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와 사랑에 빠지다”

‘매일홍어’ 서세경씨, 신뢰·믿음 강조

  • 입력 2013.11.18 14:33
  • 수정 2014.08.20 13:47
  • 기자명 김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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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목사고을시장 내에서 홍어집을 찾았다. 가게에 들어서니 홍어의 톡쏘는 냄새가 코를 찌른다. 14년전에 시부모님께서 34년간 운영해 오던 홍어집을 이어 받아 2대째 운영해 오고 있는 매일홍어 서세경(40, 금계동)씨를 만났다.

그는 20대후반에 시집와서부터 이 일을 시작했다. 시집 오기전 홍어냄새에 피해다닐정도였다. 그런 그가 남편과 함께 홍어집을 운영하고 있다. 그 당시에 엄청난 도전이었다.
그의 친정집은 홍어를 좋아하지 않았다. 처음에 냄새도 못맡았다. “이것이 내일이 될지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 일을 시작한지도 벌써 14년을 넘기고 있다. “지금은 내일이라고 생각하니 좋습니다. 은근히 땡깁니다. 홍어와 한몸이 된 것 같습니다.” 애착을 가지고 자신있게 손님들에게 홍어를 팔고 있는 그의 모습은 당당했다.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힘든 여정이 있었다. 시부모님께서 몇십년 해오는동안 단골손님 대부분이 어르신들이었다.
젊은 사람이 장사를 하다보니 어르신들이 믿지 못했다. 혹시 속여 팔지 않을까 하는 의심들로 가득했다는 것. 자신들을 믿지 못하고 다른 가게로 옮겨 가는 모습에 많이 힘들었다고 회상한다.

그는 연애시절에 부모님이 홍어집을 가게를 한다는 남편의 말에 별로 개의치 않았다. 남편이 좋았고 사랑스러웠기 때문이다. 홍어를 즐겨 먹지도 않고 자주 접해 본 적이 없었던 그에게 결혼을 하면서 인생이 완전히 바뀐다. 홍어 인생으로 말이다. 14년이 지난 지금은 홍어 좋다고 한다.

그는 매일 일찍 가게 문을 열고 저녁 9시정도에 문을 닫는다. 한달에 달랑 하루만 쉰다. 하루종일 의자에 앉아서 수작업으로 홍어를 썬다.
서씨는 잠시잠깐 후회 한적이 있었다고 솔직히 말한다. 가끔 한번씩 지인들을 보면 부럽다고 했다. 보험사 등 영업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보면 단정한 옷차림으로 사람들을 만나는 모습이 너무 부럽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들이 자신을 부러워한다고 너스레를 떤다. 지금은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매일 최선을 다하고 일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신뢰·믿음”을 강조하며 “홍어하면 매일홍어”라고 자연스럽게 나올수 있도록 최고의 홍어집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삼합을 좋아 한다고 말하는 서씨는 “홍어는 건강식품이다”며 “홍어를 하루 5-6점을 꾸준히 먹으면 간단한 위장병정도는 치유되고 속병이 없어진다”고 애찬론을 펼쳤다.

“잘 삭힌 홍어는 독한 향이 나지 않고, 입 안에 넣었을 땐 밋밋하다가 씹을수록 박하향이 납니다.” 홍어를 25~30일 정도 저온 숙성을 시켜 고객들에게 맛있는 홍어를 제공하고 있다.
“너무 많이 삭히면 수분이 빠져서 찰진 맛이 떨어지고, 덜 삭히면 비린내가 나거든요. 2대에 걸친 각고의 노력 끝에 홍어를 제대로 삭히는 기술을 터득한 것이지요.”

 
 

그는 칠레산만을 판매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이면서 원산지를 절대로 속이지 않는다고 했다.
전 세계 30개국에서 홍어를 들여 오지만 그중에서도 칠레산 홍어만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드럽고 찰진 맛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한편 그는 여느 여자처럼 이쁜 옷을 입고 산으로 바다로 여행을 가고 싶고, 문화생활도 즐기면서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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