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동궤[同文同軌]

  • 입력 2018.01.29 13:25
  • 기자명 박천호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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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가 같고 수레의 제조법이 일정하다는 뜻으로, 천하가 통일되어 한 나라가 되었음을 이르는 말.


평창 동계올림픽이 가시적 일정에 들어갔다.

남남북녀(南男北女), 남한의 남자와 북한의 여자가 나란히 흰색바탕에 초록색한반도기를 앞세우고 모처럼 남과 북이 함께 입장하게 되었다. 이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특수한 처지에서 개최되는 온 세계인류간의 축제행사이다.

평화를 지향하는 전 세계인들이 보내는 아낌없는 박수갈채 속에서 북과 남, 동족 간에 느끼는 갖가지 상념들은 어떤 것이었을까? 당사자들의 가슴속 깊이 사무치는 원한! 주체 못할 서글픔! 비(非) 자주적(自主的)인 부끄러움! 등의 민족적 공감대를 이번 대회를 통하여 넓고 깊게 형성하게 될 것이다.

‘동문동궤’라는 문구는 <중용>에 나온다. 지금 천하의 수레는 꼭 같은 궤도(軌道;폭)로 가고 사용하는 문자는 모두 같으며 행동은 그 차서(次序)가 같다. / 금천하[今天下],거동궤[車同軌],서동문[書同文],행동륜[行同倫].

천하를 다스림에 천자는 제도를 통일하고 공통된 문자를 정해야 한다는 구절이다.

궤(軌)는 수레 두 바퀴의 좌우간격이다. 이를 기준으로 하여 제작, 수리되어야 문의 넓이와 도로의 폭이 결정되며 척도가 같아져서 교통이 편리하다. 문(文)은 공통된 글자를 써야 의견이 서로 제대로 교환된다.
 
륜(倫)은 인륜, 질서, 행동, 습관 등이 다 같게 하여야 그 사회백성들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 일정한 인간관계를 유지케 된다는 것이다.

예로 들자면, 진(秦)이 6국을 멸망시키고 시황제는 천하의 모든 호령(號令)과 법제(法制)를 같게 해 나갔다. 수레 6척을 가지고 제도를 삼고, 소전과 예서의 글을 가지고 법의 문자로 삼았으며, 주(周)나라 사회의 음성적 조리를 바탕으로 비로소 천하통일을 완성하게 된다.

빙상에서 기량을 겨룰 선수들과 임원들이 오고갈 경의선 육로와 금강산, 마식령으로 가는 길은 이 땅의 동궤(同軌)일 것이고,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문자인 세종대왕의 글은 이 땅의 동문(同文)일 것이며, 동방예의지국으로 지칭되는 백의의 바지저고리는 이 땅의 동륜(同倫)에 해당되는 것이다.

 


얼굴생김새도, 몸짓도, 생활방식도, 응원가도 다 같은 배달민족이다. 엉덩이를 드러내 보이면 영락없이 몽고반점 흔적도 남아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쩌다가! 왜? 같은 몸뚱이인데 다른 이름표(同體異名)를 달았을까?

이번 대회에 여자아이스하키선수들이 단일팀으로 출전하기로 합의하고 합동훈련에 들어갔다. 우리 대한의 낭자군들이 가슴팍에 ‘우리는 하나입니다!’라는 유니폼을 입고 얼음판위를 마음껏 휘젓는 그대들의 팔다리의 모습을 8천만 국내외동포들은 응원하며 지켜볼 것이다.

비유법을 써보자, 마치 통일이 되어 우리의 국력이 정치, 경제, 문화, 군사적으로 신장되어 세계열강에 속하는 큰 나라가 되던 날, 오대양육대주를 종횡무진 누비는 그날의 부국강병을 기약하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그 장면을.. <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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