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의 발악을 막아 낼 열쇠는?

  • 입력 2013.09.09 17:42
  • 기자명 김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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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히고 어이없다.
인공위성으로 개미를 촬영하는 21세기 첨단과학이 있고, 남녀노소 금강산에 여행을 다니는 한반도에서 시대착오적 내란음모나 간첩사건을 터뜨리면 누가 믿겠는가? 그런데 신기하게도 거짓말이 먹힌다. 수구언론의 집요하고 호들갑스런 왜곡보도덕분에 온 나라의 멘탈이 흔들리고 있다.
 
전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여 궁지에 몰린 박근혜 정권은 선거개입, 범죄은폐 등 국가정보원의 불법행위를 감추기
위해 발악적인 반격을 시도하였다. 추악한 권력기관(국정원, 경찰, 검찰)의 개혁을 요구하는 여론에 물타기를 한다. 불법부정행위를 통해 당선된 박근혜 임금님의 사퇴까지 주장해 온 촛불시민들은 얼핏 멈칫거림과 혼돈스러움을 느끼게 되었다.
 
지금 나는 통합진보당의 처신과 진보세력의 대안에 관한 두 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다.
 
1. 수구세력이 펼친 정치공작의 희생양, 이석기 씨가 다시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다. 혹시 감옥에 가더라도 이석기 씨는 이번 사건의 패배자가 아니다. 그를 지도자로 모시는 통진당 당원들의 숭배심은 더 깊어질 지도 모른다. 그는 국정원과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하며, 자신의 위상을 지켜나갈 것이다.
 
연일 뉴스특보의 주인공으로서 모든 현안을 빨아들인 이석기의 존재감은 고난의 십자가를 진 예수의 모습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나는 개인적으로 국정원에 끌려가 고문을 당했던 경험자로서 정보기관의 추악함을 증오한다. 치졸한 공안조작에 대응하여 이석기를 구출하자는 주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민중진영이 집중해야 할 부정선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너무도 절박한 과제이다. 민주사회의 핵심적이고 필수적 요건인 것이다. 이석기 사건과 상관없이, 여전히 국민은 불법 선거개입과 범죄은폐 진상을 규명하고 싶어한다.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국정원 게이트가 이대로 묻힌다면, 다음 선거에서도 권력기관의 불법선거는 반복될 것이다.
 
1년전 비민주적 경선부정사건을 끝까지 모르쇠하며 국민을 실망시켰던 통진당은 이제라도 철저한 성찰이 필요하다. 당장 이석기 구명에만 총력을 기울일 것이 아니다. 투쟁기금 10억원을 불법대선개입 규명에 써야한다. 통합진보당은 80년대식의 광신자 집단이 아니라 국민을 대표하는 합법적 공당이며, 국고보조금까지 받는 원내정당이기 때문이다.
 
골방 속에서 혁명을 꿈꾸는 시대착오적 돈키호테는 국민적 신뢰를 얻기 어렵다. 100여명이 장남감총이나 사제폭탄으로 대한민국을 장악하거나 헌정질서를 무력화시킬수 없다.정치공작 전문가인 ‘국정원’이 누명을 씌웠다고 버틸 것인가? 그러나 이석기의 발언이 어떤 의미인지, 과연 당원들의 지향점과 정당의 강령에 합치하는지 검토해야 한다.
 
경기동부 등 일부 그룹의 독선에 휘둘리지 말고, 마땅히 자체 진상조사부터 해야 한다. 내부적 반성의 요청을 조직논리로만 짓밟는다면, 그것은 진보당의 소멸을 재촉하는 길이다. 수만명의 당원을 가진 통진당이 유권자의 선택에 의한 비참하게 도태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가장 무서운 것은 국민의 외면임을 알아야 한다.
 
 
2. 이번 종북몰이 내란음모 사건은 천둥소리처럼 시작되어 결국 모기소리로 끝날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진보정치의 추락은 바닥을 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통의 시간이다. 어차피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으로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없는데도 혹시나 체포동의안에 대한 표결을 지켜보았다. 국회의 풍경은 한편의 잔혹극이었다.
 
매카시즘의 광풍이 불어닥칠 때, 진짜로 억울한 쪽은 바로 진보진영 전체이다. 2000년 민주노동당 이후 13년의 노력이 물거품으로 사라질 판이다. 다시 한번 원점에서 출발해야할 진보운동은 수구세력을 비판하는 만큼의 엄격한 기준을 스스로에게 적용해야 한다. 새롭게 미래를 담보한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한다. 험난하더라도 창조적 파괴를 불사해야 한다.
 
진보진영은 북한문제에 대한 넓은 통찰력과 현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나는 북한을 3대 세습이라는 변태적 사회주의로 형성된 억압적 국가형태로 본다. 그 체제를 찬양하는 이석기 부류는 국정원의 먹잇감이 되기에 충분하였다. 진보진영이 반드시 정리하고 넘어가지 않으면 덤터기를 쓸 수 밖에 없는 문제였다.
 
박 정권은 나름대로 최적의 시기에 이 사건을 터뜨렸다. 언젠가 크게 써먹으려 남겨둔 ‘종북카드’를 던질만큼 국정원은 그만큼 절박한 상황이었다. 반대로 촛불을 든 국민들의 요구가 정당함을 입증하는 것이다. 이 때일수록 진보진영은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고, 선택과 집중으로 돌파해야 한다.
 
촛불집회를 가로막았던 NLL논란 당시를 되돌아보자. 박정희가 즐겨쓰던 수법이 아닌가? 이번에도 종북논란 등으로 쓰나미처럼 모든 문제를 덮어버리려는 박근혜의 계략에 말려들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누군가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가 탄압을 받는다면 기꺼이 표현의 자유를 위해 연대하여 투쟁한다.
 
하지만 그 전제조건은 그 사상이 공의로워야 하며, 과연 참된 진보의 주장으로서 떳떳한가 살펴야 한다. 이석기는 녹취록의 내용을 말한 적이 없다고 잡아떼다가 나중에는 농담이었다고 변명하면서 국민들을 실망시켰다. 자신들에게도 당당하지 못한 사상을 지켜내기 위해 연대투쟁을 요구하는 것은 모순이다.
 
결국 이 문제는 동족전쟁을 겪은 상처와 분단이 남긴 업보일 수도 있어서 한편으로 담담한 심정이다.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면 받아들여야 하고, 진보진영의 세대교체와 부활을 위하여 함께 노력하고 싶다.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역사의 수레바퀴가 전진할 것을 믿으며, 자신에 대한 성찰과 반성으로 변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다음 주에 나는 국정원의 불법행위를 박근혜 당선자가 책임져야 한다는 1인시위를 진행할 것이다. 친일매국노의 후손들이 불법행위를 하고 파란 기와집에 숨어있다. 4대강을 망친 자는 어느새 월남치마를 갈아 입었지만, 민주경찰은 헌법파괴범들을 체포해야 한다.  나주경찰서 입구에서, 출근하는 자랑스런 경찰관들께 애국심을 호소할 것이다. 동지여러분의 동참 편달을 바랄 뿐이다.
-나주시민 김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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