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배운 것과 무식한 것

  • 입력 2018.05.21 15:45
  • 기자명 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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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시장경선이 끝나자 선거분위기가 확 가라앉았다는 우스갯소리가 심심찮게 들린다.

서로 나주시장이 되겠다고 각종 SNS(밴드)에 그렇게 많은 정보들이 넘쳐나더니 요즘엔 시쳇말로 너무 조용해졌다. 각 후보마다 자신의 이름이나 슬로건을 내걸고 밴드를 운영하더니 이제는 이것마저 조용해졌다.

당시에는 민주당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사고 아래 정체성도 없는 오로지 승리를 위한 단일화나 합종연횡이 이뤄졌고, 그 이면에는 오직 강인규 후보만 꺾으면 된다는 논리가 밑바탕에 깔려있었다.

단일화 역시 마찬가지였다. 비슷비슷한 철학을 가졌거나 이념이나 가치가 비슷한 후보들이 서로 분열되어 패배하는 것보다는 한 사람을 밀어줘서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 애초의 취지였을 것이다.

그렇지만 언제부터인가 단일화는 그저 명분이나 대의명분도 없이 1등을 꺾고자 하는 2등과 3등의 선거판 전술로 전락되어버렸다.

그렇다보니 그것을 지켜보는 유권자들에게 감동을 이끌어낼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이번 나주판도 마찬가지였다. 살아온 이력도 다르고, 정치철학도 다르고, 이념적 가치와 지향점도 다른 후보들이 오직 강인규 후보를 이겨보겠다고 합종연횡을 시도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이면에 보이지 않게 작동하는 것이 있었다.
바로 강인규 후보에 대한 무식하고 무능해서 만만한 후보라는 선거 프레임이 있었기에 벌어진 일이다.
강인규 후보를 어느 순간 무식과 무능, 그리고 비선실세라는 프레임에 가둬놓고 나주의 청산해야할 적폐라는 낙인찍기가 시작됐고 공격하기 일쑤였다.

일반 시민대상 여론조사가 발표되고 강인규 후보가 선두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어도 청산대상이요 무능한 시장이었다.

결국 무능시장 프레임은 성공하지 못했고, 강인규 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들이 오로지 승리를 위한 단일화로 맞섰지만 그 벽을 넘지 못했다.

모든 후보들이 강인규 후보를 놓고 무능과 적폐라고 공격했지만 시민들과 당원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정작 강인규 후보를 너무 만만하게 본 것은 아니었는지 돌이켜봐야 한다.
흔히 강인규 후보를 논할 때 제일먼저 학력을 들먹인다. 중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못했다는 비아냥거림이 나돌고 말 주변도 없고 시정과 철학이 없어서 주변 실세에게 컨펌을 구한다는 이야기까지 나돈다. 사실상 무능하다는 프레임이다.

강인규 후보의 과거를 아니 경력을 보면 그렇게 만만하게 보다가는 큰일 난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인데 왜 상대들은 보지 못했을까 의아해진다.

그렇게 무능한 사람이 반남농협 조합장을 8년이나 역임했고 나주시의원으로 8년 동안 활동했으며 나주시의회 의장까지 역임했다. 게다가 나주시장까지 당선되어 4년을 합하면 무려 20년 가까이 시민들로부터 4년마다 재신임을 받아왔던 후보다.

무식하고 무능한 사람이 이런 경력을 가졌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사실상 강인규 시장에게 덮어씌우려 했던 무능프레임은 당초 잘못된 전략이요 전술이었다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렇게 선거프레임을 잘못 짜다보니 쉽게 말해 너도나도 나주시장 한번 해보려고 만만하게 덤빈 것은 아닌지 돌이켜보라는 말이다.

못 배운 것과 무식한 것은 분명히 다를 것이다. 많이 배웠어도 인륜도 저버린 경우를 우린 너무나 많이 접해왔고 못 배웠어도 사람구실 제대로 하고 사는 수많은 이들을 우리는 접하고 살고 있다. 강인규 후보에 대해 이제 못 배웠다 무식하다 무능하다는 프레임을 거둬들이자.

남들이 알까 두렵다. 나주사람들은 무식하고 무능하고 못 배운 사람을 20년 넘게 지지하고 있는 한심한 사람들이라고 욕하면 어디에다 하소연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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