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민의 상 ‘시민 없다’ 비아냥

후보자 공무원 신분에 시민들 의아심

  • 입력 2014.10.27 09:02
  • 기자명 이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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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민의 상 수상자가 선정된 가운데 그 결과를 놓고 납득하기가 쉽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돼 주목된다.

나주시는 지난 14일 공적심사위원회를 개최해 4개 부문에서 추천된 5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엄정한 심사를 거쳐 교육문화부문에 양재환(나주시청 사이클 감독)씨와 지역개발부문에 조명숙(국민건강보험공단)씨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양재환씨는 나주시청 사이클팀 감독으로 나주를 ‘사이클 메카도시’로 발돋움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하였으며, 2011~2012년 세계트랙월드컵대회 1위, 각종 아시아선수권 대회, 특히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단일종목으로는 가장 많은 16개의 메달을 획득하여 종합우승의 금자탑 달성과 각종 전국사이클대회 출전시마다 1~2위를 입상하여 나주시의 명예를 드높인 성과를 인정받았고, 조명숙씨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나주지사 차장으로 나주지사 사옥을 신축함에 있어 설계에서 현장 안전관리, 준공까지 성실히 수행하였으며, 민원을 내 가족처럼 섬기며 노력하여 2013년 전화응대 친절 모니터링 결과 전국 178개 지사 중 전국 1위를 달성했다.

또 다문화가정 5세대와 자매결연을 맺어 활동하고 있으며, 지역사회 여성자원봉사회 회원으로 지역의 복지사각 지대 해소에도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나주시는 선정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나주시의 이러한 선정이유가 설득력을 얻을지는 의문이다.
두 명의 선정자가 공교롭게도 일반 시민이 아닌 공무원 신분이라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공무원 제외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명색이 나주시민의 상이라면 일반 시민들 중에 지역사회
발전에 공로가 큰 분들을 선정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적심사위원회가 미처 생각지 못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반 시민들과의 눈높이에는 엇박자가 난 셈이다.

또 하나 엄격한 기준을 이유 삼아 절대평가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기계적으로 적용된 것 아니냐는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특히, 심사방식에 있어 서류에 의한 공적심사가 절대적이어서, 공적서류 외에 후보자에 대한 다면평가가 실상 어렵다는 한계를 드러낸 점이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한 관계자도 인터뷰를 통해 “실상 후보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서류만 놓고 심사해 이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잠시 한 적이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다른 심사위원도 “절대평가라는 기준에 맞춰 후보자 선정을 찬성과 반대라는 규준으로 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더군다나 공적서류만 의존하는 것도 문제다. 후보자가 공적서류 외에 가정생활, 사회생활, 주위분들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지 이번 같은 방식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전로비설도 도마에 올랐다.

모 후보자가 사전에 심사위원들에게 로비성 전화까지 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한 관계자는 특정후보자가 “시민의 상 후보자로 추천된 것도 개인에게는 영광”이라며, 더욱 열심히 하겠다는 취지의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당일 심사과정에서 다른 위원도 같은 전화를 받았다는 것을 분명히 들었다며, 이번 시민의 상 후보선정은 분명 뒷말이 많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시민의 상 후보자의 신분, 사전로비설, 평가방식의 문제점 등, 강인규 시장 취임 후 첫 시행되는 나주시민의 상 선정을 놓고 시민들은 지금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한편, 나주시는 엄격한 기준으로 후보자의 공적에 대해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를 통해 후보자를 선정하는 방식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특히 나주시민의 상이라는 격을 지키나가기 위해 5개 분야를 나눠 5명의 후보자까지 선정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분야별로 5명 전부를 선정한 사례는 많이 없다. 지난해에는 단 1명만 선정할 정도로 엄격한 기준으로 상을 수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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