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수고대[鶴首苦待];

  • 입력 2017.01.02 11:54
  • 기자명 박천호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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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의 목처럼 목을 길게 늘려 기다린다는 뜻으로 몹시 기다림을 이르는 말.

출전은 보이지 않은 사자성어이나 우리의 언어생활에서 누군가를, 무언가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 리얼한 표현의 숙어로 이미 널리 쓰이는 일상관용어가 되어 있다.

문필가의 삼여(三餘)에 동(冬),야(夜),우(雨)가 있다.
그래서 나는 요즘, 시나브로 아일랜드민요 고전포크송 대니 보이(Danny boy) 원어를 익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번안하여 아! 목동아, 라고 부른다.

♭#¾ Oh Danny boy, the pipes, the pipes are calling♬♪ From glen to glen, and down the mountain side♪♫ The summer's gone, and all the roses falling♩♫ It's you, it's you must go and I must bide♫♬ But come here back when summer's in the meadow♪♩ Or when the valley's hushed and white with snow♩♪ It's I'll be here in sunshine or in shadow♫♩ Oh Danny boy, oh Danny boy, I love you so.♪♬

~전략~ 저 푸른 목장에 여름이오면 너도 다시 돌아오렴! / 이 계곡이 고요해지고 흰 눈이 덮이면 그때 다시와도 좋단다 / 나는 햇살이 찬란한 날에도 그렇지 못한 날에도 항상 여기 있을 거야 / 내 사랑하는 대니! 난 여기서 너를 기다리고 있을 테야..

출정하는 아들 ‘대니’를 보내는 어버이의 애틋한 사랑이야기이다.
그 감상적인 가사와 곡조의 정서는 성악, 기악을 막론하고 1913년~ 이 곡을 작곡한 잉글랜드를 대표하여 세계 각국에서 애창하는 곡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대니보이가 주제하는바 구실은 <기다림>이다.
목을 길게 빼고, 발돋움을 하고 간절하게 기다리는 정황의 의태적인 형용으로부터 불현듯이 내 나름대로 어떤 사물을 부합시켜 보려고 한다.

아들을 서울로 유학 보내놓은 어버이(글쓴이)의 심정에 비유한 절묘함이다.
마치 전쟁터로 출정한 대니 어버이의 입장과 동질감을 갖는다. 취업이라는 격전장에서 이제나저제나 하며 언제나 살아 돌아오려나? 하고 말이다.

또 하나, 당면해 있는 나랏일의 사정이 내적인 동기와 조건제기로 인하여 요동치는 현 상황에서 시의적절한 비유를 해보자.

대권(大權)이라는 전쟁터로 출정한 대니는 앞으로 이 나라를 다스릴 큰 공복의 군주일 것이며, 어버이는 초록들판(Meadow)을 지키고 있을 이 나라 백성(Korean)일 것이다. 그리고 어버이는 초록들판에서 언젠가는 돌아올 대니를 기다릴 것이다.

봉두난발(蓬頭亂髮)같은 어지러운 이 난국(亂國)을 평정(平定)하고 돌아올 우리의 지도자를 학수고대(鶴首苦待)한다. <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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