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민 전나주역장, 기차에서 핀 수채화 발간

국내 최초 트레인텔러가 전하는 기차와 기차역에 대한 이야기

  • 입력 2018.08.28 13:52
  • 수정 2018.08.28 13:53
  • 기자명 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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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여행에는 낭만이 있다. 자가용이나 비행기와는 다른 기차만의 매력은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굳건하다.

바쁜 세상, 잠시 모든 것을 잊고 덜컹거리는 기차에 몸을 실은 채 차창 밖을 내다보는 한적함과 여유로움은 특히나 요즘 더 끌린다.

휴가철이 다가오는 지금, 이 책을 통해 기차 여행을 다녀보는 것은 어떨까?
19살 어린 나이로 철도청에 입사한 이래 35년간 기차와 함께한 국내 최초 기차역 이야기꾼 트레인텔러(train teller)인 저자가 전달하는 기차와 기차역에 대한 이야기는 담백하고 매력적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기차역의 역사를 각 지역의 역사와 연계시켜서 설명하는 것을 보면 옛날부터 지금까지의 넉넉한 향수를 느낄 수 있고, 다양한 기차여행 상품에 대한 설명은 여행을 준비하는 독자들의 구미를 당긴다. 저자는 정감 넘치는 ‘사람 냄새’나는 언어로 명료하고 맛깔난 필치를 통해 책을 읽는 독자들의 시선을 끌어들인다. 수채화로 그려진 아름다운 삽화 역시 잔잔한 기분에 젖어들게 한다.

 
 
저자는 여기에 자신의 전문적인 지식을 더하여 기차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방법 또한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각 지역의 매력 포인트 역시 놓칠 수 없는 정보다. 철길 인생 35년차인 저자가 자신 있게 추천하는 볼거리, 먹을거리 등은 국내 철도 여행을 하고 싶은 독자에게 매우 값지고 유용한 팁이다.

기차 여행을 통해 국내의 매혹적인 관광지를 둘러보고 싶은 독자, 기차 자체에 흥미가 가는 독자, 각 역에 얽힌 역사와 풍미가 궁금한 독자라면, 서슴없이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의 저자 박석민씨는 중학교 졸업이 다가왔으나 가정형편상 인문계에 갈 수가 없어 고민하다가 결국은 국비라는 이점 때문에 철도학교가 있는 서울로 튄 것이 철길인생의 시작이었다.

졸업 후 철도청에 임용되면 손수 벌어 대학에 다니고 고시 합격하여 집안을 재건하겠다고 밤늦게까지 도서관에서 이를 악물었다. 아뿔싸! 19살 나이에 첫 발령을 받은 곳이 생면부지의 강원도 영월군이었다.

틈나면 기차 타고 지역을 탐방하고 자전거 타고 낯선 길을 달리며 여행에 눈뜨게 되었다. 30살에 영주지방청으로 옮겨 경북·충북·강원도 철도를 관리하는 업무를 하면서 지방을 구석구석 알게 되고, 2001년에 정동진 역장에 부임하면서 전국 최대 해돋이명소 신드롬을 경험하며 철도 관광의 위력을 체감했다.

아프신 어머니를 모시고자 25년 만에 귀향하여 목포역장을 하면서 관광객 유치에 노력하던 차에 2012년에 남도해양 관광단장을 맡으면서 순천·여수를 중심으로 목포~통영까지 관광지와 철도를 접목시키는 관광활성화에 애썼고, 마침내 S-트레인을 성공리에 개통시켰다.

최근 고속 철도 개통으로 서울에서 2시간대로 남도에 올 수 있어 기차관광이 쉬워졌다. 이제 더 이상 비 내리는 호남선이 아닌, 골드러시 호남선으로 지역의 효자가 되었다. 알알이 박힌 간이역을 빛나는 보석으로 재탄생 시키고 KTX 개통을 지역 발전의 호기로 삼자는 일념으로 몇 년간 기고한 글을 이번에 한 권으로 엮었다.

박석민씨는 기찻길은 사람과 물자를 이동시켜 하나로 묶어내는 기적을 만든다. 남북화해와 더불어 남도에서 출발한 기차가 러시아, 중국, 몽골을 거쳐 유럽까지 갈 날을 기원하면서 이 책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한다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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