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쯤 멈춰서면 달리 보이더라”

인문학 배우고픈 남내동 정점례씨

  • 입력 2013.09.30 13:14
  • 기자명 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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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를 쓴다는 것은 나 자신이 부족하기 때문에 쓴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5년 가까이 시를 쓰는 모임에 열성적으로 참여했던 정점례(45, 남내동)씨의 시를 쓰게 된 동기에 대한 답변이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시를 공부했다는 정점례씨. 시인으로 등단해 시집까지 출간할 정도로 문학을 좋아하는 마음만은 지금도 소녀다.
올해 초에는 월간 문학공간에서 주최한 신인문학상 시부분에 안개 외 4편의 시로 신인문학상에 당선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정점례씨는 당시 신인문학상 당선소감으로 “시를 알기 전에는 어두운 일상이 자꾸 우울하고 소극적으로 살게 했는데 시와 함께하며 밝고 긍정적으로 변하게 해주며, 자연의 변화를 성찰할 수 있는 넓은 눈을 만들어 소소한 행복을 인지하고 모든 인연에 감사할 수 있는 따스한 마음을 얻게 됐다”고 피력했었다.
그만큼 매사에 열정적인 줌마렐라다.

남고문 바로 옆에서 세탁업을 하면서, 시민단체 활동도 마다않는 열성주부. 본업이라 할 수 있는 세탁업에 대해서도 남다른 직업관을 가졌다. “보통 사람들이 옷을 세탁소에 맡길 때는 새로 출근을 한다거나, 아니면 특별한 행사가 있다거나, 또는 면접을 한다거나 등 무엇인가 새롭게 시작할 때 세탁소에 옷을 맡겨 깨끗하게 한 후 입는 것을 보면, 세탁업은 말 그대로 새롭게 무엇인가를 시작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건강한 기운을 북돋아 주는 직업 같다”고 직업관을 밝혔다.


독특하고 신선한 사고방식은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봉사활동에 대해서도 정작 봉사활동의 수혜자보다 직접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이 훨씬 더 많은 것을 가져간다는 독특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봉사활동을 하는 많은 이들을 보면 정작 당사자들이 봉사활동을 통해 스스로 치유되고, 스스로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만들어간다는 취지다. 그래서 정점례씨는 기회만 되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하고 싶은 일도 많은 사람이다. 최근에는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정신없이 삶에 열중하다가도, 한번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멈춰서 돌아보면 이전에 봐왔던 것이 달리 보인단다. 그래서 삶의 문제를 차분하게 되돌아볼 수 있는 인문학에 대해 공부하고픈 욕심이 크다.

현재 1남2녀를 둔 정점례씨가 나주와 인연을 맺은 해는 1994년이다. 남편과 결혼 후 1년 만에 남편의 고향인 이곳 나주에 뿌리를 내렸다. 나이 들어서도 공부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아 남편의 배려 속에 방송통신대학 청소년교육과를 이수하고 현재는 대체의학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광주 첨단에 있는 남부대학교 평생교육원에 등록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다. 정점례씨는 고향인 고창에서 나주로 시집와 느꼈던 나주에 대한 이미지에 대해 마지막으로 말을 전했다. 김씨가 느낀 나주는 대단히 보수적인 동네라는 것이다.

외부인에 대한 포용력도 부족한 것 같고, 문화와 풍토가 폐쇄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다고. 그래도 마지막은 항상 그녀의 삶 만큼이나 긍정적이다. 지역에 살고 있는 이들이 지역에 대한 애정이나 관심이 높은 만큼 나주도 꼭 변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오늘 같은 가을 날씨에 하늘을 한번 보세요. 보기만 해도 너무 좋잖아요. 어디론가 막 떠나고 싶고, 누군가를 만나고 싶고, 그렇지 않나요?” 27일 금요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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