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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결혼 인사차 시골 왔다가 마음에 들어 정착 ▶ 노안면 정유선(44)씨의 농촌아리랑

“도시보다 농촌이 더 살기 좋다”

2007. 03. 05 by 마스터

원래는 함평 나산이 고향이지만 서울 답십리에서 태어나 도시를 벗어나 본 적이 없어 농촌을 전혀 몰랐던 여성이 어느 덧 시골 아낙네가 되어 이제는 중년의 나이를 바라보고 있다.

18여년전 서울 영등포에서 아는 오빠 소개로 만난 부군 이홍재(46, 노안면 장동)씨가 3년간 교제 중에 구경시켜 주겠다고 해 무작정 따라 나선 것이 지금의 시골시댁이었다며 쾌활한 웃음을 내던지는 시골 아줌마.

큰아들 금산(17, 금성고)이와 두 딸 혜란(15, 노안중)이와 혜인(14, 노안중)이가 있어 이제는 남부럽지 않다며 요즘 들어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주에 내려와 살길 백번 잘했다고 말하는 기백에 찬 정유선(44)씨가 바로 그 아줌마다.

딸이 결혼해서 시골에서 살겠다고 하는 말에 친정아버지 정일섭 옹의 반대가 무척 심했지만 거짓말을 하지 않는 묵직한 남편에게 믿음이 생겨 모든 것을 맡기고 따르게 되었다는 정씨는 처음부터 시골이 아늑하고 편안했다고 술회했다.

소 먹일 풀로 새파란 벼를 베어와

결혼 초부터 시아버지 이성기(61, 작고)옹과 시어머니 김호자(68), 그리고 시동생들과 함께 9명의 대가족속에서 살게 된 정씨는 시부모님들이 일을 못하게 해 3~4일간 집에서만 빈둥거리며 지냈는데 심심해서 도저히 못 견디겠더라고 ….

그래서 그 이후부터 조금씩 소도 돌보는 등 집안일을 거들게 되었다는 정씨는 신혼 초에는 농사가 뭔지 전혀 몰라 실수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하루는 시아버님이 소에게 먹일‘새파란 풀’인 깔을 베어오라며 가르쳐 준 적이 있어 무작정 마을 앞으로 자전거를 타고 나갔다는 정씨는 조금 가다가 보니 정말로 파란색으로 뒤덮인 곳이 있어 한 짐 베어 가지고 집으로 가지고 가 시아버님께 보이니 놀라시더라고….

그도 그럴 것이 알고 보니 시아버님의 절친한 친구 논에 들어가 한참 자라고 있는 그야말로 새파란 벼를 베어 가지고 당당히 집으로 들어 온 며느리가 있었으니….

그 날 온 가족이 박장대소했지만 그 날 이후로 정씨는 농사에 대해 본격적으로 배우기로 마음을 굳게 정했다고 말했다.

“쟁기질에 소달구지(우마차)도 타봤다”는 정씨는 1600여평의 소작농에 4만여평의 임대농까지 하시던 시부모님을 도와 가을이면 정미소일까지 그 많은 농사일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무척 날씬한 몸매를 소유한 적도 있었다고….

활동적이고 무척 주관이 뚜렷한 시어머니의 당부로 94년 남편과 상의하여 시댁과 3분 거리에 있는 곳에 집을 사서 분가했다는 정씨는 1200여평의 땅도 구해서 경작해오다가 의외로 여가시간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주변의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전했다.

90년대 초반 TV와 매스컴을 통해 컴퓨터에 관심을 가지게 된 정씨는 시청 앞에 있던 세진컴퓨터에서 무료교육을 한다고 해 무작정 배우기 시작한 것이 현재 지역에서 해오고 있는 컴퓨터 봉사활동을 하게 된 원천이라고….

2002년도에 신문을 보고 광주의 모 직업훈련학교에서 웹디자인 과정을 수료한 뒤 작년 2006년에는 사무활용능력을 키우기 위해 호남직업학교에서 전문적으로 컴퓨터 교육을 이수했다는 정씨는 컴퓨터 봉사 외에 의용소방대, 그리고 농산물명예단속원 등 여성농업인의 활동 폭을 적극적으로 넓혀 왔다고 밝혔다.

월 3회 찾아가는 서비스로 컴퓨터 가정방문지도를 해오고 있다는 정씨는 초기에 주변사람들이 농촌에서 컴퓨터를 배워서 무엇에 쓰냐며 의문시하던 분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다들 매우 긍정적으로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5월 8일이면 독거노인들을 찾아다니며 카네이션을 달아준다는 정씨는 마을에 홀로 계시는 노인이 한 분 계시는데 무심코 마음의 위로를 주고자 어버이날에 찾아가 카네이션을 달아주니 너무나 고마워하시며 눈물을 흘리시더라며 그때부터 직접 재료를 광주에서 구해와 만들어서 독거노인에게 카네이션 달아주기 봉사도 하고 있다고….

농촌에 와서 뭐든지 나눠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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