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꿈이 자라고 있어요

▶ 남평 오계작은도서관, 아이들의 사랑방

  • 입력 2008.07.27 18:19
  • 기자명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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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는‘작은 것이 아름답다’말을 듣는 것이 많이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작은도서관은 가장 아름다움을 잘표현하고 있다.

남평읍내에서 화순 능주방면으로 경치 좋은 길을 따라가다 보면 오계마을이 보인다. 다섯 개의 작은 마을이 모여있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오계작은도서관(관장 최기출목사)도 여기에 있다. 마을 아이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작은도서관 에는 어린이라야 초·중생 25명이 전부이다.
작은도서관 최기출관장은 목사이다. 오계마을에서 목회를 시작한지 4년째다. 해남이 고향인 최목사는 나주를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한다.

이 곳에 오기전에 나주교회에서 부목사로 활동을 했다. 어려운 형편이지만 어린이들을 남달리 사랑하는 마음으로 작은도서관의 문을 열었다.

처음 이 곳에 온 2004년. 대형 트럭들이 마을 앞길을 질주하고 인근의 석산과 폐기물처리장 때문에 샛강은 오염되어 아이들은 놀만한 공간이 없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할머니나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고 있었다. 어느 농촌마을이랑 다름이 없는 가슴 아픈 현실이다.

최목사는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했다.

아이들이 글자나 숫자도 잘 모르고 표현력이 부족한 점을 간파하고 아이들에게 책을 읽기를 권했다. 함께 앉아서 공부도 가르쳐 주고 이리저리 수소문해 동화책을 구했다.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 아이들은 점점 밝은 얼굴로 돌아왔다. 여기엔 아내인 한미현씨의 역할이 컸다. 묵묵히 아이들을 위해 맛있는 반찬을 해주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풀 한 포기까지도 어린이와 함께, 항상 가까이 대하는 마음과 아이들의 마음이 상하지 않도록 배려했다. 아이들과 함께 가꾸는 국화화분은 아이들의 마음을 닮아선지 녹색 빛깔이 곱기만 했다.

학교에선 공부가 뒤떨어져 의기소침하지만 작은도서관에선 이젠 당당하니 책을 읽는다. 표현도 자유스럽다.

최목사는“국화가 잘 자라듯이 어린이와 함께 꿈이 자라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규제 때문에 행정적인 도움을 받을 수 없어 안타깝지만 우리 아이들에겐 작은 사랑방 역할을 하는 도서관이 매우 소중한 공간입니다. 우리는 이곳에 잔디를 심고 아이들의 꿈을 가꾸어 나갈 것입니다”며 좋지 않은 환경을 극복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아무런 꾸밈없이 자기가 사는 집 그대로인 오계작은도서관은 그래서 작지만 아름답지 않을까.

/김진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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