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축사(인사말)가 능사는 아니야”

인사말 이후 자리 뜨는 내빈 ‘빈축’

  • 입력 2015.10.12 12:37
  • 기자명 이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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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에서 주최하는 공청회나 토론회, 강연회 등 다수 시민의 참여로 이뤄지는 주요 행사에 참석한 단체장을 비롯한 내빈들이 일찍이 자리를 뜨는 행동이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형식적 절차인 국민의례나 축사(인사말) 이후에 시장, 시의회의장을 비롯한 주요 내빈이 다음 일정 등을 이유로 자리를 뜨는 일이 빈번해지자 ‘그럴 거면 도대체 왜 왔나’는 식의 비아냥과 함께 ‘축사가 능사는 아니다’는 말로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7일 시민 정 모씨는 “최근 개최한(지난 2일) 내년 교육예산편성과 관련된 공청회에서 모든 참석자들이 보았다시피 시장과 시의회의장이 축사 이후에 자리를 떴다. 어쩌면 이날 행사에 가장 중요한 순서였고 시민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소통했어야 했을 질의응답시간에 단체장의 자리는 비어있었다. 축사가 능사는 아니지 않는가”라며, “시민의 의견을 조율해주고 답변해줄 지자체장의 부재가 아쉬웠다.
 
이날 건의된 시민들의 요구사항이 100% 시장에게 전해진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공청회를 들으려 온 건지 인사를 하러 온 건지 그럴 거였으면 도대체 왜 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공청회 질의응답 중 일부 시민과 담당부서과장간의 몇 차례 신경질적 언쟁이 오고가자, 이를 바라보던 타 참석자가 원활한 진행을 요구하는 고성을 내지르기도 해 장내가 한 때 소란해지기도 했다.

정 씨는 “정치적 시각을 떠나서 예민한 사안에 대해 공청회를 직접 주관하며 날이 새도 좋으니 주민 의견을 끝까지 경청하겠다는 모 지자체 시장이 부럽기까지 하다”고 일침을 놨다.

미리 예정된 다음 행사에 참석해야할 시장 및 이하 내빈의 입장도 물론 고려해야할 부분이지만 당일 행사의 취지와 부합하는 중점적인 순서에 앞서 자리를 뜨는 행위에 대한 주위의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축사 도중 “교육예산편성과 관련된 공청회에 교육 관계자들이 많이 보이지 않아서 아쉽다”는 사견을 밝히며 이목을 집중시켰던 모 의원 또한 축사이후에는 온데 간데 보이지 않자 일각에서는 이는 언행불일치라 언급, ‘보여주기 식’ 축사가 아니겠냐는 핀잔도 들려왔다.

효율적인 시간 분배를 위해 축사 시간을 단축해야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예고됐던 오후 19시가 아닌 10분 지체된 19시 10분부터 시작됐던 이날 공청회는 개회식-국민의례-인사말(시장)-인사말(의장) 절차에 20~25분을 소모했다. 폐회 예정 시간(20시 30분)과 남은 순서를 고려해볼 때 터무니없는 시간분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편, 지난 8월 26일 개최됐던 시민소통위원회 워크숍에서도 참석자들 사이에서도 이 같은 비슷한 지적이 제기된 적 있다. 타 지자체(서울시) 소통 정책과 모범 사례 강연 이후 한 참석자는 마찬가지로 축사 이후 자리를 뜬 강 시장과 홍 의장을 언급하며 “이런 교육은 위원들과 집행부가 함께 들어야 소통 효과가 극대화 될 것 같다”는 의견을 내비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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