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산단 정치논리 나쁜 것인가

  • 입력 2013.06.03 11:16
  • 기자명 나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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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래산단, 정치논리는 나쁜 것인가

나주시의회 김종운 의장이 최근 통과된 미래산업단지 재협약 동의안 안건 처리와 관련 입장을 표명했다.
김 의장은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제논리로 풀어 가야할 미래산단 문제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논리로 변질돼 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무엇이 나주시민을 위한 것인지 판단하고 대승적 차원에서 동의안 안건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의장은 그동안 미래산단 관련 시공사 교체를 요구하며, 동의안 통과를 거부했던 문성기, 정찬걸, 임연화 의원의 의원직 사퇴에 유감을 나타내며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여 상처와 앙금을 키워가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시민들이 부여한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지방의원으로서의 역할 등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따가운 여론은 뒤로 한 채 총대를 메고 마치 개선장군처럼 행세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김 의장의 논리를 들여다 본다면 이상하게 생각할 만한 게 있다. “정치논리는 안된다”는 것이다. 정치논리가 빠져야 미래산단이 성공한다는 것이다.
흔히 정치논리에 대해 대략 다섯 가지 인식이 우리의 사고를 지배한다고 한다. 첫째, 정치논리는 배제가 가능하다. 둘째, 경제논리와 같은 다른 논리가 정치논리보다 우월하다. 셋째, 정치논리를 제외한 다른 논리는 ‘우리 편’이다. 넷째, 정치논리는 나쁘다. 다섯째, 정치논리는 개선될 수 없다.
김 의장 말대로 정치논리를 배제하면 정치논리가 배제 가능한 것이라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불가능하다. 정치논리는 약방의 감초다. 입장과 이익이 다르면 정치논리가 발생한다. 같은 정당, 같은 종교 내에도 여러 파벌이 있고 다양한 정치논리가 있다. 피할 수 없는 게 정치논리라면 본질적으로 나쁜 게 정치논리라고 해도 ‘우리 편’으로 삼고 개선하는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정치논리 배제론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시장 논리, 경제 논리, 전문가 논리와 같은 다른 논리에 맡기면 ‘우리 편’에 유리하다는 생각이다. 그렇지 않다. 정치논리를 배제하면 바라지 않는 결과 나올 수 있다. 예컨대 정치논리를 배제한다고 미래산단이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경제논리로만 본다면 산단개발에 가장 맞는 곳은 나주가 아니라 서울과 수도권이기 때문이다. 정치논리를 배제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주장해야 미래산단이 성공할 수 있다.
대형 시책 사업은 미래백년대계이기 때문에 정치논리 접근은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백년대계이기 때문에 더욱 정치논리가 필요하다. 우리가 몸담고 살고 있는 나주는 최고의 정치적인 실체다.
정치논리가 두들겨 맞는 이유 중 하나는 정치논리가 차기 선거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정치는 곧 선거정치이며 선거정치는 곧 지역정치일 수밖에 없다.
물론 정치논리와 다른 논리 사이의 균형과 상호 견제가 필요하다. 모든 것을 정치논리에만 맡길 수는 없다. 사안에 따라 경제논리·과학논리·문화논리의 목소리를 키울 필요가 있다.
지역정치인 스스로가 정치논리를 배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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