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과 출하는 공멸의 길

  • 입력 2014.07.28 08:56
  • 기자명 나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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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석(9월 8일)은 38년 만에 가장 이른 시기에 찾아온다.
농업인들이 추석을 맞이하는 마음은 또 남다르다. 특히 나주배 등 과수농가에게 추석은 한마디로 대목장으로 기대가 크다. 어떻게든 많은 물량을 추석 대목장에 소화해야 한다. 설 명절과 함께 추석 대목에 배값이 상대적으로 좋은 데다 저장 부담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추석을 앞두고 과일 농가와 유통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과일이 충분히 익지 않아 대표적인 제수용품이자 추석 선물인 나주배 물량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과일 생육기간이 짧아 익지 않은 과수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 물량 확보에 어려움은 물론 가격 또한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

이 틈을 이용해 아직 덜 익어 상품성이 낮은 배를 시장에 출하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올해처럼 추석이 이르면 그 정도가 심할 것으로 보인다.
심정적으로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미숙과 출하는 전체 나주배 농가를 공멸의 길로 몰고 가는 최악의 자충수임을 알아야 한다. 미숙과 출하로 인한 피해는 엄청나다. 높은 값을 지불하고 구입했거나 정이 담긴 선물로 받은 나주배가 맛이 없다면 그 결과는 자명하다. 한번 맛이 없다고 느낀 소비자는 다시 구입하는 것을 꺼린다. 물량은 쏟아지는데 소비가 저조하면 저장물량은 늘고 값은 폭락하기 마련이다.

미숙과 출하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생산자 농가에게 돌아간다.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가 둘이 되고 열이 되면서 전체 농가가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조기 출하를 목적으로 겉 빛깔만 그럴싸하게 내는 미숙과 생산과 출하는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
나주시와 농협을 필두로 도매시장·유통업체도 이들 농가에게 불이익을 주는 등의 조치로 미숙과 출하를 막아야 할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이른 추석에 출하 적기를 맞는 품종 개발을 고민해야 한다.
2000년부터 2100년까지 10월에 추석을 맞는 해는 불과 23번뿐이다. 무려 77번이나 9월에 추석이 들어 있다. 이른 추석에 정상적인 숙기를 맞는 배 품종 개발과 함께 수종을 갱신하거나 과원을 조성할 때 이를 감안한 재배 전략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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