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km 무사고 기관사 장일수 옹

  • 입력 2015.08.31 17:06
  • 기자명 나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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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도로교통문화이다.

안전에 대한 불감증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못하므로, 난폭운전, 보복운전 등 생명을 위협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도로교통현장에서 날마다 벌어지고 있다. 차제에 철도공무원 기관사 생활 40년 동안 무사고로 100만km를 주행하고 퇴임한 장일수 옹(88세)이 우리 고장에서 만년을 보내고 있기에, 이 분을 안전운행의 귀감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백만km라면 지구의 둘레가 약 4만km이니, 지구의 25배나 되는 거리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추우나 더우나 사시사철, 주야를 가리지 않고 무사고로 철도운행을 했던 것이다.

장일수 옹(88세)은 나주시 다시면 송촌리 본촌마을에서 출생하였다. 7세 때에 한문서당에다니면서 한문수업을 했다. 이후 다시초등학교에 입학하여 6년 과정을 마쳤다.

그렇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중학교에 진학의 꿈을 접어야 했다. 일본 동경으로 밀입국하여, 낮에는 노동하면서 야간 중학교라도 다니려고 했지만, 태평양 전쟁 말기였으므로 일본 본토에 투하되는 미군비행기 폭격에 더 이상 일본 땅에서 살 수가 없었다.
 
또한 사고무친한 일본 땅에서 학업에 대한 열망은 이루지 못하고 귀국하고 말았다. 그 후 17세에 강제징용이 되어 다시 일본 동경으로 끌려가 강제노동을 하면서 배고픈 생활을 견뎌 내야만 했다.

일제의 차별적인 강제노동과 배고픔에 시달릴 때면, ‘돼지고기나 실컨 먹고 죽었으면 한이 없겠다’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었다. 일본 강점기 당시 일본인은 1등 국민이요, 한국인 반도 식민지 백성으로서 모든 면에서 민족적 차별을 받았던 것이다. 일본이 히로시마, 나가사끼에 투하된 원폭으로 인하여 겁을 먹고, 급기야 일왕은 무조건 항복선언을 했다. 해방이 꿈같이 찾아 온 것이다.

귀국 후에 민족청년단에 다니면서, 지역의 치안유지와 주민의 안전을 위해 봉사했다. 1948년 20세가 되던 때에, 친구로부터 철도청에서 철도기관사를 뽑는 시험이 있었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곧 응시하여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합격했다.

당시에는 석탄을 때는 디젤기관차가 아닌 증기기관차였기 때문에 불 때는 화부일부터 시작했다. 처음 직급은 기관조사였다. 힘들고 어려운 철도기관사 초기시절을 버티어 냈다.

그만 두고 싶은 생각이 들때면 ‘내가 농촌에서 남의 집 머슴살이 하는 것보다야 낫겠지’하는 각오로 성실한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으로 철도를 위해 헌신했다.

장일수 옹은 철도공무원으로 재직하던 중, 동료들과 상관들의 무한한 사랑과 신뢰를 받았다. 이런 성실한 모습은 철도공무원 사회에 알려지게 되어, 철도공무원 재직 중 수많은 표창을 받았다. 철도청장 표창(최기덕 청장), 철도청장 표창(이동화 청장), 교통부장관표창(이희성 교통부장관), 대통령이 수여하는 홍조근정훈장(전두환 대통령)을 받은 것이다.

이제는 고령이 되어서도 ‘남을 위하여 봉사하라’는 생활철학으로 일관된 생활을 하고 있다.
장일수 옹은 젊어서부터 기독교 신앙을 가졌다. 3남 4녀의 다복한 가정도 이루었다. 퇴임 후 마을에서도 농로포장, 벼건조장, 마을공로자 비세우기 등 마을봉사에 힘쓰고 있다.

수세거부운동에도 참여하여 농민권익을 위해 일하였고, 민주당에 입당하여 나라의 발전을 위해 참여하기도 했다. 그 결과로 위원장감사장(김장곤 국회의원)도 받았다. 장일수 옹은 이렇게 말한다. ‘백만km 무사고 기관차 운행달성은 내가 잘 해서가 아니지요. 하나님의 은혜요, 국가가 이러한 중대한 책임을 맡겨 주었기 때문이요, 아내의 내조와 가족들의 협력 때문이었다’고 겸양지덕을 보인다.

장일수 옹은 평화통일이 어서 속히 이루어져서 우리 기차를 타고 평양을 지나 신의주로 압록강을 건너서 시베리야, 모스크바, 유럽, 스페인, 포르투칼까지 가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우리 민족의 커다란 소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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