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집, 선물코너, 고급식당 찬바람 분다

중저가 식당 몰리고 공직자들은 더치페이 일상화

  • 입력 2016.10.10 12:59
  • 기자명 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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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김영란 법으로 인해 지역경제의 소비변화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어 주목된다.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부분이 바로 소비경제 위축이다.

최초로 시행되는 법이기 때문에 시범케이스로 걸리지 않으려는 공직사회의 자정적 움직임이 결국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로 작동되어 전반적으로 위축된 소비성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중에 가장 된서리를 맡고 있는 분야가 꽃가게부터, 중대형마트의 선물코너, 고급식당, 커피전문점까지 매출이 뚝 떨어졌다고 울쌍이다.

김영란법을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공직사회가 민간인들과의 접촉 자체를 꺼리면서 소비둔화가 급속도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점심시간과 저녁시간대 풍경도 많이 바뀌고 있어서, 향후 어떤 소비성향으로 변화될지 음식점 주인들의 주판알튕기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김영란 메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진지 오래고, 웬만한 식당에는 김영란 정식이라는 메뉴가 버젓이 등장했다. 일인당 3만원대가 넘지 않게 만들어진 신메뉴다.

하지만 이러한 식당업주들의 변화의 몸부림에도 공직자들의 소비형태는 되려 갈수록 움추려들고 있는 모양세다.

아예 직원들끼리 중저가 식당으로 몰리며, 일반일들하고의 식사 자체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무연관성만 없다면 일인당 3만원대 이하의 음식을 먹을 수 있지만, 업무연관성이라는 법조항 자체가 애매해 아예 민간인과의 접촉자체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일반인들과의 접대에서 업무연관성이 인정될 경우에는 단돈 천원짜리만 접대를 받아도 불법이기 때문에 아예 빌미를 주지 않으려는 공직사회의 몸부림이기도 하다.

직원들끼리 식사를 할 때도 일명 전라도 말로 ‘기마이’가 사라졌다.
“오늘은 내가 쏜다”라는 말 자체가 사라졌다는 의미다.

식사를 마친 공직자들이 식사 후 카운터 앞에 줄지어서서 각자 계산하는 진풍경이 일상화됐다.
혁신도시에서 식당업을 하고 있는 한 업주는 “공기관 직원들을 보고 개업을 했는데, 지금 매상을 올려주고 있는 이들은 일반인들이다. 하루가 다르게 식당을 찾는 공기관 직원들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고, 접대문화 자체가 없어져가고 있는 느낌”이라고 현실을 전했다.

꽃가게 역시도 공기업 직원들이 고객이었는데 매출이 뚝 줄었다.
인사이동이나 승진, 또는 애경사 때 꽃 선물이 많았는데, 뚝 끊겼다는 반응이다.

선물 금액이 5만원 이하로 정해진데다 업무연관성이 있을 경우에는 선물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시장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한 공기업 직원은 “김영란 법 시행이후 공직사회 역시 굳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이전에는 일반인들과 편하게 미팅도 하고 식사도 했는데, 어디로 불통이 튈지 모르니 아예 만남 자체를 기피하고 있다.

밥 한끼도 편하게 먹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영란 법이 몰고 온 새로운 풍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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