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가 집 한 채를 태우는데 걸리는 시간은 채 10분도 되지 않는다. 더 지체되면 그 집뿐 아니라 옆집도 위험하다.
소방차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위험천만한 곡예운행을 하는 것도 화재가 번지는 속도 때문이고 생명이 달려있는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막상 출동을 해 보면 애로사항이 많다. 소방차에 양보해주고 싶어도 양보 할 수 없는 경우도 있겠지만, 가끔은 양보 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양보해주지 않거나, 오히려 진행 중인 소방차 앞으로 끼어 들어오는 일조차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교차로에서는 자기 신호라는 이유로 교차로에 진입하려는 소방차 앞으로 끊임없이 차량들이 지나가기도 한다.
과연 내 집에 불났어도 소방차 앞으로 끼어들까?
사이렌을 울리는 소방차는 반드시 우측으로 피양한다. 단순 운행 시 소방차는 사이렌을 울릴 수 없도록 돼 있다. 사이렌을 울리다가 멈추는 소방차가 있다면 그것은 신고를 받고 출동을 하다가 중간에 취소돼서 그런 것이다.
뒤에서 소방차가 오면 옆 차선으로 비켜주고, 소방차가 있는 차선으로 끼어들지 않는다.
생각보다 소방차는 빨리 달릴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양의 물을 싣고 있어서 급제동시 추돌사고가 생길 우려 때문에 속력을 내지 못한다. 앞차가 옆 차선으로 비켜주고 다른 차선에서 차들이 끼어들지 않으면 빨리 달릴 수 있다. 교차로에서 직진신호를 받아도 좌우측에서 소방차가 진입할 때는 서서히 멈춰준다.
교차로에서 내 신호에 옆쪽에서 소방차가 진입하려고 하면 빨리 그 앞을 지나가려고 앞차 뒤에 붙어가는 경우가 많다. 내가 앞 차에 붙어서 가면 뒷 차와의 거리가 생겨서 소방차가 지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은 다 같은 생각을 한다. 내가 앞차에 붙으면 뒤차도 내 뒤에 붙는다. 그러면 소방차는 신호가 끝날 때까지 꼼짝도 못하고 사이렌만 울릴 수 밖에 없다.
한 대라도 멈춰주면 모두 멈출 수 있는데, 단 한 대도 멈추지 않는 경우도 있다. 소방차가 뒤에 왔지만 신호등 때문에 가지 못할 때는, 좀 멀리라도 우회전해서 돌아가 주는 양보정신을 보여주자.
앞차들은 안 비켜주는데 나만 비켜준다고 달라질까하는 생각을 버리고, “내가 양보해서 조금 돌아가면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해줬으면 한다. 교차로에서 우회전해서 돌아가 주는 양보정신만 있다면 아무리 복잡한 교차로에서도 소방차가 운행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소방공무원이 긴급출동 소방차의 진로를 방해는 운전자에 대해 직접 단속할 수 있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되었다. 이는 119대원들이 현장에서 방해 차량 운전자에게 면허증을 요구하고, 경찰서 출석을 직접 통보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며, 법이 현실화되면 긴급차량에 대한 운전자들이 경격심을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