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원금 퍼주기 계속할 것인가

  • 입력 2013.11.25 10:33
  • 수정 2013.11.25 10:36
  • 기자명 나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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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훈 나주시장이 내년도 시정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시민화합과 경제 활력 회복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임 시장은 22일 열린 나주시의회 제169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 ‘2014년도 예산안 제출’에 즈음한 시정연설을 통해 “기업이 선호하는 투자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융자금 지원과 투자유치를 촉진할 다양한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내년도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다른 지자체와 차별화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방침 아래 투자의향 기업에 부지제공, 취업알선, 투자보조금 지원 등 소요예산만 55억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주시 민간이전경비는 지난해만도 195건에 205억에 이른다. 이 가운데 민간자본보조가 49건에 127억원으로 집중 지원되었는데 이는 나주시가 기업지원금 명목으로 보조금을 과다하게 지급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로 나주시는 투자기업보조금으로 15개 기업에 91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100억에 이르는 막대한 혈세를 기업지원실을 통해 민간이전경비로 집행했다.
임 시장은 지난 9월 전직원들에게 보낸 사내메일을 통해“허리띠를 동여매는 마음으로 예산절감에 나서자”며 전직원들에게 비상한 각오를 주문했다고 한다. 나주시 세입의 45% 가량을 차지하는 교부세와 법인세 감소로 지자체의 어려운 재정여건을 토로하면서 예산 절감을 위한 개선대책 수립을 촉구했다는 것이다.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꼼꼼히 챙겨 불필요한 지출은 막고 아껴 쓰고 잘 쓰기 위한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기업지원금 역시 기업유치를 위해 좋은 조건을 제공하는 등 노력하는 것을 탓할 필요는 없지만 그것이 특혜적 수준에 해당되거나, 그만한 성과가 없다면 예산낭비에 다름 아니다.


의욕과 적극성을 띤 기업유치 활동은 긍정적일 뿐 아니라 당연한 일이다. 기업을 유치하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효과와 인구유입, 고용창출 등의 파급효과가 적지 않다. 따라서 더 많은 기업을 유치할수록 그만큼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의욕만으로 될 일이 아니다.


불법과 비리로 얼룩진 미래산단 조성과정에서 보듯 치밀한 전략과 추진력이 따르지 못해 기업유치의 본질이 흐려지면 행정력만 낭비하고 주민에게 허탈감을 안겨주는 결과가 된다. 기업유치 전략도 근시안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여기저기 그물을 치고 성과를 기대하는 식의 기업유치 활동보다는 지역에 실질적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기업을 엄선해야 한다.


시민들을 얼마나 고용했는지, 나주에서 생산한 물품을 얼마나 쓰고 있는지, 나주시와 시민들을 위한 사회적 공헌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냉철히 따져 봐야 한다. 혜택과 자본보조만 받으면서 별다른 기여를 하고 있지 않다면 이는 시민의 혈세로 기업만 배불리는 ‘기업 퍼주기’에 다름 아니다.


시의회는 선심성 기업지원금은 꼼꼼히 가려내도록 내년도 예산심의를 강화해야 한다.
기업지원금이 합리적으로 사용됐는지 객관적 평가의 토대가 될 정보는 마땅히 공개되어야 하며, 보조금 지원에 따른 투자이행 확보 등 사후관리 대책이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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