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삐그덕’

지역회의 결정 무시하고 우선순위 변경 요구해 반발

  • 입력 2013.11.04 13:49
  • 수정 2013.11.07 11:05
  • 기자명 정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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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면 지역회의, 예산 배정 안되면 위원직 총사퇴키로

나주시가 주민참여예산 지역회의가 결정한 우선순위를 무시하고 주민참여예산을 소규모 숙원사업으로 변경하려 하자 봉황면 주민참여예산위원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봉황면 주민참여예산 지역회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나주시가 지난 9월부터 주민들을 대상으로 내년도 주민참여 예산편성을 위한 주민 제안을 접수한 결과 지역회의 심의를 거쳐 주민참여예산의 우선순위를 정했다.

봉황면 주민참여예산 지역회의는 심의 과정에서 농로포장과 배수로정비 등 주민숙원성 사업은 지양하고 지역민들에게 고른 혜택이 돌아갈 공익성 사업에 집중키로 의견을 모았다는 것.

이에 따라 봉황면소재지 살기 좋은 마을가꾸기 사업, 방학중 초등학생 원어민 어학캠프, 봉황면 농업특산품 홍보간판 설치사업, 찾아가는 노래교실 등을 우선사업순위로 결정해 나주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심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나주시는 참여예산을 최종심의 조정하는 과정에서 봉황면 지역회의가 올린 우선사업이 중복투자 우려가 있거나 지역간 형평성의 문제가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농업분야 주민숙원사업으로 우선순위를 조정하지 않으면 예산 배정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봉황면 주민참여예산 지역회의는 “지역주민들이 주민 공동의 이익을 위한 공동사업으로 참여예산의 취지를 살려 나가자고 우선순위를 정해 심의를 마쳤는데 농로포장 등 숙원사업으로 변경하라는 것은 어떤 이유로든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나주시는 소재지가꾸기는 도비로 사업신청을 해놓은 상황이고, 원어민 어학캠프는 나주시 자체사업으로 추진중이며, 농특산물 홍보간판이나 풍물노래교실은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지역회의 관계자는 “지역주민들이 현실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사업을 말도 되지 않은 이유를 달아 제동을 거는 것은 참여예산을 숙원사업 해결창구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우선순위대로 예산 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지역회의 위원직을 사퇴키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나주시는 시민들이 직접 편성하는 참여예산으로 37억여원을 배정키로 하고 읍면동 지역회의에서 우선순위 사업을 결정했으나 나주시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면서 사실상 참여예산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지역회의를 허수아비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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