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에 시달린 30년, 이제는 못 참겠다

왕곡면 신원리 주민들, 돈사 악취에 집단 반발

  • 입력 2015.01.12 09:19
  • 수정 2015.01.12 09:21
  • 기자명 이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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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내 돈사를 비롯한 축산 농장에서 풍기는 악취로 지난 30여년간 골머리를 앓던 왕곡면 신원1리 금동마을 주민들이 “이제는 참을 수 없다”며 “마을로부터 (돈사를) 몰아내겠다”고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마을 중앙 어귀에 자리 잡고 있는 D축사는 작년 말까지 같은 마을 주민 송 모씨가 28년째 경영해 오다 최근 들어 건강상의 이유로 축사를 매매, 양도해 현재는 타 지역에서 전입해온 배 모씨가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을 주민들은 같은 부락에서 동고동락 해온 D축사 주인 송 모씨가 애초 돈사 설립 당시 주민들로부터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본인 대 까지만 돼지를 키우고, 이후 절대 물려주지 않겠다”고 약속했었지만, “작년 12월말 경에 송 씨가 돈사를 타인에게 매매하고 본인은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갔다”고 분개했다.

또한 주민들은 “수 십 년 동안 축사에서 풍기는 악취 때문에 빨래도 밖에 널어 말릴 수 없었고, 여름철이나, 비가 오는 날이면 주변 하수구는 물론, 길가에서도 악취가 진동해 견딜 수가 없다, 이뿐만 아니라 명절마다 고향을 찾아오는 자녀들과, 마을에 새로 이사 오려던 사람들도 냄새 때문에 다시 되돌아가는 일이 허다하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신원1리 이장 김 모씨는 “축사 전 주인 송 씨가 오랜 시간동안 함께 지내온 마을 주민이기에 그동안의 정이 있어 마을주민들이 30여년의 세월을 참고 살았지만, 이제와 아무런 예고 없이, 단 한명의 동의 없이 축사를 연고도 없는 사람한테 팔아넘긴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현재 주민들에게 ‘돼지 사육 반대 서명’을 받아놨고, 시에 전자민원을 게시함과 동시, 시장실 면담을 신청해놓은 상태”라 언급, “향후 집단 시위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반대로 현재 D축사를 양도해 운영 중인 배 모씨는 이와 같은 반발에 다소 난처한 입장을 표명했다.
배 모씨는 지난 6일, 본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축사 매입 당시 송씨에게 ‘마을 주민들과의 자리를 한 번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으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만남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마을 주민들이 돈사 경영에 이토록 강경한 반대 입장이라는 것을 사전에 알았더라면, 절대 오지 않았겠지만, 지금에 와서 무작정 나가라고만 하시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난감해 했다.

또한 “지난 달 31일, 마을 총회 자리에서 대다수 주민들이 자신에게 일방적으로 ‘마을을 떠나라’는 식의 발언을 한 것과 더불어, 그날 총회에 참석한 축사 전 주인 송씨가 이전에 돈사 설립 당시 주민들과 했다던 구두 약속과 관련, “그 말을 들었던 사람은 손들어 보라”는 송 씨의 발언에 한 명도 손을 드는 주민은 없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배 모씨는 “돈사 냄새를 저감시키기 위해 약품 처리 등 나름대로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마을로 이사 온지 한 달도 채 안된 상황에서 무조건 나가라고만 하시니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으로써 난감할 일이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이날 나주시 환경관리과에서 주민들의 전자민원을 접수, 현장에 나와 별도 악취 측정을 해간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악취 측정을 위해 공기를 채취해 전남도 환경보건연구원에 의뢰를 해놓은 상태이며, 기준치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10일정도가 소요될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주민 반발과 관련, 시 관계자는 “돈사 매매, 양도는 개인의 재산권 측면의 문제라 현행법상 하자가 없는 것으로 현재는 파악되고 있다”며 “지금은 주민들과 축사 소유주간의 대화가 우선시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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