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서울

  • 입력 2015.06.15 14:29
  • 기자명 나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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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수학생기자
▲ 김지수학생기자
'말이 나면 제주로 보내고, 사람이 나면 한양으로 보내라.' 이 말이 유효함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서울은 항상 많은 사람으로 붐벼댄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상경(上京)을 곧 출세로 여겼고, 그러한 흐름은 입시에서도 작용하여 ‘서울 소재의 대학들’을 가리키는 '인(IN) 서울'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냈다.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만큼이나 유명해진 이 단어는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막강한 파급력을 행사한다. 학부모들은 특정 학교의 '인 서울' 진학자 수로 고등학교를 평가하고, 그런 기준으로 가장 좋은 학교, 즉 ‘인 서울’을 가장 많이 보낸 고등학교에 그들의 자녀를 보낸다.
 
또한 선거철이 되면 각 후보들은 '지역 학업 수준 강화'라는 말에 ‘농어촌 전형’ 등의 양념을 버무린 달콤한 말로 학부모들의 지지를 호소한다.

이러한 현상은 참 아이러니하다. 한 쪽에서는 수도권 혹은 타 지역으로의 인구 유출을 걱정하고 있는데, 다른 쪽에서는 인구, 그것도 ‘학력 수준이 높은’ 인구의 유출을 장려하고 있으니 말이다.

혁신도시가 계획됨에 따라 여러 공공기관의 본사가 나주로 이전되었고, 기업의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드디어 나주가 기회를 맞이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로 우리 나주의 지식인들이 떠난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할까? 나주의 학생들은 대부분 나주에서 나고 자라 누구보다 나주를 ‘잘 아는’ 학생들인데, 정작 나주를 ‘잘 아는’ 학생들은 나주가 아닌 다른 곳에서 일하고, 상대적으로 나주를 ‘덜 아는’ 사람들이 나주에서 일한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

현재 나주에는 금성고등학교, 나주고등학교 등 여러 고등학교와 그곳에 재학 중인 수많은 학생들이 있지만, 정작 그중에 우리 지역에 연고한 전남대학교, 동신대학교 등을 목표로 공부하거나, 그곳으로의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나주가 발전의 기회를 맞이한 만큼, 이 기회를 잘 살려야한다. 시청과 시의회는 나주의 학생들이 우리 지역의 대학교에 진학할 경우, 새로 이전된 공공기관과 기업의 신규 채용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검토하고, 그러한 제도를 수용할 의지가 있는 공공기관과 기업을 지원해야한다.

지역화가 곧 세계화인 시대이다. “지역이 살아야 내가 산다.”라는 모 시의원의 말처럼 지역이 살아야 내가 살고, 국가가 산다. 나주의 발전은 전남의 발전이요, 국가의 발전이다. 우리 지역에 주어진 기회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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