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공대 나주유치는 대통령 공약

  • 입력 2019.01.04 15:23
  • 기자명 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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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공대 위치를 놓고 광주시와 전남도, 그리고 나주시의 유치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광주시는 3개의 후보지를 놓고 장점과 개발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전공대의 적지라는 점을 들어 특정지역 위치까지 흘리며 유치전에 열을 올리고 있고, 전남도와 나주시는 투기와 땅값상승 등을 이유로 비공개로 후보지를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한전이 대학설립 취지와 원칙에 따라 자율적으로 소신있게 결정할 것을 권고했놓고 설립추진위원회가 후보지 추천을 요구했으니 그 속사정에 대해서는 알길이 없다.

다만 한전공대가 왜 대통령 공약으로 제안됐고, 급기야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로 채택되었는지 그 기본 취지와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만 살펴봐도 지금까지의 추천 이야기는 없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대통령 선거 당시 후보로 나주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은 혁신도시에서 좌담회를 갖고 한전공대를 대통령 공약으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한전공대는 에너지밸리의 인재양성 요람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는 공과대학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 에너지 공기업인 한전이 중심이 되어 빛가람에너지밸리에 세계 최고의 에너지분야 연구 중심대학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빛가람에너지밸리라는 지역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한 사항이다.

당시 도지사였던 이낙연 총리도 이같은 사안을 제안했고, 문재인 후보는 이것을 대통령 공약으로 채택했고, 급기야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로 선정해 추진하고 있는 것이 한전공대다.

처음부터 한전공대 위치는 빛가람에너지밸리, 즉 나주로 정해졌던 사안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정치권에서 한전공대라는 열매를 놓고 지역간 흥정물로 전락한 느낌이 든다. 말로는 상생을 외치지만 뒤에서는 한전공대가 마치 해당 지역을 발전시킬 전가의 보도처럼 여기고 물밑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는 의구심을 지을 수 없다.

사실상 한전 본사가 위치해 있고, 클러스터 부지도 넉넉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했던 것처럼 빛가람에너지밸리 즉 나주에 한전공대를 추진하는 것이 가장 타당한 것인데도 이에 대해 누구도 언급하지 않는다.

한전은 자신들이 이끌어가야 할 대학인데도 정치권의 눈치를 보는지 대학입지에 대해서는 극도의 몸을 사린다.

겉으로는 글로벌 용역인지, 세계적인 용역인지를 들먹이며, 설립계획부터 규모, 구체적인 대학교 운영계획까지 발주한 상태지만, 입지만큼은 한발짝 뒤로 물러나 있다.

정작 가장 중요한 대학교 입지에 대해서는 한전이 주체적인 입장을 갖지 못하고 사실상 정치권 눈치를 보고 있다는 의미다.

한전이 발주한 용역결과는 1월이 되면 대학의 위치까지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그렇다보니 연초가 되면 광주권과 전남권 특히 나주지역까지 포함해 한전공대는 최대의 이슈로 자리잡을 수밖에 없다.

긍정적인 측면부터 부정적인 측면까지 한전공대 위치를 놓고 나주시는 내년 1월 한달이 고비이기도 하고 기회이기도 하다.

또 하나 눈여겨 볼 대목이 너도나도 한전공대 유치를 놓고 각자의 목소리가 여과없이 나오는 혼돈의 상황이다.

한전공대 유치를 놓고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노리는 정치인들은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이라도 얹기 위해 유치전부터 성명서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들을 노출시키려 할 것이고, 해당 자치단체에서는 장밋빛 청사진을 내걸고 한전공대 유치에 열을 올릴 것이 자명하다.

누구든지 자신의 주장을 펼칠 수 있고, 또 그러한 주장은 보장되어야 한다.
다만 주장하는 내용이 사적인 것이 아니라 공적인 내용일 경우에는 지역사회의 일정의 합의 과정이 필요하다. 두서없는 주장보다는 질서있는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고, 막무가내식 주장보다는 일목요연한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는 것처럼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데 있어서 슬기로운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

한전공대 유치의 당위성을 놓고 너도나도 막무가내식으로 목소리를 높인다면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얹는 모양새”라는 비아냥을 들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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