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대표축제 ‘안하나’ ‘못하나’

산발적 축제 개최-소멸 반복, 예산낭비 지적도

  • 입력 2015.06.29 10:02
  • 기자명 이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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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담양군은 지난 5월 1일부터 5일까지 죽녹원, 관방제림 일원에서 ‘제 17회 담양대나무축제’를 개최하고 관광객 28만 6000여명을 끌어 모으며, 담양 대표축제로서의 명성을 이어갔다.

같은 날, 함평군도 ‘나비와 함께 풍요롭고 행복한 세상’을 주제로 제 17회 함평 나비 대 축제를 10일 간 개최하며, 매년 연 평균 30만명에 육박하는 관광객 유치를 올해도 변함없이 달성해냈다.

이처럼 나주시 인근 지자체에서는 매년 대표축제를 통해 수십억원의 관광수입과 더불어 관광객들을 통해 지역 이름을 전국적으로 알리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나주시도 올해 11회째를 이어오고 있는 영산포 홍어축제로 근근이 축제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긴 하지만, 관광객 규모나 예산 등으로 미루어 보아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로 내세우기엔 다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나주시가 지원하고 있는 관내 축제로는 앞서 언급한 영산포 홍어축제, 금남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주최하는 한수제 벚꽃축제, 작년에 시범적 차원에서 영산강 일대 억새길을 활용해 개최됐던 ‘가을 억새와 사랑’까지 총 3가지다.

관내 각 읍·면·동 번영회나 주민자치위원회에서도 자체적으로 지역의 특성과 맞물린 소규모 축제를 매년 개최 중에 있지만, 별도 지자체 지원 없는 예산적 한계나, 홍보부족 등으로 그들만의 축제로 전락되기도 한다.

이전, 나주목사 부임행차 재현 등 역사·전통 농경문화와 대중문화를 아우르는 다양한 소재로 야심차게 개최됐었던 영산강문화축제는 오래전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왜 나주시에는 대표축제가 없는 것일까.

이에 시민 A씨는 “인근 담양군은 죽세공품을, 보성군은 녹차를 활용해 해년마다 수십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초중고 교과서로 볼 때나 아직까지는 그래도 나주하면 ‘배’인데 나주시는 지역 특산품을 활용한 축제고민은 안하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 의아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A씨는 “매해 지역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축제가 개최됐다가 몇 해 못가고 소멸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밑 빠진 독에 예산 붓는 꼴이다. 지자체 홍보와 축제 콘텐츠가 타 시군 대표축제에 비해 턱없이 떨어진다. 먹을거리만 많고, 보고 즐길 거리가 없다는 것이다. 우수 관광사례를 벤치마킹해서라든지, 공모를 하든지, 간담회를 열어 시민의 다양한 의견제시를 유도하든지 간에 대표축제 발굴에 대해 여러 방면에서 고민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은 다소 뒤처지는 모양새다”고 지적했다.

25일, 나주시 문화관광과 축제지원팀 관계자는 “예전에는 나주 배를 활용한 배꽃축제 등이 있었지만, 몇 년마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냉해피해를 비롯해 배꽃이 날씨에 민감한 터라, 축제시기를 맞추기가 어렵다. 축제 시즌인 10월경에는 배 수확 철이라 농가들이 분주해 조율이 어려운 부분도 있다. 또한 올해 같은 경우 착과불량으로 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이처럼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

또한 관계자는 “지역의 대표축제 유치를 위해서는 연속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기반이 요구되는데 현재 나주시는 담양 대나무 숲(죽녹원), 보성 녹차밭과 같은 기반이 실질적으로 미비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는 10월말 경에 국립나주박물관에서 ‘마한역사문화축제’를 개최할 계획을 수립 중에 있으며, 아울러 나주를 대표할 수 있는 축제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나주시는 오는 10월 30일부터 31일까지 8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국립나주박물관 및 반남고분군 일원에서 ‘2천년의 시간여행, 마한역사문화축제’를 개최한다. 지난 3월 24일 반남면사무소에서 축제개최 사전준비에 따른 회의가 있었고, 4월 경 박중환 국립나주박물관장과 고고학 분야 이정호 동신대교수, 이민철 문화관광과장을 비롯해 반남면 사회기관단체장, 지역 언론인 등으로 추진위원회가 꾸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축제는 기존 반남면 번영회 주관으로 열렸던 반남 국화꽃 축제가 자체 예산 부족으로 답보 상태에 놓여 중단된 것을 본 행사와 결합시켜 부활시킴과 동시에 일대 고분군과 박물관의 중요 관광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마한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영산강 유역의 문화적 정체성 확립과 주민 화합으로 연계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축제를 개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축제와 관련해 장행준 시의원은 “최근 박물관 후원회나, 관내 마한역사공부모임 등 마한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계획된 축제는 나주의 마한역사에 대해 재조명하고 전국적으로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지자체에서 적극 지원해서 흐지부지 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장려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언급한 담양군과 함평군은 매년 지역의 대표 축제를 통해, 단순 관광객 유치에 그치지 않고 축제와 관련된 고용창출효과와 군민이 직접 참여하는 농·특산물 판매, 지역을 찾은 관광객이 소비하는 실질적 수입 등으로 수십억원의 이르는 부가가치를 얻는다.

대표 축제로 누릴 수 있는 가장 극대화 된 효과는 바로 담양과 함평이라는 이름이 전국에서 모여든 관광객을 통해 전국으로 퍼져 나간다는 것이다. 그것은 막대한 돈을 쏟아 붓는다고 해서 무조건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한역사문화축제가 지역 대표축제로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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