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가람 복합문화체육센터 건립, 여전히 ‘안개 속’

예산확보·담당 부서 이관 문제 걸림돌, 장기간 답보상태 놓일 듯

  • 입력 2016.03.28 11:24
  • 수정 2016.03.28 13:23
  • 기자명 이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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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시 내 문화와 체육 생활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복합시설로써 주민들의 기대를 모았던 빛가람동 복합문화체육센터 건립 계획이 지지부진한 예산확보와 담당부서 이관 협의 등 걸림돌로 인해 장기간 답보 상태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주민들은 당초 도시계획대로 센터 건립을 추진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나주시는 부지매입 이후 예산확보에 난항을 보이며, 수년째 사업추진을 보류하고 있다.

또한 역사도시사업단 문화재관리팀이 해당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센터 건립과는 업무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주민들의 지적이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나주시는 담당부서 이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7일자로 혁신도시 시행 3사(한국토지주택공사·광주도시공사·전남개발공사)가 도시 준공을 완료함에 따라 나주시와 광주시, 전남도에 납부하게 될 개발이익금의 액수가 약 627억여 원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주시가 받게 될 개발이익금이 현재 센터 건립에 호재로 작용될 수 있을지 주민들의 관심 또한 높은 상태이다. (1면)

▲ 빛가람동 복합문화체육센터 부지는 현재 임시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예산확보, 중복투자 문제 등으로 센터 건립은 장기간 답보상태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 빛가람동 복합문화체육센터 부지는 현재 임시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예산확보, 중복투자 문제 등으로 센터 건립은 장기간 답보상태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추진보류에 사업포기서 제출까지 진퇴양난
주민 불만 속출 “무늬만 계획도시, 의욕 없는 행정”

혁신도시 주민들의 문화-체육 복지시설 마련을 위해 민선 5기 나주시가 의욕을 갖고 지난 2012년 5월께 38억 4천여만원을 들여 매입 체결(3차례 분할납부, 14년 4월 소유권 이전)한 해당 부지(대지 9,157㎡/연면적 7,750㎡)는 민선 6기가 들어서고 수년이 지난 지금에도 센터의 기본 설계용역 절차조차 진행되지 못한 채 현재 부지 일부를 임시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대방건설사의 모델하우스 자리로 활용됐다가 현재는 철거됐으며, 특히 지난 해 해당부지 일부가 광주전남발전연구원 소재지로 낙점됐다는 언론 보도를 접한 대다수 주민들의 반대 여론에 맞부딪쳐 몇 차례 홍역을 치룬바 있다.

올해 말까지 중흥1·2차, 대광, 영무 아파트 등 도시 내 주요 아파트 입주가 순차적으로 예정돼있고, 전입인구 1만 5천명을 돌파한 상황에서 정주여건 활성화를 필두로 문화·체육 여가활동을 위한 시설 마련 필요성을 강조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지만, 나주시는 예산확보 난항을 비롯한 과중한 시비 부담, 중복투자(원도심 스포츠파크 투자관리) 문제 등으로 여전히 안개 속을 헤매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당초 센터 건립의 사업비는 총 약 19,610백여만 원으로(건축비 15,810, 부지매입비 3,800) 광특(광역지역발전특별회계) 예산 51억여 원과 시비 145억여 원(부지매입비 포함)이 투입될 계획이었다.

나주시는 이 중 건축비 재원으로 180여석 소공연장, 강연실, 연습실 등의 시설을 갖춘 문예회관에 시비 54억(광특 정액 20억)을 수영장, 휘트니스 센터, 카페테리아 등의 체육센터에 103억(광특 30% 31억)을 투입할 계획을 세워, 지난 2012년과 13년에 걸쳐 각각 4월 전라남도 문화예술과와 스포츠산업과에 광특회계 시도자율편성 사업으로 보조금을 신청했으나 문화예술과는 두 차례 모두 실패로 돌아갔고, 그나마 스포츠산업과에서 14년 1월, 2013년 체육진흥시설 지원사업 국고보조금 교부 결정으로 체육센터에 보조금 5억을 지원받았지만, 그해 3월 설계용역 유찰과 시비부담액 확보 지연 등으로 인해 사업 추진이 전면 보류 되면서 전남도로부터 보조금(5억) 반환 절차를 밟게 된다.

심지어는 막대한 시비 부담으로 11월 사업포기서까지 제출되며, 해당 부지의 용도 폐지 절차에 이르렀지만 대방건설사 모델하우스 건립 추진으로 잠정 유보됐고, 모델하우스가 철거된 올해 1월, 용도폐지가 재 추진됐으나 빛가람동 주민들의 숱한 민원 세례로 현재의 안개 속 정국에 도달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사업을 담당하는 관계 부처가 센터 건립과는 다소 연관성이 떨어지는 역사도시사업단 문화재 관리팀이 담당하고 있어, ‘어이없는 탁상행정’이라는 주민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역사도시사업단 관계자는 23일, “당초 민선 5기 센터 건립 담당부서는 문화체육관광과였다. 당시 체육팀 건축직(시설직) 업무자가 센터 건립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면서, “민선 6기 들어 해당 부서가 관광문화과-교육체육과-역사도시사업단으로 개편됐는데, 문화재 관리팀의 업무과다로 인해 해당 업무자가 문화재관리팀으로 옮겨오게 됐고, 센터 사업까지 딸려 오면서 현재까지 문화재관리팀이 담당하고 있는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당시 업무자는 사직한 상황이고, 현재 담당자는 사업이 보류된 상태인 14년 4월에 발령 및 인수인계절차를 받았다”면서, “센터 추진에 대한 관련 부서 지정을 명확히 해야 하는 상황이라, 총무국에 이관 협의를 요청한 상태”라 덧붙였다.

예산확보 문제와 관련해 관계자는 “100억이 넘는 사업이다 보니, 시비 확보가 여의치 않아 민선 5기 때부터 보류돼있는 상황이다. 당시 빛가람동 이전 공기관들의 문화체육시설의 개방현황을 일단 지켜보자는 추세였는데, 파악해보니 대부분의 기관이 해당 시설에 대해 개방불가 방침이 내려져, 더욱 답답한 상황”이라면서, “원도심 스포츠파크와 문화예술회관에 관리에 대한 시비부담 및 중복투자부분도 향후 시비 확보에 상당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주시에 따르면, 이전기관 대부분이 체육시설 개방여부에 불가 방침을 내려놓은 상태다. 체력단련실의 경우, 한국전력, 우정사업정보센터, 한전KPS, 한전KDN, 전파진흥원, 콘텐츠 진흥원 등 주요 이전기관들은 직원과 직원 가족을 제외한 일반주민들의 개방을 제한하고 있다.

관계자는 “관련 부서로 이관이 협의가 되면, 국비확보방안부터 시작해 설계 용역 공모도 다시 계획해야하기 때문에 단기간 내 센터 건립은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주시의 입장과는 달리 빛가람동 주민들의 비판의 목소리는 갈수록 늘어갈 조짐이다.

빛가람동 이주민 김 모씨는 “혁신도시로 이주해 살면서, 그동안 여러 가지 불편함을 감수하고 살았다. 아픈 아이를 데리고 광주시내 병원을 찾아다녔고, 탁수 사태로 한 달 내 생수로 먹고 씻고를 반복했으며, 가끔씩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면서도 ‘점점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지내왔다”면서, “하지만 당초 도시계획 청사진과는 달리, 부지까지 매입해놓고 연구원 부지로 쓰겠다고 하질 않나, 용도 폐지를 하겠다고 하지 않나. 자꾸만 달라지는 나주시 행정에 이주해온 주민의 입장으로 매우 당황스럽다. 무늬만 계획도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 모씨는 “센터 건립 계획이 발표되고, 입지를 고려해 주변 상가와 아파트에 투자하고 앞으로 살아가게 될 이들의 입장은 도대체 뭐가 되는지, 또한 복합문화체육센터는 지역주민 복지차원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적 존재인데, 예산 확보를 못해 사업을 포기하려 했다니 나주시 행정이 이정도 수준인지 의문스럽다”다 비판하며, “원도심에 위치한 스포츠파크를 이용하기엔 거리적 한계도 있고, 매우 협소하다. 셔틀버스를 운행해줄 것도 아니지 않는가”라고 했다.

김 모씨는 “예산 확보는 결국 선택의 문제다. 나주시 행정이 혁신도시에 대한 의욕이 없는 것이다”고 꼬집으며, “조만간 혁신도시 시행 3사가 나주시에 납부하게 될 개발이익금의 규모가 3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주민들은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진 않을 것이다.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반드시 예의주시 하겠다”고 말했다. /이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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