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시민, 도시재생의 원동력!

  • 입력 2015.08.17 13:53
  • 기자명 나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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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10여년간 시민환경운동에 전념한 적이 있었다. 서울에서는 녹색연합 정책실장으로 3년간 일했고 광주에서는 광주환경연합 산하에 사단법인 광주시민환경연구소를 세워 환경운동을 펼쳤다.
 
광주 도심철도 폐선부지 푸른길 만들기 운동, 광주 월드컵 경기장 친환경적으로 건설하기, 상무소각장 분쟁조정, 중앙공원내 특급호텔 건설 반대가 필자가 깊게 관여해 추진했던 대표적인 시민운동이다.

이 밖에도 보행권 회복, 자전거 이용활성화, 태양에너지도시만들기도 활발하게 추진했었다. 그때의 시민운동 경험은 육체적으로 힘들었고 정신적으로 고된 것이었지만 의미가 있었고 보람된 것이었다. 당시의 행정과는 자주 부딪히기도 했지만 늘 시민이 옆에 있다고 믿었고 힘이 되었었다.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주로 대학의 지역개발연구소장을 맡아 농촌마을현장에서 삶의 터전을 가꾸고 주민 소득을 증진시키는 일에 주민들과 함께 하면서 자문하고 컨설팅하는 일은 계속 이어졌다. 4년에 걸친 구례 광의면 참새미골 농촌마을 현장 컨설팅이 그렇고 뒤이어 5년간 구례 문척면 오섬뜰 농촌마을을 돌보는 일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청산도 가고 싶은 섬 기본계획을 수립할 때도 외딴 섬에서 막배를 떠나 보내고 주민들과 긴 밤을 같이 하면서 계획의 기본틀을 다져 나갔던 것이 기억에 새롭다. 여느 때나 주민들이 옆에 있었고 즐거운 마음으로 그들과 함께 했었다.

필자는 1996년부터 동신대학교에서 근무를 시작했으니 나주에 직접 연고를 가진 지 꼬박 20년이 된 셈이다. 아니 외갓집이 영산포였고 그때 언덕위에 있는 영산포 교회를 자주 오르 내린 것을 따지면 어릴 적부터 나주와 인연을 맺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최근 어머니를 모시고 영산포에 갔더니 영산포 교회를 짓는 큰 돌들도 손수 들어 날랐다고 하신다.

각설하고 필자는 나주시가 2010년 도시재생 테스트베드 공모사업과 2014년 도시재생 선도지역 공모사업을 준비할 때 자원봉사로 자문활동을 한 적이 있었다. 훌륭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급조된 제안 공모는 거듭 실패를 가져 왔다. 가장 큰 원인은 제안서 작성 이전 단계부터의 주민참여의 부족이었다.

필자는 2번의 실패 과정을 매우 가까이에서 지켜 보았다. 공모 발표 이전에 최고 정책 결정자와 실무 관계자들에게 기회가 되는 대로 남들보다 조금만 앞서서 준비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자주 언급했었다. 그러나 무위에 그쳤다. 작년 4월 공모에 떨어지고 난 후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필자는 농식품부, 지역발전위원회, 안전행정부 등 중앙부처 공모사업의 심사 및 컨설팅 위원으로 활동해 오면서 도시재생 공모에 당선되기 위해서 어떤 것들이 미리 준비되어야 하는지 그 길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러면서 전문가로서 공모 이전 단계에서부터 미리 참여할 수 없었던 현실, 그렇다고 관계자들에게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더 이상 책임없다고 볼 수도 없는 형편.

그런 고민들이 결국 필자가 나주 도시재생의 현장에 깊이 뛰어 들게 만든 주요 동기가 되었다. 마침 필자가 중소기업청의 문화관광형 시장육성사업의 일환으로 나주목사고을시장 문화관광사업단장을 맡고 있어서 도시재생을 지역의 이슈로 제기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이번 공모 심사과정에서도 작년에 시장 사업단에서 추진했던 ‘도시재생 아카데미’와 ‘도시재생 뉴스레터’는 심사위원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들은 필자가 작년 12월부터 금년 2월까지 정성과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1기 도시재생대학’보다 더 반응이 좋았었다.

아마 행정의 지원하에 공모 임박해서 준비한 도시재생대학보다는 미리 민간차원에서 추진한 사업들에서 민간영역과 주민의 자발성과 역동성을 높게 평가한 것일게다.

필자가 도시재생지원센터를 맡은 지 6달째를 맞고 있다. 그동안 국토부 공모사업 준비, 주민제안 공모사업추진, 도시재생 전략계획과 활성화 계획의 수립 지원과 함께 하반기에는 ‘2기 도시재생대학’과 ‘도시재생포럼’의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시청내에서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센터의 위상과 역할은 아직 확실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다. 언제든 센터도 존재감없는 그저 그런 기구중 하나로 전락할 수도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원도심의 주민과 상인에게로 전가될 것이다.

혁신도시 이전기관 직원들의 원도심내 식당이용도 현저하게 줄었다고 한다. 이전 특수 효과가 사라진 셈이다. 앞으로도 원도심이 매력있고 쾌적한 공간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원도심의 쇠퇴는 불보듯 뻔하다.

수십년간 누적되어 온 도심쇠퇴와 함께 혁신도시의 등장으로 인한 ‘블랙홀’ 현상으로부터 원도심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권한과 책임을 갖고 힘있게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센터의 위상과 역할의 정립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센터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와 협력, 지지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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