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블랙홀 시작, 원도심 위기

외식 소비층 혁신도시로 쏠림현상 대책 마련 시급

  • 입력 2015.08.03 09:42
  • 기자명 이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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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가람 혁신도시 입주민 증가와 함께 정주여건이 점차 갖춰지면서, 상권이 활성화됨에 따라 외식업 소비에 대한 혁신도시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곰탕 거리를 비롯한 원도심 소재 음식점은 점심때가 되면 인파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으나, 최근 몇몇 음식점을 제외하고는 소비층의 감소세가 눈에 띄는 분위기다.

특히 원도심 중에도 유흥 상업시설, 요식업, 카페 등이 밀집돼 있는 대호동 일대에는 대학교 방학시즌과 맞물려, 예전과는 달리, 다소 한산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혁신도시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면서, 도시 활성화라는 긍정적 측면이 존재하는 반면에, 원도심 입장에서는 바야흐로 예견된 위기가 시작됐다며, 자구책 측면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원도심 요식업주 시민 K씨는 “몇 달 전만해도 점심때쯤이면 테이블이 거의 가득차거나 자리가 없어 손님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발생했었는데, 최근에는 손님이 반 이상 줄어든 것 같다”며, “분위기를 봐서는 혁신도시의 새로운 음식점들을 찾는 것 같다.
 
어느 정도 예상했었던 부분이지만,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몇몇 전통적으로 인기 좋은 식당을 제외하고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특단의 자구책이 필요하다”고 하소연했다.

이러한 쏠림 현상에 대해서 혁신도시라는 새로운 시장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과 더불어, 새롭게 들어선 혁신도시 상가에 비해, 원도심 상가의 시설투자가 다소 미흡하다는 점, 서비스 불친절, 열악한 환경, 영업시간 차이 등이 각종 요인으로 제기되고 있다.

혁신도시 이주민 L모씨는 “외식을 할 때는 음식 맛도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쾌적하고 깨끗한 환경의 식당을 주로 찾게 되는 경향이 있다. 아울러 이전기관 임직원 대부분이 수도권에서 이전해왔기 때문에, 이 지역의 서비스 문화에 다소 이질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원도심 쪽에 맛 집으로 소문난 식당을 저녁 늦게 찾았는데, 영업이 끝났더라. 이런 점들이 혁신도시 식당들을 자주 찾는 이유가 아닌 듯 싶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으로는 소위 ‘기러기 아빠’라고 불리는 홀로 혁신도시에 거주하는 이전 기관 일부 임직원들이 단체인원을 수용하는 일반 호프집이 아닌 개인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Bar형태의 업소를 주로 선호하며, 이러한 형태의 업소가 혁신도시에 고루 분포돼있다는 점도 이러한 흐름에 한 몫하고 있다는 여론이다.

나주시는 원도심과 혁신도시 간의 상생발전을 위해 다양한 토론회를 개최하며 방안을 강구 중에 있지만, 화두인 원도심 도시재생사업은 현재 초기단계이고, 호혜원 악취 문제도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다 최근에서야 해결 실마리를 비로소 찾은 모양새다.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대의를 받아들인 원도심 상가주민들의 우려의 목소리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미 생활환경의 질적 격차에 따른 ‘빨대효과(Straw Effect)’나 혁신도시 ‘블랙홀(black hole)이 가속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신세한탄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상응할 수 있는 자구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와 지자체의 실질적인 지원책이 뒷받침되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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