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광가속기 입지결정 “인정 못해”

추진단, 세부적 평가 기준·배점 투명 공개 요구

  • 입력 2020.05.13 13:19
  • 기자명 나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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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 부지선정평가위원회의 우선협상대상지 발표 결과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전라남도와 나주시, 호남권 21대 국회의원 당선인들에 이어 시민단체까지 반발 여론이 거침없이 확산하면서 정부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방사광가속기 유치 시민추진단은 12일 나주시청 앞에서 ‘방사광가속기 입지 결정 반대 성명’을 내고 가속기 부지 선정 결과에 대한 반대 입장을 강하게 드러냈다.

추진단은 성명서를 통해 “방사광가속기 부지선정결과는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정책 기조를 명백히 반하고 있다”며 세부적인 평가 기준과 배점을 투명하게 공개해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또한 작년 7월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산하 한전공대설립범정부지원위원회의 의결사항인 ‘한전공대와 연계한 방사광가속기 구축’ 이행과 더불어 국가균형발전을 고려한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나주 구축을 재차 촉구했다.

추진단은 “평가위원회가 애초 특정 지자체를 정해 놓은 것 마냥 수도권 접근성과 대기업 위주 연관 산업 활용성에만 치우친 평가를 택했다”며 “불공정 지표에 대한 개선 요구는 무시한 채 결국 청주의 손을 들어줬다”고 규탄했다.

앞서 과기부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 공모는 초기부터 특정 지역에 유리한 평가지표로 인한 논란이 지속돼왔다.

특히 평가배점 100점 만점에서 50점이 책정된 ‘입지조건 분야’의 경우△시설 접근성 △현 자원 활용성 △배후도시 정주여건(인구 등)으로 사실상 수도권에 인접한 도시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지표라는 지적이다.
때문에 호남권 정치권과 지자체, 시민단체에서는 수차례 평가 지표 조정을 요구해왔으나 이 같은 요구는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추진단은 이와 관련해 “수도권 중심사고에서 기인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이러한 불공지한 지표에 의해 평가된 결과를 수긍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과학·연구 분야 기업, 대학, 연구기관 등이 대부분 수도권과 충청권에 밀집돼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동일하거나 비슷한 기준이 적용된다면 결국 방사광가속기와 같은 국가대형연구시설은 수도권, 충청권에 들어설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추진단은 한전공대 설립 기본계획에 포함된 방사광가속기의 유치 당위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작년 7월 국가균형위 산하 범정부지원위원회가 발표한 한전공대 설립 기본계획에 따르면 국가 대형랜드마크 연구시설 즉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를 한전공대와 연계해 구축하도록 국가 정책에 반영한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추진단은 “연구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한전공대 설립은 반쪽자리 연구 대학으로 갈 수 밖에 없다”며 “나주에 구축하지 않겠다는 결정은 그동안 정부가 했던 약속들을 무시하고 520만 호남인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한편 과기부 가속기 부지선정평가위는 지난 8일 1조원 규모 대형 국책사업인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 우선협상지역으로 충북 청주(오창)를 선정, 발표했다.

나주시는 앞서 6일 대전에서 열린 발표평가를 통해 현장 실사 대상 2개 후보 지역에 포함되며 국가균형발전에 기반 한 호남권 최초 국가대형연구시설 유치라는 대업에 한 걸음 다가섰지만 충북 청주에 밀려 최종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강인규 나주시장은 부지선정 관련 입장문 발표를 통해 “청주시가 나주보다 지리적 접근성과 연관 산업 형성 정도가 우수하다는 평가위원회의 결정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며 “절차와 과정이 불공정하고 편파적으로 진행된 것에 대해 매우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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