이 운영하는 곳이다. 이곳은 60세 이상 어르신들의 일자리 마련을 위해 자체적으로 실버카페를 개설했다.

지난 2008년 복지관 안에 첫 번째 카페를 열었고 2009년 지하철 3호선 정발산역의 2호점에 이어 2010년엔 일산 성사동 3호점을 낼 만큼 인기가 높다. 지난 8월에는 지역내 관공서에 4·5호점을 오픈하고 내년에는 8호점까지 문을 열 예정이다.

카페에서 일하는 어르신들은 현장에 배치되기 전 한 달 동안 커피 이론과 추출방법, 에스프레소 머신을 비롯한 기구 사용법 등을 교육받고 시험을 통과한 뒤에도 한 달간 실무교육을 받게 된다.

2~3달에 한번 꼴로 새로운 메뉴 교육도 받는다. 시급 7000원 안팎. 어르신들의 체력을 고려해 한 달 일하는 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해 월급은 40만 원 정도다.



▲ 자신의 끼와 재능을 갖춘 어르신 모델



모델로 무대 위에 서는 어르신들도 틈새시장을 적절히 공략한 좋은 사례다.

서울 서초구 양재노인종합복지관이 운영하는 'S(에스)엔터테이먼트'가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시니어 모델 전문기업이다. 지난 2007년 8월 노인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S엔터테이먼트는 실버모델이 갖춰야할 교육은 물론 에이전시와 계약을 체결, 알선하는 역할을 한다.

시니어모델은 텔레비전 광고모델을 비롯해 포스터 모델, 보조출연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게 된다. 모델로 활동하는 어르신들의 출연료는 배역의 비중과 계약 조건에 따라 천차만별.

보조연기자의 경우 하루 5~10만원, 텔레비전 광고 모델은 50만~200만원까지 받는다.

오디션을 거쳐 치열한 경쟁을 뚫고 소속사에 가입된 어르신은 180여명.

이 가운데 활발하게 활동하는 어르신은 50여명에 이른다. 엔터테이먼트에 가입된 어르신들은 매달 한차례 2시간씩 전문가를 통해 표정연기, 자기표현, 이미지 메이킹, 사진 포즈 등의 교육을 받는다.



▲ 사회공헌에 투신하는 전문직 퇴직자



전문 퇴직자를 위한 사회공헌 일자리도 마련되고 있다.

비영리단체기관인 '희망제작소'는 지난 2006년부터 전문직 퇴직자들에게 인생 후반기를 비영리기구나 비정부기구에 참여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각종 봉사활동과 취업을 지원하는 '해피시니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7년에는 퇴직자를 위한 사회공헌학교 '행복설계아카데미'를 출범, 퇴직자들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행복설계아카데미는 사회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퇴직자를 대상으로 인생의 후반부를 민간비영리단체에 참여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퇴직자 학교다. 아카데미는 지금까지 14기, 444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현재 수료생 가운데 50%에 달하는 200여명이 대안학교, 사회복지시설 등의 비영리단체에서 대표, 전문ㆍ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제2의 인생'을 꾸리고 있다. 아카데미에 참가하는 어르신들은 대부분 기업체 임원이나 교직원, 공무원, 금융인, 언론인 등 전문직 종사자 출신이다.



▲이주여성을 위한 한글·요리교육 강사



이주여성들에 대한 정서지원은 물론 한글 및 요리교육 등을 통해 이들이 한국에 원만히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어르신들도 있다.

서울 마포노인종합복지관은 교육형 노인일자리사업의 일환으로 '러빙월드(다문화가정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여명으로 구성된 어르신들의 평균연령은 65세. 은퇴 교사 및 보육교사뿐만 아니라 다문화가정에 관심이 있는 어르신들이 주요구성원이다.

이 사업은 2008년부터 마포노인종합복지관 소속 '신노년 문화봉사대' 어르신들이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봉사활동이 일자리로 전환된 경우다.

이들은 매주 두 차례씩 마포구 합정동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베트남, 중국, 카자흐스탄, 일본 등 이주여성과 그 자녀들과 일대일로 짝을 맺어 번갈아가며 한국어 교육을 비롯해 전통놀이, 전통예절 등 전통문화교육 등을 담당하고 있다.

7개월 동안 활동한 뒤 어르신들이 받는 수익은 월 20만원. 일자리사업 기간인 7개월이 지난 후에는 순수 봉사활동으로 일을 계속한다.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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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일자리 사업 가운데 공익성은 9월말 모두 끝났다. 현재는 수익성 사업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노인일자리 사업이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인일자리 사업도 변화의 물살을 타고 있는 것이다. 현재 거리나 공원에서 쓰레기 줍기 등 공익성 사업이 주를 이루고 단순ㆍ노무직 수준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지속적인 교육을 통한 전문성은 물론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살린 일자리가 호평을 받고 있다.

어르신들의 경험과 경륜을 살린 '실버모델'도 호응을 얻고 있다.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어르신들이 커피전문점을 운영하거나 겨울철이면 산타클로스로 변신,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하는 어르신들도 있다. 이처럼 전문화 또는 특성화에 성공한 노인일자리가 틈새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하면서 최근엔 보다 다양한 노인일자리가 선보이고 있다. 관련 기관도 기존 노인일자리와 차별화된 맞춤형 특성화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어르신들의 경험과 경륜을 살리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시장진입에 성공한 사례를 통해 앞으로의 노인일자리 사업을 전망해 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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