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불통하는 행복한 관료

  • 입력 2014.10.27 11:12
  • 기자명 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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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소통하는 행복한 나주. 민선6기 강인규 시장의 상징이다.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시장에 당선된 강인규 시장은 최고의 화두로 시민과의 소통을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그런 강인규 시장 취임이 이제 100일을 넘어섰다.
민선6기는 그 동안 얼마나 시민들과 소통하고 있을까?
“흐트러진 나주의 시정을 바로잡고, 소통의 리더십으로 나주를 새롭게 바꿔가겠습니다. 시민들의 기대와 희망을 가슴에 무겁게 새기겠습니다. 시장은 혼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시민과 소통하면서 공직자와 함께 일하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일을 하다가 애매해서 문제가 안 풀리고,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를 때에는 가장 궁극적인 잣대가 시민입니다”
강인규 시장이 취임 당시 강조했던 인사말이다.

하지만 취임 100일이 지난 민선6기 현재, 나주시는 시민과의 소통에 대해 이상징후가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민선6기가 가장 강조하고 있는 소통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공직사회의 복지부동이라고 시민들은 입을 모은다.
민원인들의 가장 큰 불만이 바로 일을 하지 않을 명분만 찾는 공무원이 바로 나주시청 공무원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

예산, 법, 조례 등의 근거가 일을 하지 않는 쪽으로만 해석되는 곳이 바로 나주시청이라는 비아냥이 나온지 오래됐다.
물론 그 근저에는 민선5기에 사법처리된 공무원들이 발생한 후유증이라는 것은 이해되지만, 정도가 심하다고 비판하는 시민들이 많다.

그래서 강인규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현재 그 기대감이 해소되고 있다고 보는 이들이 많지 않다.
되려, 강인규 시장이 취임하면서 관료화가 더욱 심해졌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거론된다. 강인규 시장의 지도력과 직관된 문제다.

강인규 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소통위원회와 재정위기범대책위원회 활동을 봐도 얼마나 나주시가 형식적인지 알 수 있다.
사실상 두 위원회의 실무력을 대부분 공무원들이 기안하고, 관여하고, 실행하고 있어서 공무원들이 나서지 않으면 속도가 나지 않는다.

민간위원들의 참여도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일명 제풀에 지쳐 나가고 있는 셈이다. 공무원으로서는 ‘시엄씨’가 없어지는 기분이 들지 몰라도 시민과의 소통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이번 나주시의 급작스런 승진인사도 결국 시민사회와의 소통부제에서 빚어진 촌극이다. 급작스런 인사단행에 대해 어떤 시민들이 납득할지 강인규 시장은 되돌아봐야 한다. 심지어 “급한 돈이 필요했나보다”라는 웃지못할 비아냥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그만큼 시민들과의 눈높이 맞추기에 현재 민선6기는 실기하고 있다.
가장 존중받아야 할 나주시민의 상 수상자 선정을 놓고도 의아해 하는 시민이 많다는 것도 강인규 시장은 곱씹어봐야 한다.

나주시민의 상이 아니라 나주 공직자의 상이라고 이름을 바꾸라는 비아냥 또한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결국 이름만 시민과의 소통이지 실제로는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시민과 소통하는 행복한 나주’라는 슬로건이 ‘시민과 불통하는 행복한 관료’로 바뀌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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