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판승 예상했지만 유효에 그친 승리

  • 입력 2014.08.02 15:46
  • 수정 2014.08.20 14:07
  • 기자명 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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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시원한 한판승을 예상했다. 업어치기든 뒤집기든 상대방을 메트에 내다꼽는 시원한 한판승을 예상했었다.
하지만 막상 결과는 겨우 유효에 그쳤다.
승리하기는 했지만 모두를 시원하게 할 통쾌한 한판승은 없었다.

지켜보는 관중들 모두가 한판승을 예상했던 것은 경기 자체가 뻔했기 때문이다.
선수들 체급부터가 달랐고, 소속 도장 역시 급이 달랐다.
승리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한 선수의 도장은 연달아 챔피언을 배출한 도장이었고, 상대 선수는 한 번도 챔피언을 배출하지 못한 도장 소속이었다. 게다가 한 선수는 도장도 없는 무소속이었다.

그러다보니 경기 자체도 싱거워졌다.
관중들도 승리의 결과보다도 외적인 곳에서 흥미요소를 찾기 시작했다.
얼마나 흥행을 할 것인지, 관중은 얼마나 들 것인지, 경기 결과는 뻔할 것이기에 경기 외적인 것에 관심이 더 높았다.

그리고 경기 결과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시원한 한판승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승리를 예측했던 선수는 ‘유효’승에 그쳤다.
상대선수는 선전했고, 챔피언 예상자는 고전했다. 승리하기는 했지만 씁씁한 승리였다. 관중들의 외면으로 흥행은 35%에 머물렀고, 일방적인 몰아주기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번 나주화순 국회의원 재선거를 두고 한 평이다.
신정훈 당선자의 승리를 폄하하거나 왜곡할 의사는 없다.
농민운동가에서 출발해 기성정치권에 도전, 최연소에 무소속 내리 4연승(도의원 2선, 단체장 2선)이라는 대한민국 지방자치사에 전무후무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절치부심 끝에 중앙정치에 입문, 지난 나주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해 승리로 이끌었고, 이번 나주화순 국회의원 재선거에는 본인이 직접 출마해 승리를 거머쥐었다.
일명 신정훈의 화려한 정치재개이자 부활이며, 중앙정치 입문이다.

그래서 그의 이번 성적표가 담고 있는 의미는 남다르다.
신정훈 당선자에 대한 예상밖의 반발표.
새누리당 김종우 후보의 22% 약진.
신정훈 당선자 측의 냉정한 선거평가가 꼭 필요한 이유는 당연했어야 할 한판승이 왜 유효승에 그쳤는지를 들여다봐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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