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단지술[壟斷之術]

사적인 이익을 혼자 차지하는 재주.

  • 입력 2017.02.13 14:23
  • 수정 2017.02.13 14:24
  • 기자명 박천호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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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공손추>에서 유래되는 말이다.

사람은 누군들 부와 귀를 원치 않겠는가? 그러나 ‘자숙’은 혼자서 부귀를 독차지하고도 더욱 농단하고 있다. / 인역숙불욕부귀?[人亦孰不欲富貴?],이독어부귀지중[而獨於富貴之中],유사농단언[有私壟斷焉言]. ~중략~ 어떤 천덕스런 사나이가 있어 반드시 높은 지대를 차지하고 올라가서 좌우를 내려다보고 있다가 시장의 이익을 모조리 거두어 갔다. / 유천장부언[有賤丈夫焉],필구농단이등지[必求壟斷而登之],이좌우망이망시리[以左右望而罔市利].

한자숙어 농단은 ‘깎아 세운 듯이 높이 솟아있는 가파른 언덕’의 뜻이다. 옛날에 어떤 천덕스런 사나이가 시장의 상황을 쉽게 알 수 있는 장 근처의 높은 언덕에 올라가 좌우를 빙 둘러보고 싼 물건을사서 비싸게 팔아 이익이나 권리를 독차지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이 사나이의 부도덕한 짓을 미워하고 그에게 세금을 내게 했는데, 전거대로 이때부터 세금 부과제도가 생겼다고 여겨진다.

필부(匹婦) 최순실?! 밤의 통치자 아바타(Avater)의 여인?! 국정농단(壟斷), 정치권력과 관련된 비리의혹사건이 낳은 비선(秘線), 고위공무원의 위법행위에 대한 탄핵(彈劾), 이런 낱말들이 요즈음 눈만 뜨면 널리 회자되는 시사용어 화(化)되어있다. 모두 한자어이다. 농단은 희롱할 농(弄)자로 잘못알고 있는 분들이 많다.
 
비선도 아닐 비(非)자를 쓰는 줄 아는데, 감출 비(秘)자와 줄선(線)자의 합성어로 감춰진 경계의 조직(線)관계라는 말이다. 탄핵은 쏠 탄(彈)자와 캐물을 핵(劾)자의 성어로 (죄상을) 활로 쏜 탄환이 가서 캐묻겠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한자문화권이다. 한자에서 비롯된 단어가 우리말사전의 80%이상이라는 통계수치에서 알 수 있듯이 한자 비중이 이렇듯 매우 높은 것이외다.

때문에 국한문 혼용을 해야 한다고 헌법재판소에 위헌의 소지가 있는 사안임을 제기했었는데, 대형게이트사건의 혼돈한 사회상을 틈타 숙고함이 없이 얼른 기각해버리고 한글전용 쪽으로 5대 4의 합헌결정을 내려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혼용 론을 주창하는 현자들의 건의를 뒤늦게라도 받아들이어 문체부에서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상용한자를 가르치라는 결정과 지침이 내려진 것이다.

글쓴이는 글방의 훈장이면서 전업(專業)서예가이다. 장차 이 나라 양질의 기둥이 될 동몽들의 언어문화교육면에서.. 보다 더 넓고 깊은 박람강기(博覽强記)의 학문의 길을 염려하는 차원에서.. 앞길을 안내하는 푯말 같은 것이기에 퍽이나 긍종(肯從)하며 당연한 처사라고 생각한다. <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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