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역사 인식 및 의식 고취 필요

사라져 가는 영산포 적산가옥 활성화 위해 일익

  • 입력 2013.08.26 15:29
  • 기자명 김종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제시대 건축물은 부끄러운 역사라는 이유로 헐어지거나 관리가 안되고 있죠. 하지만 당시 건물을 그대로 보존하고 활용하면서 그 시대의 역사를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나주학생독립기념관에서 학예연구사로 4년째 일하고 있는 김은선(31)씨는 이렇게 말한다.


김씨는 “영산포 근대거리가 기록조차 남기지 못하고 사라져가고 있다”며 “4대강 사업 중 영산강살리기 사업에 부지 대부분이 편입돼 철거작업이 이루지면서 역사적 의미가 있는 근대건축물과 일제 강점기 나주의 역사가 있는 근대거리가 사라져가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영산포 근대거리에는 일제강점기에 형성된 근대적인 시가지의 도시구조가 잘 남아 있으며 개화기의 도시 성장과정을 잘 알 수 있는 나주의 근대문화유산이다.
특히 영산포에는 조선식산은행 영산포 지점과 일본의 구로즈미 저택이 있으며, 동양척식회사 영산포 출장소 문서고 건물도 남아 있다. 영산포 지역경제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근대거리는 보존해야 할 것이라고 김씨는 힘주어 말한다.


그는 영산포 근대거리에 있는 적산가옥(해방 후 일본인들이 물러간 뒤 남겨 놓고 간 집이나 건물)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는 “영산포에는 옛 번성기를 짐작케 하는 건축물들이 곳곳에 남아 있지만 보존가치를 잃어 가고 있다”며 “일제 강점기 나주가 갖고 있는 풍부한 자원과 지역적 이점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세운 건축물들이 대부분이어서 가슴 아픈 증거이기도 하지만 보존할 가치는 있다”고 밝혔다.


보존 가치가 있는 가옥에 대해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함을 호소했다. 이유는 역사의식 고취에 있다. 뼈아픈 역사에 대해 많은 이들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가슴아파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기회가 되면 이곳에 있는 적산가옥 하나를 얻어 청년작가들과 함께 다양한 작업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레지던스로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또 여성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싶다는 소망도 전했다. “학생독립기념관에 근무하다보니 여성 혼자서 여행하면서 기념관을 찾는 이들이 많습니다. 나주에 왔을 때 그냥 지나는 길에 관람하고 가려고 했는데 가볼만한 유적지가 많음을 알고 쉬어 갈려고 하지만 정작 묵을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어느정도 나이가 들면 혼자 여행온 여성이 편하게 쉬고 갈 수 있는 여성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김씨는 영산포가 고향이다. 목포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전남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화예술교육 및 프로그램 기획에 대해 공부를 했다. 학예연구사 일을 시작하기 전 교과서 만드는 회사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기도 했으며, 섬에 있는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도 일했었다.


그러나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영산포 근대거리에 있는 적산가옥을 조사하는 기회가 있어 연구원으로 참여하면서 문화재를 보는 눈이 달라졌으며, 보존 가치가 있는 문화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특히 대학원 논문도 ‘영산포 근대건축물’에 관한 논문을 쓰게 된다. 이후 학예연구사로 활동하게 된 것. 지금은 이 일이 천직이라고 한다.


이어 그는 요즘 아이들을 보면 역사 의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십대들중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3.1절과 8.15광복절 등 독립운동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이다.
그만큼 청소년들이 역사 의식이 없기 때문에 역사에 대한 바른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이것은 학교에서의 역사 교육이 부족하다는 것을 반증한다며 정체성과 연관이 깊은 역사에 대한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목청을 높인다.


생활이 역사라고 말하는 김씨는 “최근 시민들이 문화재 보존가치의 중요성을 깨닫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일제 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눈으로 보고 체험하는 공간을 마련해 역사 의식을 고취하는데 조금이나 일익을 감당할 계획”이라고 피력했다. 역사에 대해 바른 인식과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우리의 역사를 기억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