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용의 생활정치

▶ 의정비 인상, 기준과 근거 확실해야

  • 입력 2007.11.26 13:16
  • 기자명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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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의정비 인상문제로 인해 전국이 시끄럽다. 나주에서만 문제가 되는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의정비 인상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의정비 인상이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된 지역일수록 지역민들의 비난의 목소리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나주도 의정비 인상률이 장난이 아니어서 지역여론이 좋지 않다.

이렇게 의정비 관련여론이 들끓게 된 이유는 의정비 인상의 기준과 근거가 불분명한 점과 지방의회가 아직 정착되지 못한 점을 꼽을 수 있겠다.

먼저 행정자치부는 2006년 지방의회의 전문성강화를 이유로 지방의회 의정비를 현실화하고 이를 각 지역에 자율로 맡기게 된다.

그러나 지방의회 의정비를 아무런 가이드 라인도 없이 지역자율로 맡기게 되면서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방의원들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도 없는 상태에서 의정비는 알아서 결정하라는 것이었다.

2006년 4월 나주시 의정비심의위원회는 나주시 의원들의 인상비를 2,560만원으로 결정하고 지금까지 이 금액으로 진행되어 왔다.

그런데 지난 10월 31일 의정비심의원회가 4,500만원이라는 놀라운 금액으로 그것도 설득력 있는 근거도 없이 75% 인상하면서 여론은 폭발하기 시작했다.

인상의 근거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실론을 들먹이며 많이 올려주자는 게 주요 골자였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의정비 책정을 위해 실시한 나주시민들의 여론조사에서 70% 이상이 3천3백만원 이하여야 한다는 의견이었는데 이를 반영하지 않고 터무니없이 인상하였다는데 있다.
나주만 아니라 이와 같이 근거나 기준 없이 인상된 의정비가 전국에 퍼져 있다.

의정비심의위원회의 자질과 전문성도 문제지만 아무런 기준도 가이드라인도 없는게 전국적인 문제이다.

의정비 인상 문제의 또 다른 이유로는 지방의회가 아직 정착되지 못하여 지방의회와 지방의원들의 활동에 지역민들이 신뢰하고 있지 못한 점이다.

즉 지역민들이 느낄 수 있을 만큼 지방의회의 활동이 활발하다고 평가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은 이번 5기 나주시의회의 의원발의 조례제정에 대한 수치(의원발의 조례제정 5건)만 보아도 타당한 평가라고 볼 수 있다.

쉽게 말해 별로 일은 하지 않으면서 4,500만원이나 가져가는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의정비 인상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지방의원들의 활동과 지방의회의 가치가 빛나고 있어야만 한다.

누구도 동의할 만큼 일을 한 연후에 의정비 인상문제가 제기되었다면 아마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정당한 인상이라는 주장도 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나주시 의원들이 의정비 인상의 문제를 의정비심의원회와 행정자치부의 기준 없음으로 모든 문제를 돌리기에 앞서 겸허하게 지난 1년간의 의정활동을 되돌아 봐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 의정비 인상문제는 공이 나주시의회로 넘어가 있다.
이미 의정비심의위원회의 활동은 종료되고 나주시는 의정비 인상액을 공표한 상태이다.
나주시의회가 나주시의회 조례에 따라 이를 결정하는 일만 남아있다.

나주시의회는 나주시민들의 여론을 심각하게 경청해야만 한다.
지방자치가 더욱 꽃피워지기 위해서는 이번 지방의회의 역할이 대단히 크다고 본다.

지방의회를 무보수 명예직으로 의원수를 더욱 늘리는 방향으로 정리해야 할지, 아니면 의원수는 더욱 줄이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할지 결정해야 할 시기에 우리의 지방자치가 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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