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다음에는 소음인가요” 혁신도시 카바이트 폭음 논란

임산부 소음 스트레스에 건강 상 우려 제기되기도

  • 입력 2015.08.31 16:15
  • 기자명 이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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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농가의 본격 수확철을 앞두고, 까치 등 조류로 인한 과수 피해를 막기 위해 농가들에서 사용하는 카바이트 총소리이 소음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빛가람 혁신도시 입주민들에 따르면, 6월부터 시작된 정체모를 굉음이 7월을 거쳐 8월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들려오고 있다며 밤 낮 구분 없이 쉴 새 없이 터지는 폭발음에 주거 생활에 있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특히 임산부나 육아 중에 있는 주민들은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총 소리에 깜짝 놀라 스트레스 받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며, 자칫 산모 신체 건강상의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카바이트 총은 카바이트라는 탄소 화학물질에 물을 떨어뜨려 발생된 가스(아세틸렌) 주체를 모아 점화 시, 긴 원통을 통해 폭음이 터지는 원리로 개발 된 장치로써 주로 과수농가에서 조류 퇴치를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기존에 조류에 의한 피해 예방을 목적으로 사용되어 왔던 그물 방충망 등은 대규모 과수 농가입장에서는 설치과정에 있어 비용적 측면에서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장시간 경과할 시에는 그물마저 뚫거나 헤진 구멍을 찾아 난입하는 까치로 인해 유명무실해지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최근 과수농가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고, 조작이 간편한 카바이트 총을 선호해 기본적으로 2~3개씩은 보유하여, 과실이 영글고 수확하는 6~9월 사이에 본격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최근 혁신도시 입주민들의 소음 민원이 빗발치면서, 나주시는 실태 점검에 나섰지만 카바이트 총은 소음진동에 의한 법률적 규제 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몹시 난감한 입장이다.

이에 나주시는 해당 면 과수농가 관련 부서에 이른 새벽과 늦은 밤 시간 때 카바이트 총 사용을 자제해줄 것을 비롯해 주간 사용시간 조절 요청에 따른 협조공문을 발송했고, 마을 이장들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원만한 해결점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입주민들은 이는 형식적인 서면 조치에 불과하고, 여전히 소음이 지속되고 있다 하소연하며,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요청하고 있어 논란은 쉽사리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과수농가들은 해당 사안이 생계와 직결된 문제이니만큼,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카바이트 총 사용이 불가피 하다는 입장이다.

28일, 나주시 관계자는 “협조를 통해 한 농가에서는 평소 2~3대 사용하던 카바이트 총을 최근에는 1대로 제한해 사용하고 있는 과수농가도 있었고, 민원이 갈수록 심해지니, 다른 농가에서는 반나절 동안 (카바이트총을) 꺼놓았었는데, 그날 1톤 트럭 분량의 배를 까치가 쪼는 바람에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고 마을 측에서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또 다른 농가에서는 까치를 쫓기 위해 하루 인건비 15만원 가량을 들여 꽹과리 치는 사람까지 고용한 일도 있었다” 덧붙이며, “입주민들과 농가주들 서로 간의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다. 실태 점검 차 현장에서 소리를 직접 들어본 결과 소리가 정말 크더라. 입주민들의 입장도 이해가 됐다. 그렇지만 현재 카바이트 총은 소음진동관리법상 규제 대상 이 아니라 강제로 규제할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하지만 반대로 법이 모든 문제를 정의해주는 것은 아니듯, 현재는 서로가 조금씩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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