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넘어 이해와 사랑으로 맺어

▶ 문예회관, 웃음과 화합이 낳은 사랑의 합동결혼식
▶ 어려운 사정으로 결혼식 미룬 국제결혼부부 위해

  • 입력 2008.05.03 16:54
  • 기자명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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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30일 오전 11시 문화예술회관 객석 뒤쪽에 곱게 단장한 신부들과 멋진 신랑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설레이는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이들은 나주시가 어려운 경제적 사정으로 식을 올리지 못한 국제결혼 부부를 위해 마련한 ‘사랑의 합동결혼식’에 참여한 부부들이다. 

신부들의 국적은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 필리핀 등이다. 갈수록 결혼하기 어려워지는 농촌지역 남성들을 특별한 조건을 따지지 않고 결혼을 통해 가족들을 떠나 머나먼 한국으로 온 사람들이다.

각종 매체에서 국제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도 있었으나 여기에 온 사람들은 거기에 나오는 그런 사람들이 아니기에 이토록 소중한 인연 맺은 것이다.

주례를 맡은 김평호 노인대학장은 “어렵게 천생배필을 만난 것을 축하한다. 물질적 결합이 아닌 사랑의 결합이기에 민족과 문화를 초월해 결혼했을 것이다”며“서로가 문화적인 충돌을 따뜻한 사랑과 이해로써 극복하고 한 몸, 한 마음이 되어 가정이란 짐을 지고 쌍두마차를 끌듯 이끌기 바란다”고 말했다.

참석한 하객들은 잘 살라고 소리쳐 응원하고 축하해주었다. 이에 신랑 신부는 웃음으로 화답하고 밝은 미래로 설계하고 더욱 열심히 살 것을 다짐했다. 축가로 흐르는 김종환의 ‘사랑을 위하여’라는 노래에서는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너를 바라볼 수 있다면~~”이란 가사가 결혼이란 것을 함축하고 있다. 의미를 떠나 아름다운 곡이기에 잠시 숙연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신랑 가운데 한 명인 이천균 씨는 “가까이 사는 사돈의 처의 소개로 신부인 헤앙티다를 만났다. 첫눈에 천사 같은 모습에 반하고 보기만 해도 좋았다”고 고백하며 “열심히 일하고 살아가면서 고마운 처가에도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신부인 헤앙티다 씨는 캄보디아 출신이며 현재 신랑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의사소통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여성이주민센터에서 운영하는 한글학교에 다니고 있다. 이 씨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아들 하나, 딸 하나 낳아서 곱게 키우겠다”고 말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나주시 사회복지과 관계자는 앞으로 이주여성에 대한 문화이해와 편견을 바로잡는 노력을 펼치면서 ‘사랑의 합동결혼식’도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주시여성단체협의회에서는 신랑신부를 위해 웨딩드레스와 턱시도 그리고 기념품을 후원해 참석한 가족과 하객들이 감사를 표했다.

/김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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