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저항

  • 입력 2016.08.29 14:04
  • 기자명 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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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를 쳐서라도 세금은 받아낸다.”

얼마전 케이블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던 38사기동대라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다.
실제 서울시청의 세금징수과 38기동대를 모티브로 다뤘던 드라마였는데 악질 체납자들에게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세금을 징수하는 내용이었다.

가장 중요한 모토는 세금은 모든 국민들에게 공평하게 적용되어야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세태에 대한 풍자였고, 일부 힘있는 자들이 세금을 내지 않고 어떻게 빠져나가는지에 대한 통렬한 풍자였다.
어수룩하게 보이는 시청공무원과 온갖 미사어구를 남발해 사람들을 훅하게 만드는 사기꾼 두사람이 보여주는 케미가 어찌나 재밌던지......

오죽했으면 악질 체납자들에게 사기를 쳐서라도 세금을 징수한 것을 두고 시청자들이 후련함을 느꼈을까?
반면 이 드라마와 달리 세금이 너무 과도하게 적용되거나 또는 다른 지역과 달리 불평등하게 적용되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이러한 심상찮은 움직임이 지금 나주에서 벌어지고 있다.
나주시로서는 황금알을 낳는 혁신도시가 바로 그곳이고 밑바닥에서는 이른바 조세저항이 꿈틀거리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모해가는 과정속에서 토지소유주나 건물주들에게 이전에 알지 못했던 단가의 세금들이 메겨지고 징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금이 납득할만한 경우에는 당연히 납부될 것이고 이를 징수하는 나주시로서는 재정에 숨통이 트여 일명 상생과 활력이 넘치는 지역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일명 나주시가 징수하는 재산세가 건물주들에게 불합리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인상을 주면 일명 조세저항이 시작된다.

게다가 개발 초창기라 분양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도하게 적용되는 세금은 납세자들에게 미분양에 이은 또다른 압박으로 다가온다.

특히, 신도시라는 미명 아래 어디에 기준을 두고 세금 액수를 정할 것인지도 납세자들에게는 의미기 크다.
나주시로서는 가장 쉽게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정한다고 말하지만, 공시지가 역시 무엇을 기준으로 확정할 것인지 신도시의 경우 항상 논란을 낳는다.

그렇다보니 현재 나주 혁신도시의 경우 광주시내 노른자위 땅보다 공시지가가 높다. 혁신도시의 경우 미래가치에 방점을 두고 공시지가를 정했기 때문이다.

토지소유주나 건물주 입장에서는 광주시내 노른자위 땅을 가진이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야하기 때문에 동의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보니 일부에서 행정심판 청구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른바 조세저항이 일고 있는 셈이다.

나주시로는 새로운 기회의 땅이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혁신도시라는 신기루에 빠져있는 지금 그 이면에 이렇게 세금을 놓고 치열한 전쟁이 준비되고 있는 셈이다.

취재 과정에서 확인되고 있는 경우만 해도 조세저항은 분명 명분이 있는 것 같다. 지난 2014년의 경우 7개월만에 공시지가가 2백여만원이 인상된 것만 봐도 그 근거는 쉽게 찾을 수 있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 기업은행 인근의 공시지가가 현재 6백7십여만원인데 나주혁신도시의 경우 7백6십여만원으로 1백여만원이 더 비싸다.

실거래와 공시지가가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황당한 생각마저 드는 대목이다.
혁신도시 공시지가의 경우 2014년 10월에 4백9십여만원에서 2015년 5월에 6백9십만원으로 2016년 5월에 7백6십만원으로 고공행진을 찍고있다.

공시지가를 확정한 감정평가사들은 장래 발전 가능성을 기준으로 평가했다는데, 실제로 자신의 재산가치를 그 누구보다 피부로 느끼고 있는 토지나 건물소유주들이 이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실거래가 공시지가와 전혀 따로 놀기 때문에 세금만 많이 내고 있다는 피해의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정밀한 취재를 통해 독자들에게 소상히 알리겠지만 현재 혁신도시 이면에는 조세저항이라는 나주시가 넘어야 할 또 하나의 산이 형성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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