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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 도보행진단, 나주시민과 함께한 1박 2일
이신재  |  jae70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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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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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세월호 선체 인양과 실종자 수습, 진상 규명 촉구를 위해 지난 달 26일 안산에서부터 시작된 ‘세월호 유가족 도보행진단’이 15일째 일정으로 지난 10일, 광주를 거쳐 나주에 도착했다.

   
 

유가족 도보 행진단은 10일, 오후 2시 동곡파출소 앞에 도착한 뒤 마중 나온 시민 20여명과 함께 동신대를 거쳐 목사골 시장에 당도했다.
하루 평균 25km를 달려온 힘겨운 여정 속에도, 붕대로 동여맨 성치 않은 다리를 이끌고 나주 목사골 시장에 도착한 유가족들에게 시민들은 사전에 준비된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가 담긴 현수막을 흔들며, 아낌없는 박수로 환대했다.

오후 5시 30분 즈음, 금성관으로 향하는 시내 행진이 시작됐고, 중앙로 곳곳에서 노란 물결이 펄럭였다. 그 시간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은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손을 흔들며 따스한 눈길로 그들을 향해 무언의 응원을 보내고, 아예 무리에 동참해 함께 행진하는 시민들이 점점 눈에 띄기 시작했다.

SNS를 통해 소식을 접한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이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300여명에 가까운 큰 인파가 몰려들었고, 이날 행진은 금성관에 도착해 마무리 되었다.
겨울의 막바지에 다가온 추위 속에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후원의 손길은 유가족들을 더 따스하게 만들었다.

연이은 강행군에 몸과 마음이 지친 유가족들을 위해 관내 한의사협회와 보건의료노조에서는 한방치료와 물리치료로 대변되는 그들의 재능을 기꺼이 기부했다.
농민회 회원들을 비롯한 농민약국에서도 시종일관 유가족들을 지키며 따스한 손길을 보탰다.

나주 곰탕 하얀집과 한옥집은 유가족들과 행진단 무리에게 따듯한 곰탕을 대접하는 등 훈훈한 후원의 손길들은 끊이지 않고 줄을 이었다.
도보단은 숙박 장소인 왕곡면 배 테마파크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여장을 풀기 바쁘게 유가족들은 지역민들과의 간담회를 위해 자리를 옮겼고, 서로 마주보며 테이블을 나눠 앉은 채 나주 진보연대 소속단체회원 10여명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주고 받았다.
언론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에 대한 질문을 받자, 부모들은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의혹이 너무 많아서 일일이 언급해 드리기가 조심스럽네요. 단, 섣불리 저희가 이야기 하지 않는 이유는 언론과 SNS를 통해 숱한 루머들이 양산되고, 또 다른 거짓 증거들이 만들어지기 때문이에요. 앞으로 하나하나 밝혀나가야 할 문제들이 저희 부모들의 숙제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중요하죠. 진상을 규명해서 책임자를 처벌하는데 그치지 않고 반드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대안이 제시됐으면 하는 바램이에요. 우리 유가족들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지금까지 진행 되 온 과정은 현 정부와 여당의 의도대로 흘러가고 있어요.

수박 겉핥기식 반쪽자리 특별법과 편향된 언론보도는 편향된 여론을 조성했고 점점 국민들의 기억에서 잊어지도록 만들었어요. 도보 행진을 하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입니다. 가만히 있으면 잊어버리니까...”

시종일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던 한 아버지가 울먹이며 입을 열었다. “우리는 죄인입니다”
“아직도 찾지 못한 9명의 실종자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제대로 된 특별법을 만들지 못한다면 제 2의 세월호 사고가 안 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국민의 생명을 돈으로만 계산하는 것이 현 정부입니다. 모르면 가르쳐야죠. 아이의 빈자리가 무서워 고향도 못갑니다. 명절이 다가오는 것이 두렵습니다”

“부디 남겨진 부모들만의 일이 아닌, 국민들의 몫이라 생각해주시고 끝까지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시간 가깝게 진행된 간담회를 끝으로 유가족은 고된 하루를 끝마쳤다.
다음날, 다음 행선지인 무안으로 향하기 위해 오전 7시, 동신대 앞에 집결한 도보행진단은 다시터미널을 거쳐 고막원교회에 도착했다.

그리고 미리 마중 나와 있던 함평중학교 70여명의 학생들이 각자 손수 쓴 편지를 전달하자, 유가족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울음을 터뜨렸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시민들의 눈시울에는 눈물이 고였고, 이내 열렬한 격려 박수를 보냈다.
유가족들은 연신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그렇게 나주에서의 1박2일을 마무리하며, 진도 앞바다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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